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이유가 있구나” 가장 가격 인상 적었던 차

by 뉴오토포스트

20년간 물가 56.4% 상승
유일하게 물가 상승률 이긴 차는?
최상위 트림 비교하니…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특히 자동차 가격은 그야말로 ‘미쳤다’는 불평이 쏟아진다. 옵션 몇 개 넣으면 5천, 6천만 원은 우습고, ‘국민차’라 불렸던 모델들도 이제는 선뜻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가격표를 달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정말 제조사들의 욕심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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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의 평균 소비자 물가는 56.4% 상승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차들이 가장 가격 인상률이 제일 적었을까?

국민 자동차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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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3위는 기아 쏘렌토다. 2005년, 1세대 쏘렌토의 시작 가격은 2,034만 원이었다. 2025년 현재,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장 기본 트림 기준)의 시작 가격은 3,635만 원으로 78.7% 올랐다. 이는 20년간의 물가 상승률(56.4%)을 22%p 이상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단순한 투정이 아니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물론 제조사의 항변도 일리는 있다. 20년 전의 쏘렌토와 지금의 쏘렌토는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차라는 것이다. 2005년의 1세대 쏘렌토는 프레임 바디 기반의 ‘중형 SUV’였다. 하지만 2025년의 4세대 쏘렌토는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가 그랜저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으며, 파워트레인 역시 단순 디젤 엔진에서 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즉 크기 변화와 기본 사양이 고급화되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78.7%라는 시작 가격의 상승 폭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국민 가족차’의 무거워진 가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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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현대차

2위는 싼타페가 차지했다. 싼타페 역시 쏘렌토와 상황은 비슷하다. 2005년, 2세대(CM) 싼타페의 최저 가격은 2,272만 원이었다. 2025년 5세대 신형 싼타페의 시작 가격은 3,662만 원. 20년간 61.1% 상승했다.

싼타페 역시 쏘렌토와 이유가 비슷하다. 3열 거주성을 극대화하며 팰리세이드의 영역까지 넘보는 ‘준대형급’으로 거듭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12.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ccNC 같은 첨단 사양이 기본 트림부터 적용되는 등 20년 전 모델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상품성이 진화했다.

결국 쏘렌토와 싼타페, 두 ‘국민 아빠차’는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중형 SUV’에서 ‘준대형 패밀리카’로 진화하는 길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시작 가격’의 장벽은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유일하게 시대를 역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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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현대차

가장 놀라운 결과는 1위에서 나왔다. 20년간 가격 인상 폭이 가장 적었던 차, 심지어 물가 상승률보다 덜 오른 유일한 차는 바로 현대 그랜저였다. 2005년, ‘성공의 상징’으로 불렸던 그랜저(TG)의 최저 가격은 2,527만 원이었다. 2025년 현재 그랜저(GN7)의 시작 가격은 3,857만 원이다. 20년간의 상승률은 52.6%. 놀랍게도 이는 20년간의 대한민국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56.4%보다 낮은, 유일한 수치다.

"그랜저가 너무 비싸졌다"고 느꼈지만, 사실 20년 전 라면, 과자,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그랜저의 가격은 ‘오히려 덜 올랐다’는 충격적인 결론이 나온다. ‘인기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랜저는 2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체급의 변화가 크지 않았고, 현대차 역시 ‘그랜저’라는 이름이 갖는 대중적 상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작 가격 상승을 극도로 억제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

‘풀옵션’ 기준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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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기아

그렇다면 ‘풀옵션(최상위 트림)’ 가격은 어떨까? 여기서 더 놀라운 반전이 나온다. 2005년 대비 2025년 최상위 트림의 가격 상승률을 비교하니, 세 차종 모두 물가 상승률(56.4%)보다 현저히 낮았다. 그랜저는 47%, 쏘렌토는 50.7%, 싼타페는 51.8% 상승에 그쳤다.

이는 20년간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체감 물가와 달리, 자동차는 수많은 첨단 기술과 안전 사양,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고급 옵션이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급 모델’을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물가 상승률보다 덜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사들이 ‘깡통’의 가격은 현실화하는 대신, ‘풀옵션’의 가격은 최대한 억제하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관리해왔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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