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유럽 전략형 'EV2' 내년 1월 9일 데뷔

by 뉴오토포스트

기아 EV2, 내년 1월 최초 공개
LFP·NCM 투트랙 배터리 전략
E-GMP 전륜구동으로 효율 극대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강타한 ‘전기차 캐즘’. 비싼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이 대중화의 발목을 잡으면서, 제조사들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아는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것도 가장 치열한 전장인 유럽 시장, 가장 경쟁이 뜨거운 ‘소형 전기차’ 세그먼트에 새로운 카드를 던지면서 말이다. 기아가 야심 차게 준비한 유럽 전략형 소형 전기 SUV, ‘EV2’가 마침내 베일을 벗을 준비를 마쳤다.

1photo_2025-11-28_10-46-20.jpg 사진 출처 = 기아

기아는 오는 2026년 1월 9일 개막하는 ‘브뤼셀 모터쇼’에서 EV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공식화했다. EV9이 보여준 ‘대형 플래그십’의 위엄이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것이었다면, EV2는 실질적인 판매량을 책임지고 전기차 대중화의 문을 활짝 열어젖힐 ‘보급형의 핵심’이다.

‘효율’과 ‘공간’ 다 잡은 B-세그먼트 제왕

6-1-33.jpg 사진 출처 = 기아

EV2의 정체성은 명확하다. EV3보다 한 단계 아래에 위치한 B-세그먼트(소형) 전기 SUV다. 차체 크기는 현대차 베뉴나 기아 스토닉 정도의 컴팩트한 사이즈가 예상되지만, 속은 완전히 다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되, 소형차에 최적화된 전륜구동 기반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영리한 전략이다. 후륜구동 기반의 상위 모델들과 달리, 전륜구동 방식은 부품 수를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실내 공간 확보에 더욱 유리하다. 덕분에 EV2는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경쟁 내연기관차는 물론, 타사의 소형 전기차를 압도하는 넉넉한 실내 거주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박스형에 가까운 실루엣과 기아 특유의 공간 설계 노하우가 결합되어, 유럽의 좁은 도로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패키징을 완성했다.

배터리 전략 역시 치밀하다. 기아는 EV2에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를 모두 사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급형 모델에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LFP 배터리를 탑재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롱레인지 모델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를 넣어 주행거리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이는 최근 기아가 EV3에서 보여준 전략과 일맥상통하며, 효율성과 성능 사이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겠다는 의지다. 디자인은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계승해 EV9, EV3와 패밀리룩을 이루면서도, 도심형 소형차다운 재치 있고 단단한 이미지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은 ‘OK’, 한국은 ‘글쎄’

Kia-electric-vehicles-hit-Europe-2-1-1024x576-1.jpg 사진 출처 = 기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EV2의 유럽 현지 시작 가격은 약 3만 유로, 한화로 약 4,400만 원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소형차가 4천만 원이 넘는다고?”라며 놀랄 수 있겠지만, 유럽 전기차 시장의 물가를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표다.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르노 5 E-Tech나 폭스바겐 ID.2all 등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혹은 더 우수한 가성비를 갖춘 수준이다.

기아는 이 가격에 E-GMP의 기술력과 넉넉한 공간, 그리고 최신 ADAS 기능까지 담아냈다. 유럽 소비자들에게 “이 가격에 이만한 전기차는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생산 거점 역시 전략적이다. EV2는 한국이 아닌, 기아의 유럽 생산 기지인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이는 유럽연합(EU)의 관세 장벽을 피하고 물류비를 절감하여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한편, 기아는 이번 브뤼셀 모터쇼에서 EV2뿐만 아니라 EV3, EV4, EV5의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기아가 단순히 보급형 전기차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운전의 즐거움까지 놓치지 않는 ‘풀 라인업’을 완성했음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기아의 ‘전기차 퍼즐’, EV2로 완성되다

1-1-36.jpg 사진 출처 = 기아

기아 EV2의 등장은 기아 전동화 전략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졌음을 의미한다. 플래그십 EV9부터 엔트리 EV2까지, 기아는 전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촘촘한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며 글로벌 톱티어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특히 유럽 시장은 기아에게 있어 놓칠 수 없는 요충지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가 거센 유럽에서, 기아는 ‘EV2’라는 강력한 방패이자 창을 들고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슬로바키아산 한국차의 매서운 반격이 유럽 소형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내년 1월 브뤼셀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한국 소비자들이 EV2를 만나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유럽에서 기아의 로고를 단 작은 거인이 도로를 점령하는 모습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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