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끝났다"…포드 이어 GM도 백기 들었다

by 뉴오토포스트

'전기차 올인' 외치던 GM 감축 발표
수요 둔화 '캐즘' 현실화
전기차 폭발적 성장, 끝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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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전기차 시대’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에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M)가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대규모 감산 계획을 발표하며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이는 앞서 경쟁사인 포드가 전동화 투자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것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GM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생산량을 조절하는 차원을 넘어, 올해 4분기에만 최대 16억 달러(한화 약 2조 2,7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까지 감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기차 올인’을 외치며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던 거대 자동차 기업들이 왜 갑자기 후퇴를 선택하게 된 걸까?

16억 달러 손실 감수…수요 변화에 맞춘 ‘전략적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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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GM은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생산 능력 및 생산 거점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4분기에 최대 16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공격적인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 라인을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에 따른 손실이다. 쉽게 말해, 예상보다 전기차가 덜 팔릴 것에 대비해 미리 생산량을 줄이고 관련 비용을 손실로 처리하겠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한 점은 GM의 3분기 전기차 판매 실적 자체는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GM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약 2만 6천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9월 말 종료된 미국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는 막판 수요가 몰린 결과일 뿐, 지속 가능한 성장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GM 내부의 판단이다. GM은 세금 혜택이 사라진 4분기부터 본격적인 수요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감산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변화에 맞춘 ‘전략적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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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GM의 이번 발표는 앞서 포드가 전동화 전략 수정 계획을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포드는 지난 7월, 전기차 부문의 막대한 손실을 이유로 당초 계획했던 전동화 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전기차 모델의 생산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북미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두 거대 기업이 연이어 전기차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업계에도 이는 강력한 ‘경고등’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 9월, 보조금 종료 직전 막판 수요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월간 전기차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10월 이후의 판매량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GM과 포드의 사례는 현대차그룹 역시 북미 시장의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효율성을 재점검하고, 배터리 조달 전략 등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캐즘은 현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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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포드와 GM의 연이은 백기 선언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이상적인 성장 곡선을 넘어, 충전 인프라 부족, 높은 가격, 보조금 축소 등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전기차’라는 이유만으로 열광하는 단계를 지나,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모델과,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병행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성장 시대는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변화의 파고 속에서 어떤 기업이 유연한 전략으로 살아남아 다음 시대를 주도하게 될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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