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삼켜버린 기아의 '미친 성장세'

by 뉴오토포스트

1988년 호주 시장에 진출한 기아
37년만에 100만 대 판매 돌파
상품성이 재평가받으며 경쟁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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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기아

모든 성공에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1988년, 기아자동차가 낯선 대륙 호주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만 해도 ‘저렴한 아시아 차’라는 편견 속에서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첫 50만 대를 판매하기까지 무려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당시만 해도 기아가 호주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리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기아는 완전히 다른 차가 되었다. 마치 숨을 고르던 용이 깨어난 듯,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5년 9월, 마침내 호주 시장 진출 37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대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30년 걸렸던 첫 50만 대의 기록을 불과 7년 만에 다시 써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판매량이 늘어난 것을 넘어, 기아라는 브랜드가 호주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깊숙이 파고들었음을 의미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편견을 넘어 중심으로, 숫자가 증명하는 기아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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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기아

기아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각종 지표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2006년 현지 판매법인 출범 당시, 기아의 호주 시장 점유율은 2.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기준, 이 수치는 6.9%까지 치솟으며 3배 이상 급증했다.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위상도 달라졌다. 2022년에는 일본과 미국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호주 시장 연간 판매량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명실상부한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호주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은 전략 모델들이 있었다. 척박했던 시절부터 꾸준히 기아의 버팀목이 되어준 준중형 세단 쎄라토(현 K4)가 총 20만 780대가 판매되며 역대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국민 SUV’ 반열에 오른 스포티지가 18만 8,159대, 그리고 카니발이 12만 3,854대 팔려나가며 기아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과거 ‘가성비’로만 승부했던 이미지를 벗고, 이제는 ‘가장 사고 싶은 차’의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기아는 이 상징적인 100만 대 판매의 순간을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기념했다. 지난 3일, 호주 퀸즐랜드의 한 딜러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100만 번째 차량으로 내년 공식 출시를 앞둔 첫 픽업트럭 타스만을 고객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는 과거의 성공을 자축하는 것을 넘어, 호주 최대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미는 기아의 새로운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타스만’으로 시장 정조준, EV 라인업으로 미래까지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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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기아

기아가 100만 번째 차량으로 타스만을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호주 자동차 시장은 ‘Ute(유트)’로 불리는 픽업트럭이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픽업트럭 시장 중 하나다. 수십 년간 토요타의 하이럭스와 포드의 레인저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철옹성을 구축해 온 이곳에, 기아는 타스만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타스만은 기획 단계부터 호주 시장을 핵심 타겟으로 개발된 전략 모델로, 강력한 프레임 바디와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 그리고 기아 특유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편의사양으로 무장했다. 타스만의 성공적인 안착은 기아의 호주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는다. 기아는 타스만을 통해 기존의 승용 및 SUV 시장에서의 성공을 넘어, 호주 자동차 시장의 심장부인 Ute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아의 미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연기관차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차 시장까지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EV6EV9을 통해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아는, EV3EV5 등 경쟁력 있는 전기차 라인업을 호주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기아가 단기적인 성공을 넘어, 전동화 시대에도 호주 시장의 리더가 되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멈추지 않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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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기아

30년의 설움을 딛고 단 7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 기아의 호주 시장 성공 신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디자인 경영’을 필두로 한 끊임없는 혁신과 품질에 대한 굳은 신뢰, 그리고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다.

100만 대 판매는 기아에게 자랑스러운 과거의 이정표인 동시에, 강력한 전기차 라인업과 함께 열어갈 새로운 미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호주 시장을 완벽하게 매료시킨 기아의 성장은 이제 막 2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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