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제휴라더니...“ 운전자 협박하는 사설 렉카

by 뉴오토포스트

"지금 안 빼면 벌금 문다" 협박
속으면 수백만 원 요금 폭탄
호구 되지 않는 사고 대처 방법은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발생한 교통사고. 몸도 마음도 얼어붙은 그 순간, 경찰차보다, 119 구급대보다, 심지어 내가 부른 보험사 직원보다 더 빨리 도착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화려한 LED 조명을 번쩍이며 역주행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사설 렉카(견인차)’다. 경황이 없어 손을 벌벌 떨고 있는 운전자에게 그들은 구세주처럼 다가와 친절한 척 말을 건넨다. “보험사에서 오셨어요?”라고 물으면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다짜고짜 차에 고리를 걸려고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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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뉴스1

하지만 이 순간의 방심이 사고 처리보다 더 골치 아픈 ‘요금 폭탄’과 ‘법적 분쟁’의 시발점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운전자의 공포심과 무지를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사설 렉카의 소름 돋는 거짓말과, 그들의 손아귀에서 내 차와 지갑을 지키는 확실한 대처법을 파헤친다.

“보험사 제휴 업체다”, “벌금 문다”는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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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정신없는 운전자에게 사설 렉카 기사들이 던지는 멘트는 정형화되어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명백한 ‘거짓말’이자 ‘협박’이다.

가장 흔한 거짓말은 “차주님이 부르신 보험사와 제휴된 업체다”, “보험사 직원이 늦어서 대신 먼저 왔다”는 말이다. 단언컨대, 당신이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해 부른 출동 서비스가 아니라면, 보험사는 절대 사설 렉카를 먼저 보내지 않는다. 그들은 불법 도청이나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냥꾼’일 뿐이다. 여기에 속아 차를 맡기는 순간, 불과 몇 km를 이동하고 수십만 원, 심하면 수백만 원의 견인 요금을 청구받게 된다.

더 악질적인 수법은 “지금 차 안 빼면 교통 방해로 경찰한테 벌금 문다”, “민원 들어오니 일단 갓길로만 빼주겠다”는 협박과 회유다. 물론 사고 차량이 교통을 심각하게 방해한다면 이동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경찰이 오기도 전에 사설 렉카 기사가 벌금을 운운할 권한은 없다. “갓길까지만 무료로 빼주겠다”는 말도 믿어서는 안 된다. 일단 고리를 거는 순간, “장비 사용료”, “구난 비용”, “대기료” 등 온갖 명목으로 요금 폭탄이 날아온다. 그들은 당신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차를 ‘볼모’로 잡고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다.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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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떼로 몰려와 압박하는 사설 렉카 기사들을 어떻게 물리쳐야 할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당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스마트폰’이다.

사설 렉카 기사가 접근하면, 즉시 스마트폰 동영상 촬영을 시작하라. 그리고 기사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 대화 내용을 모두 녹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한다. 카메라는 그들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다. 그러고 나서 단호하고 명확하게 의사를 밝혀야 한다. “내 보험사 견인차를 불렀으니 건드리지 마라”, “내 동의 없이 차에 손대면 재물손괴로 신고하겠다”라고 말이다.

만약 교통 흐름상 차를 빼야 한다면,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긴급견인 서비스(1588-2504)’를 이용하는 것이 정석이다. 고속도로 본선이나 갓길 등 위험한 곳에 있는 차량을 가까운 안전지대(휴게소, 졸음쉼터)까지 ‘무료’로 견인해 주는 서비스다. 사설 렉카의 “갓길까지 빼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갈 이유가 전혀 없다.

또한, 사고 현장 기록도 필수다. 단순히 파손 부위만 찍는 것은 하수다. 도로의 차선, 신호등의 상태, 주변 교통 흐름, 타이어의 방향, 스키드 마크(타이어 자국) 등이 모두 나오도록 넓게 영상으로 촬영해야 한다. 블랙박스 영상도 중요하지만, 현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담은 영상은 추후 과실 비율 산정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보험사를 이용할 경우, 보험사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과실을 모호하게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내가 확보한 객관적인 영상 자료가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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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이다. 하지만 그 불행을 틈타 누군가의 배를 불려주는 ‘호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설 렉카 기사들의 고압적인 태도와 거짓말은 운전자의 심리적 불안을 노린 고도의 전략이다.

그들의 큰 목소리에 위축되지 마라. 당신에게는 보험사가 있고, 경찰이 있고, 도로공사가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용기. 그것이 수백만 원의 눈먼 돈이 새나가는 것을 막고, 사고 처리의 주도권을 쥐는 유일한 길이다. '설마' 하는 순간 내 차는 이미 그들의 견인 고리에 걸려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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