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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 가장자리에 잠시 멈춰 있는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갓길이라고 불리는 이 공간은 운전이 불가능한 긴급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비상 대피소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가 갓길의 원래 목적을 망각한 채, 짐을 싣거나 동승자를 기다리기 위해, 심지어는 잠시 쉬기 위해 이 공간에 정차한다. 이처럼 잠시 멈춘 이기적인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는 상상 이상이다. 도로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이 수많은 운전자의 시간과 안전을 위협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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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은 도로 횡단면의 양 끝 부분을 말한다. 도로교통법상 갓길은 일반 차량의 통행이나 정차가 엄격히 금지된 구역이다. 갓길에 정차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는 차량이 고장 나거나 사고 등으로 인해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 혹은 경찰관의 지시가 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 외의 모든 이유로 갓길에 정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갓길에 불법 정차하는 차량들은 끊이지 않는다. 갓길에 차를 세운 운전자들은 “잠깐만 댈 건데 뭐 어때”, “주차할 곳이 없어서” 등의 이유를 들며 자신의 불법 행위를 합리화하곤 한다. 특히, 공항이나 터미널 진출입로, 혹은 대형 쇼핑몰 인근 도로에서는 동승자를 태우거나 짐을 싣기 위해 갓길에 줄지어 서 있는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불법 갓길 정차는 명백한 범법 행위이며, 적발 시에는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도로교통법 제60조(갓길 통행 위반)에 따라 승용차는 6만 원, 승합차는 7만 원의 범칙금과 함께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하지만 낮은 범칙금과 미흡한 단속 때문에 많은 운전자가 이러한 규정을 무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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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 정차는 단순한 불법 행위를 넘어, 교통 흐름에 심각한 방해를 초래한다. 도로의 갓길은 비상 상황 발생 시 구급차나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이 신속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확보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불법 정차 차량이 갓길을 막아버리면,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나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소방차의 통행이 지연되어 자칫 귀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또한, 갓길 정차는 교통체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도로 폭이 좁은 구간이나 진출입로에서는 갓길에 세워진 차량 때문에 차선 한 개를 통째로 잃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이로 인해 차량 통행 속도는 급격히 줄어들고, 뒤따르던 차량들의 꼬리 물기로 인해 극심한 정체가 발생한다. '나 하나 때문에'라는 생각은 수많은 사람의 시간을 뺏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것이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사고 위험이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이 갓길에 정차된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악천후 시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진다. 고속도로 갓길 주·정차 사고는 일반 사고보다 사망률이 3배나 높다. 실제로 갓길 정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갓길 정차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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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 정차 문제는 단순한 운전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이기적인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모두의 안전'을 희생하는 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도로 폭을 넓히고 주차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단속 강화 및 견인 시스템 강화가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불법 갓길 정차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단속 인력을 확충하여 운전자들의 불법 행위를 억제해야 한다. 동시에, 갓길 정차의 위험성을 알리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운전자들의 의식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