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0-100km/h 가속 '5초 제한' 규제 추진

by 뉴오토포스트
중국, 0-100km/h 가속을 5초 이상으로 제한
고성능 EV 운전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음
도로 안전 정책, 6m 이상 차량 과속 경보 의무화


전기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제로백' 2초대의 슈퍼카급 성능이 이제는 일반 세단이나 크로스오버에서도 구현되는 시대가 되었다. 단돈 몇천만 원이면 웬만한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속의 즐거움'에 찬물을 끼얹는 규제가 중국에서 추진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시동 시 모든 승용차의 0-100km/h 가속 시간을 최소 5초 이상으로 강제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기 때문이다. 전기 자동차 시대의 핵심 매력 중 하나인 '급가속 성능'을 봉인하겠다는 이 파격적인 규제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1a2.jpg 사진 출처 = 'BYD'

중국은 자율주행이나 AI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 그런데 이번 규제는 '기술 발전'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급가속 제한이라는 규제를 통해 도로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히기 때문이다. 시동을 걸 때마다 운전자가 수동으로 '빠른 모드'를 해제해야 하는 불편함은 전기 자동차 사용자들에게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전기 자동차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이러한 결정은 비단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도로 규제는 더욱 강화 중

su71-1.jpg 사진 출처 = '샤오미'

중국이 새로운 규제 초안인 ‘도로 운행 동력차 기술 사양’을 통해 모든 승용차에 시동 후 0-100km/h 가속 시간을 최소 5초 이상으로 강제하는 기본 모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는 마치 대부분의 전기 자동차에 있는 '에코 모드'처럼 소프트웨어로 자동차 성능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운전자가 더 빠른 가속 성능을 원한다면, 자동차 시동을 걸 때마다 매번 수동으로 가속 제한 모드를 해제해야 한다. 현재의 GB 7258-2017 표준을 대체할 이 규제는 ‘도로 안전 및 운전 행동’ 개선을 위한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Luxury-Car-vibes1.jpg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Luxury Car vibes’

규제는 모든 동력의 승용차에 적용되지만, 특히 급가속 성능이 뛰어난 고성능 전기 자동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많은 전기 자동차 모델들은 웬만한 슈퍼카를 능가하는 '제로백' 성능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 샤오미 SU7 울트라, 지커 001 FR, 테슬라 모델 S 플래드, 그리고 BYD 양왕 U9 등 2초대의 초고성능 전기 자동차들이 많다. 이 모델들도 규제가 통과되면 시동 후 잠시 동안은 성능이 제한된 상태로 주행해야 한다. 이는 고성능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인 '급가속의 짜릿함'을 봉인하는 것과 같아 큰 논란이 예상된다.

r4.jpg 사진 출처 = '롤스로이스'

가속 제한 규제와 함께, 중국은 "도로 운행 동력차 안전 사양"이라는 별도 규제 초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길이 6미터 이상인 승용차는 최고 허용 속도를 초과할 경우 시각 또는 청각 신호로 경고하는 과속 경보 기능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이는 주로 대형 SUV나 미니밴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스트레치 리무진과 같은 장축 자동차에 적용될 수 있다. 이전 세대 롤스로이스 팬텀 VII 익스텐디드 휠베이스 모델이 이에 해당하며, 조금 짧은 후속 모델은 겨우 경보 대상에서 벗어난다. 유럽도 자동차 속도 제한 경고 기능을 요구하지만, 이는 운전자에게 경고만 하는 수준으로 중국의 규제보다는 약하다.


중국의 ‘급가속 제한’, 논란의 중심에 서다

s6.jpg 사진 출처 = 'BYD'

중국이 추진하는 '급가속 제한' 규제는 명분상 도로 안전 개선을 위함이다. 하지만 시동 시마다 수동으로 해제해야 하는 불편함은 사용자들의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전기 자동차의 '성능 경쟁'이 뜨거워지는 시점에서, 이러한 규제는 중국 전기 자동차 시장의 독특한 흐름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과 기술 발전 사이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찾으려 하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기 자동차 시장의 거대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의 이러한 규제는 단순한 자국 내 이슈를 넘어선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재설계해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테크 리더'를 자처하는 중국이 기술 발전을 억누르는 듯한 규제를 내놓으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기술과 규제의 역학 관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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