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이야기
얼굴이 조막만 한 아이는 그 어떤 머리모양보다 뽀글뽀글 파마머리가 잘 어울린다. 왠지 이 뽀글이 컬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나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예쁜 시간 예쁜 머리 실컷 하라고 되도록 길러서 같은 스타일을 유지해주고 있다. 귀 밑까지 내려 온 더벅머리로 산골소년처럼 자랐으면 싶은데 머리가 긴 상태로는 매일 씻기고 감기는 게 너무나 수고스러운 일이라 살짝 고민이 된다. 다른 분 손에 맡겨놓고는 관리하기 힘든 머리 스타일을 엄마 보기 좋으라고 고집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이 봐주시는 분은 나보다 아이의 뽀글이 머리모양을 더 좋아해주신다. 그렇다해도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어 날씨가 더워지니 좀 묶자 해도 싫다 하고, 자르자 해도 싫다 하고, 파마를 다시 하자고 해도 싫다하니 조금 곤란하다. 아이를 두고 계속해서 결론이 나지 않는 질문만 이어졌다. “왜 싫다는 거야? 자르기도 싫고 새로 파마하는 것도 싫으면 묶기라도 해야지.” 해결을 봐야했기에 졸졸 따라다니며 한 열 번쯤 물었을 때야 아이가 겨우 답했다. “묶는 건 여자만 하는 거야.” 놀림을 당한 건가? 남녀 구분이 언제 저렇게 확실해진 거지? 꼭 그런 것만도 아닌데. 선입견이 생기게 두면 안되겠다싶어 아이에게 머리 묶은 남자들 사진을 보여주며 구슬렸다. 혹한 마음에 몇 번 묶더니 다시 풀라고 한다. 머리를 묶고 푸느라 몇 번 머리를 당겨 아프게 한 게 기분 나쁜 기억이 되었던 건지 엄마만 생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