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만 진화하지 않는다”...스마트 타이어 TOP3

by 뉴오토포스트

도로 결빙과 마모도까지 실시간 감지
차량 제어 개입해 사고 방지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


자동차는 이미 ‘바퀴 달린 컴퓨터’로 진화했다. 하지만 이 모든 첨단 기술을 지탱하며 노면과 직접 맞닿는 유일한 부품인 타이어는 오랫동안 ‘검은 고무’라는 아날로그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이 타이어 역시 놀라운 속도로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 바로 타이어 내부에 반도체 센서를 부착해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고 노면 정보까지 읽어내는 ‘스마트 타이어’ 기술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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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Continental AG

기존의 TPMS(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가 단순히 ‘공기압이 부족하다’는 경고만 보냈다면, 스마트 타이어는 한 차원 높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타이어 내부의 온도, 마모 상태, 차량 하중, 그리고 심지어 도로의 결빙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자동차의 진화는 더 이상 차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도로를 읽는 ‘두뇌’를 갖게 된 스마트 타이어의 세계와, 이 시장을 이끄는 ‘끝판왕’ 기술 TOP 3를 알아본다.

단순 경고를 넘어 ‘차량 제어’로…스마트 타이어의 작동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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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Continental AG

스마트 타이어의 핵심은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수집된 정보는 차량의 통합 제어 시스템(ECU)으로 즉각 전송되어, 자동차가 스스로 최적의 주행 상태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데이터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타이어 센서가 특정 바퀴에서 미끄러짐이나 도로 결빙(블랙 아이스) 징후를 감지하면, 운전자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차량의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ESP(차체 자세 제어), 트랙션 컨트롤 등의 안전장치가 즉각 개입한다. 각 바퀴의 제동력이나 현가장치(서스펜션)를 개별적으로 자동 조절하여,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식이다.

이는 운전자의 감각이나 외부 카메라 센서에만 의존하던 기존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노면과 직접 맞닿은 타이어가 1밀리초(ms) 단위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차량의 안전 시스템은 한층 더 정교하고 빠르게 작동할 수 있게 된다.

타이어 경쟁, 누가 앞서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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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한국자동차공학회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은 저마다의 철학으로 스마트 타이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TOP 3’ 기술은 다음과 같다.

먼저 피렐리의 사이버 타이어는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차량의 핵심 제어 시스템(ABS/ESP 등)과 직접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타이어가 스스로 ‘나는 지금 얼마나 닳았고, 얼마나 젖은 노면을 달리고 있으니, 브레이크 압력을 이 정도로 조절해 줘’라고 차에게 명령을 내리는 수준이다. 이 기술은 이미 맥라렌, 람보르기니 등 일부 하이엔드 슈퍼카에 실제로 탑재되어,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도 차량 제어력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센스아이’는 노면 상태 분석에 특히 특화되어 있다. 타이어 트레드(바닥면)에 삽입된 센서가 마모도와 하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은 물론,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하며 발생하는 패턴을 분석해 도로가 젖어있는지, 말라있는지, 혹은 얼어붙었는지를 구분해낸다. 특히 블랙 아이스처럼 운전자가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경고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미쉐린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한다. 물론 안전 기술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의 퍼포먼스 관리에 중점을 둔다. 이 기술은 주로 서킷(트랙)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실시간으로 타이어의 온도와 공기압 변화 데이터를 수집하여 운전자의 스마트폰 앱 등으로 전송한다. 운전자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이어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시점을 파악하고, 랩타임을 단축하며, 타이어 수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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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이처럼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이 스마트 타이어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운전자가 아닌 시스템이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는 완벽한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의 ‘뇌’가 노면과 직접 맞닿은 타이어의 상태와 도로 환경을 1밀리초(ms) 단위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스마트 타이어는 그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현재 스마트 타이어 기술은 주로 대형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 플릿 시장에 먼저 도입되어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수십 대의 차량을 운영하는 운수 업체 입장에서, 타이어의 마모도와 수명을 정확히 예측하고 교체 시기를 관리하는 것은 운행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즉각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상용차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스마트 타이어 기술은 이제 곧 우리가 타는 일반 승용차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검은 고무’에 불과했던 타이어가 차량의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센서로 변모하는, 진정한 ‘스마트 모빌리티’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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