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판매량 증가 속도가 매섭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 5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지난 10년을 살펴봤을 때는 무려 100배 이상 성장했다. 게다가 올해는 처음으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전기차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을까? 일부 네티즌들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아직 부족하다”, “보조금 정책 더 늘려주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기차에 불이 나면 소방관들 화재진압 힘들어하던데”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도 있었다. 정말 전기차가 불이 나면 일반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화재 진압이 힘든 것일까? 오늘은 소방관들도 두려워한다는 전기차 화재의 심각성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충전 인프라, 배터리 화재 등..”
소비자들이 말한 문제점들
전기차 시장을 점점 커지고 소비자들도 전기차를 선택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렇다면 현재 전기차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 것일까? 한 언론 매체에서 진행한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단점을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려고 한다. 설문조사 결과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긴 충전시간’, ‘추가 충전 없이 장거리 주행이 어렵다’, ‘충전소가 여전히 부족하다’ 등 있었다.
추가로 ‘배터리 화재 불안하다’라는 답변을 한 소비자들도 있었다. 실제로 최근 리튬이온배터리로 인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리튬이온배터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배터리이지만 열에 취약해 잘못 사용하면 화재가 발생,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 대비 더 위험한 것일까? 지금부터는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을 살펴보면서 전기차 화재 위험성도 파악해 보려고 한다.
“충전한 뒤 갑자기..!”
국내 전기차 화재
최근 4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모두 69건으로 연평균 41.4%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일, 부산에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충전을 마친 전기차가 폭발했다. 해당 소형 밴 전기차는 2시간가량 충전을 마친 상태였고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며 밴 아래쪽에서부터 불꽃이 쏟아져 나오면서 불길이 번졌다. 이후 밴 좌우에 주차된 차량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전기차 소형 밴의 폭발로 주변 피해가 컸던 만큼 사고 원인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도 높았다. 주로 ‘전기차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전문가들은 “섣부른 속단”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사고 차량을 살펴본 전문가는 “차량 배터리 케이스 내부에서 압력이 발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며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온 이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전국적으로 수차례 발생
현대차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차례 이상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 관련 리콜 안내문을 배포했다. 해당 차량에서 화재가 수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안내문에서 수차례 전국적으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 원인을 ‘배터리셀 제조 불량에 의한 내부 양극 단자부의 분리막 손상’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부산에서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했으며 지난달 충남 태안 사고에 이어서 올해로 두 번째 화제 사고였다. 충남 태안에서는 코나 일렉트릭이 거의 전소될 정도로 피해가 컸지만 부산 사고는 그을림 정도의 가벼운 피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화재가 난 코나 일렉트릭은 차량 충전 도중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정밀 감식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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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화재
화재 진압 7시간?
전기차 화재는 국내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발생한 ‘테슬라 모델 S’ 화재 사건은 우리에게 전기차 화재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지난해 4월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서 테슬라 모델 S 전기차에 화재가 났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 소방관들이 출동을 해서 바로 불을 껐지만 이내 차체 아래쪽에서 다시 불길이 올라왔다.
전기차 화재를 완전히 진화하는 데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점화가 됐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량 화재에는 평균적으로 1,100L의 물이 필요한데 이때 전기차 화재 진압으로 사용된 물은 100배에 가까운 대략 10만 L의 물을 사용했다. 이에 당시 화재 사건을 보도했던 NBC는 “10만 L의 물은 화재를 진압한 담당 소방서에서 일반적으로 한 달 동안 쓰는 양이고 미국 가정에서 약 2년 동안 쓸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언급했다.
“최대한 많은 양의 물을 써라”
전기차 화재 초기 대응 부실
전기차 화재 진압이 오래 걸리고 많은 물이 사용되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NBC는 “‘테슬라 모델 X’ 전기차 배터리에는 보통 미국 가정에서 이틀 이상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담겨있다”라고 언급했다. 당시 테슬라 모델 S 화재 진압을 담당한 소방관은 “고속도로에서 이 많은 물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악몽”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배터리를 식히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할 것”, “적은 양의 물로 진화하려 하지 말 것”이라고 진화 지침을 내놓았다. 이에 화재를 진압한 소방서장은 “배터리 에너지를 어떻게 제거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화재 초기 대응 매뉴얼이 부실했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화재는 1시간 이내로 진압이 됐는데 전기차 화재 진압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만큼 소방력이 오래 묶여있어야 한다는 것이 큰 문제로 언급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의 증가로
국내 전기차 화재 대응 훈련
최근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서 국내 소방서에서는 전기차 화재진압훈련이 실시됐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엔진 등 핵심 기관이 대부분 차량 앞쪽에 위치하여 보닛을 열면 화재진압이 용이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있어 물과 같은 소화물질의 직접적인 침투가 어렵다. 이에 전기차 화재가 동력원 구조가 일반 차량과는 다른 특성에 맞게 화재 진압 훈련이 진행됐다.
이번 훈련은 전기차 화재의 특성에 맞게 자체 개발한 관창과 질식소화포를 활용해 훈련을 실시됐다. 관창은 스탠드 파이프에 구멍을 뚫어 차량 하부 배터리에 직접 방수함으로써 효과적인 냉각소화가 가능하다. 또한 질식소화포를 통해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연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함으로써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
한국교통안전공단도 나섰다
전기차 자동차 검사 강화
최근 국내에 전기차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에 대한 자동차 검사를 강화하기로 나섰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미래차의 보급 확대에 발맞춰 고전원 전기장치에 대한 자동차검사 제도를 개선하는 등 운행 안전성을 강화한다”라고 밝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그동안 자동차검사를 할 때, 전기차의 육안검사 및 절연저항 검사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전기차의 누전 사고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고전원 전기장치와 배터리의 절연·작동상태와 같은 이상 유무를 전자장치 진단기 등으로 점검한다. 이에 공단 이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검사 제도의 내실화로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교통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 발생
“분명 충전 후 멀쩡했는데..”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과 전기차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화재뿐만 아니라 아직 전기차는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아파트, 상가 등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불나면 정말 큰일이다”, “테슬라 설명서에 ‘화재 시 소방차 3대인가 3.5대 분량의 물이 필요하다’라고 적혀있던데”, “편리한 만큼 그에 반하는 위험성이 존재하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로 “전고체 배터리가 실용화되기 전까지는 전기차가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재시에 불을 끄는 것보다 순식간에 방전시키는 기술이 필요할 듯”, “화재도 문제지만 여름 폭우도 문제다. 방수가 잘 된다고 하지만 배터리 쪽에 부식이라도 일어난다면..”, “전기차가 안정되려면 최소 3년 정도는 지나야 할 듯”,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기차는 시기상조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