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조금 절벽'의 비극…GM, 생산량 반토막

by 뉴오토포스트

GM, '전기차 올인' 백기 들어
'보조금 절벽'에 3,300명 감원
빙하기 맞은 전기차 생산


'전기차 올인'을 외치며 전동화 시대로의 거침없는 질주를 이끌던 미국 자동차의 거인, 제너럴 모터스(GM)가 '수요 둔화'라는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얼티엄 플랫폼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2030년까지 완벽한 '제로 이미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던 야심 찬 계획이, 시장의 차가운 반응 앞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중단으로 인한 '보조금 절벽'이 현실화되자, GM이 결국 생산량을 반 토막 내고 수천 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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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이는 불과 몇 달 전, 경쟁사인 포드가 전기차 부문의 막대한 손실을 이유로 전동화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은 것으로, 미국 ‘디트로이트 빅3’의 동반 후퇴를 의미한다. 북미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시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캐즘’을 넘어 혹독한 '조정기' 혹은 ‘빙하기’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비극적인 신호탄이다.

3,300명 근로자, 일터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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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GM이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은 그 규모와 속도 면에서 충격적이다. 현지시각 10월 29일, GM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총 1,750명의 직원을 감축한다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생산의 핵심 기지이자 GM 전동화의 상징과도 같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EV 공장에서 1,200명, 그리고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 공장에서 55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GM은 테네시주와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2개의 다른 얼티엄 배터리 공장 역시 2025년 1월부터 약 6개월간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로 인해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1,550명의 근로자가 추가로 일시 해고 상태에 놓이게 됐다. 정규직 감축과 일시 해고 인원을 합하면 무려 3,300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당장 일터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역군’이자 전기차 시대의 핵심 인력으로 불리며 새로운 일자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하자,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게 된 비극적인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보조금 절벽, 직접적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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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생산량 감축 규모도 GM이 처한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1,200명의 대규모 감원이 발생하는 디트로이트 EV 공장은 당장 내년 1월부터 기존 2교대 근무에서 1교대 근무로 전환된다. 이는 GMC 허머 EV, 쉐보레 실버라도 EV, GMC 시에라 EV 등 GM이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은 주력 전기 픽업트럭의 생산량이 사실상 ‘반 토막’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GM이 이처럼 막대한 인력 감축과 생산량 축소를 감수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9월 말로 종료되면서,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대당 수천 달러에 달했던 보조금이라는 강력한 수요 견인책이 사라지자, 전기차 특유의 높은 차량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이브리드 등 다른 대안으로 급격히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GM은 이미 이러한 ‘보조금 절벽’의 충격을 예견하고 있었다. GM은 이달 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춘 전략적 조정”을 선언했고, 이와 관련하여 전기차 생산 능력 및 거점 재편 비용으로 약 16억 달러(한화 약 2조 2,7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3분기 실적에 이미 손실로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그 뼈아픈 전략적 후퇴의 구체적인 실행안인 셈이다.

캐즘 넘어 ‘빙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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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GM

GM의 이번 결정은 경쟁사인 포드의 전동화 투자 축소 발표에 이은 것으로, 미국 ‘빅3’가 모두 ‘전기차 올인’ 전략에서 한발 물러나 ‘속도 조절’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3분기까지는 보조금 종료 전 막판 수요가 몰리며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지만, 이는 ‘절벽’ 직전의 마지막 불꽃이었을 뿐이다. 4분기부터는 ‘보조금’이라는 인공호흡기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전기차 시장의 민낯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는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업계에도 심각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현대차그룹 역시 9월 북미 시장에서 보조금 막판 수요로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10월 이후의 수요 둔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북미 시장 수요 둔화가 현실화된 만큼, 생산 효율성 및 배터리 조달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 아니면 안 된다’는 획일적인 구호에서 벗어나, 고가·대형 모델 중심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보급형 모델과, 여전히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이 예상보다 길고 깊은 ‘빙하기’의 초입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을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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