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에세이] 도전과 성취

아침햇살

by 뉴아티

성취란 ‘목적한 바를 이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생에 있어 목적한 바를 이룬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20여 년 전 치른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인 시험, 나는 그 시험을 세 번이나 치렀고 매년 열심히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으며 그 결과 시험에 통과했고 원하는 바를 ‘성취’했다.

하지만 그 이후 성취감을 맛본 경험이 없는 듯하다. 아니 목적을 정해본 기억이 없다. 삶을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았으며 그때그때 주어진 일들을 해결해 나간 것이 그 이후 20년 내 삶의 대부분이다. 목적을 정한 적이 없으니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경험도 없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흘러가는 삶을 사는 와중에서도 매번 무언가를 시도했다. 일본어 공부, 네일아트, 독서모임, 컴활 자격증 따기 등등 나는 여러 가지를 해보았다. 이번 달은 일본어 공부에 집중했다면 다음 달엔 네일아트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러다가 또 그다음 달에는 컴활 자격증을 따겠다며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미친 듯이 공부를 하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이것저것을 건드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기를 반복하며 매번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뭔가 끝내주는 결과를 낼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그런데 그럴싸한 결과물은 없다. -아! 컴활 2급 자격증은 남았구나.- 나는 어설프게 시작했고 어중간하게 끝냈다. 습관적인 도전을 한 뒤 마지막에 느꼈던 공허한 기분은 아마도 목적 없이 행동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목적을 정하고 마음을 쓰며 행동했어야 하는데 나는 마지막 목표 지점을 정하지 않은 채 시작했던 것이다.


우리는 성취하고 해낸 일뿐만 아니라 시도하고 해내려 노력한 것도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 70쪽 중에서


이제는 그랬던 나를 이해하고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나는 단지 목적을 정하지 못했고 마지막 지점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 못했던 것이다. 나의 어설픔과 어중간한 마음가짐 때문이 아니었다. 목적을 설정하면 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마지막 지점을 정확히 그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또한 그동안 했던 수많은 시도와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며 그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로 인해 나는 안정감을 되찾는다. 그렇게 나는 나의 내일에 또 한걸음 다가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에세이]떠나갈 연인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한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