미래 모빌리티의 대세로 불리는 전기차. 도로 위에서 전기차를 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정부와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막대한 투자와 홍보를 이어가고 있고, 많은 소비자들 역시 전기차의 경제성과 친환경적인 이미지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사람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전기차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이다.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그리고 안전성 문제까지, 전기차가 풀어야 할 숙제는 생각보다 많다.
발목을 잡는 높은 가격과 줄어드는 경제성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높은 가격이다. 전기차는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비싸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 있지만, 그 금액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24년 기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승용차 최대 65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0만 원이나 삭감되었다. 지자체 보조금 또한 감소하는 추세다. 보조금 감소는 전기차 구매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적인 메리트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게다가 한때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던 유류비 절감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 계속되는 전기요금 인상 때문이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효율이 크게 개선되면서 연비가 높아져 유류비 부담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충전 비용과 하이브리드차 유류비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면서, 돈 아끼려고 전기차를 사는 인식이 무색해지고 있다.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 전기차를 구매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큰 경제적 이득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불편한 충전 경험과 불안한 안전성
가격 문제만큼이나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충전 문제다. 전기차 충전소는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여행이나 장거리 운전 시에는 충전소를 찾지 못해 불안에 떠는 '충전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더 큰 문제는 충전소가 있더라도 충전기가 고장 나 있거나, 이미 다른 차량이 사용 중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주말이나 명절에는 충전소마다 긴 줄이 늘어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내연기관차처럼 주유소에 들러 3분 만에 주유를 마치고 떠나는 것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큰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더욱이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도 충전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400~500km에 달한다고 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조건에서의 수치일 뿐이다. 겨울철 히터 사용이나 에어컨 사용 시, 배터리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실제 주행거리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도 한다. 이는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장거리 운전을 꺼리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안전성에 대한 불신도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2020년 이후 국내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은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배터리 화재는 진압이 매우 어렵고, 재발화 위험이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이러한 사건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전기차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정부와 제조사는 배터리 안정성 강화와 화재 진압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생긴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결되지 않은 숙제들, 미래를 위한 과제
전기차는 분명 친환경 시대의 대안이자 미래의 이동 수단이다. 하지만 높은 가격, 줄어드는 경제성, 불편한 충전 경험,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라는 해결되지 않은 숙제들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기술 발전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점차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선뜻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불편함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미래 최첨단 차량 도입도 미지수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전기차가 진정한 대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현실적으로 마주하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합리적인 가격 정책, 어디서든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안전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전기차가 모두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