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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5배 수직 상승"...폴스타 CEO가 인정한

by 뉴오토포스트

전기차 캐즘 뚫고 폭풍 성장
부산공장, 북미 수출 핵심기지로 낙점
볼보 서비스망 공유로 ‘AS 걱정 끝’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의 공포가 자동차 업계를 덮쳤다. 테슬라조차 가격 인하로 버티고, 내로라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에 들어간 살얼음판 같은 시기다. 그런데 이 혹한기 속에서 보란 듯이 판매량을 5배 가까이 폭발시키며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가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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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뉴스1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기적 같은 성장의 배경에 대한민국의 제조 경쟁력이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방한한 마이클 로셸러 폴스타 CEO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가치를 치켜세우며, 한국이 단순한 판매 시장을 넘어 폴스타의 글로벌 전략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임을 천명했다.

품질로 선택받은 부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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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뉴스1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역할이다. 일각에서는 폴스타가 부산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한 것을 두고,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한 ‘우회로’ 혹은 ‘꼼수’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클 로셸러 CEO는 이러한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부산공장 생산 결정은 관세 이슈가 불거지기 훨씬 전인 2022년에 이미 확정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즉, 관세 회피는 부수적인 효과일 뿐, 본질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꼽은 부산공장의 진짜 경쟁력은 바로 ‘품질’과 ‘숙련도’였다. 부산공장은 르노 그룹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성과 품질 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곳이다. 20년 이상 축적된 르노코리아의 제조 노하우와 숙련된 인력, 그리고 항만과 인접해 수출 물류에 최적화된 지리적 이점까지. 폴스타 입장에서 부산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요충지’였던 셈이다. 폴스타는 이곳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전기차를 앞세워, 가장 까다롭다는 북미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폴스타에겐 존재하지 않는 캐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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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Polestar

폴스타의 자신감은 단순한 말뿐이 아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올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폴스타가 기록한 성적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전년 대비 무려 484%라는 경이로운 판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 전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하는 시기에, 홀로 5배 가까이 몸집을 불린 것이다.

이 폭발적인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폴스타 4’다. 뒷유리를 없앤 파격적인 디자인과 쿠페형 SUV의 날렵한 실루엣, 그리고 넉넉한 실내 공간까지. 폴스타 4는 출시 전부터 “디자인 미쳤다”는 호평을 받으며 대기 수요를 빨아들였다. 여기에 경쟁 모델 대비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뛰어난 주행 성능이 더해지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

폴스타는 이 기세를 몰아 내년에는 라인업을 더욱 강력하게 보강한다. 브랜드 최초의 대형 전기 SUV인 ‘폴스타 3’와, 고성능 전기 GT의 정점을 보여줄 ‘폴스타 5’가 국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특히 폴스타 3는 포르쉐 카이엔을 겨냥한 럭셔리 SUV로, 폴스타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모델이다. ‘폴스타 4’로 대중성을 잡았다면, ‘폴스타 3’와 ‘5’로 브랜드의 격을 높이겠다는 치밀한 전략이다.

‘볼보의 피’가 흐르는 서비스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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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장 고전하는 부분은 바로 ‘AS 부분’이다. 아무리 차가 좋아도 고장 났을 때 고칠 곳이 마땅치 않다면 소비자는 등을 돌린다. 테슬라조차 서비스 센터 부족으로 악명이 높은 상황에서, 폴스타는 이 문제를 아주 영리하게 해결했다. 바로 ‘형제 브랜드’인 볼보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것이다.

폴스타는 국내에 진출하자마자 전국 39개에 달하는 볼보자동차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신생 브랜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출발점이다. 고객들은 폴스타를 구매하는 순간, 이미 검증된 볼보의 프리미엄 정비 서비스를 집 근처에서 편하게 누릴 수 있다.

이는 “수입 전기차는 고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부수는 강력한 무기다. 로셸러 CEO 역시 “볼보 서비스 네트워크 공유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차를 파는 것보다 타는 동안의 만족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폴스타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터리’ 이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로셸러 CEO는 “한국산 배터리 탑재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물론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검증이 우선이라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 가능성은 폴스타의 ‘한국화’ 전략에 방점을 찍을 중요한 카드가 될 것이다.

‘한국’을 품은 폴스타, 그들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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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마이클 로셸러 CEO의 방한과 폴스타의 광폭 행보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폴스타에게 한국은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니다. 생산의 거점이자, 품질의 기준이며, 글로벌 전략의 핵심 파트너다.

484%라는 놀라운 성장률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부산에서 만든 고품질 전기차, 볼보가 보증하는 든든한 서비스, 그리고 매력적인 신차 라인업까지. 폴스타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모든 퍼즐을 맞췄다. ‘Made in Korea’의 저력을 알아본 폴스타와, 그런 폴스타를 선택한 한국 소비자들의 시너지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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