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뿌리는 돈

사는 이야기

by 유화

돈 계산을 잘 할 줄 모른다. 생각 없이 살았다고 하기엔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그냥 셈이 빠르지 못하다고 하는 편이 좋겠다. 남들에게 불편을 끼칠 것 같은 비용은 재빠르게 지불하면서도 정작 받아야 하는 돈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살았다. 얄짤없이 엔 분의 일, 왠지 그게 잘 안됐다. 아이를 보러 지방에 내려간다고 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비 많이 들겠다는 말을 유난히 많이 한다. 물론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이를 보러 가는 것에만 치중하다 보니, 또 어떻게 가면 가장 효율적으로 가는 것인지만 신경 쓰다 보니, 한 주에 얼마가 들고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용이 얼마라 지금보다 얼마를 더 쓰게 되는 건지 따져보지 못했다. 기차역에 내려 개찰구로 향해 걸어가는 동안 계단 저 끝에서부터 아이의 머리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금세 얼굴이 올라오더니 두 눈이 바쁘게 나를 찾는다. 느리게 느리게 그 모습을 지켜보다 ‘아들!’하고 부르면 내게 달음질쳐 와 안기는 아이를 안고 이런 보석 같은 장면들을 내 삶에 뿌려 놓을 수 있으니 감히 돈 생각은 하지 못한다.

20170604_1654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