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클볼 뽀개기
이 정도면 오기다!
듀엣으로 피켓볼 레슨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을 받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처음엔 배우는 게 좋아서
땀 흘리는 내가 기특해서
새로운 환경이 탐나서
그냥 가고 또 갔다.
그랬기에 늘 아쉬워하고 한숨짓는 코치님을
못 본 체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생각이 나서
얼마나 답답할까 미안함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런 사람도 있으니 받아들이시라
하는 맘이 컸다.
그러다 얼레벌레 경기도 불려 나가 보고
민망함에 몸 둘 바도 몰라보고
벽도 느끼고 약간의 재미도 느끼다
늘 제자리, 그래도 괜찮을 거 같았는데
지난주 드라이브샷을 다 까먹고
안 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똑같은 말을 또 해야 해서 힘들다는
코치님의 말에 머리를 한 대 맞는 거 같았다.
진짜 이렇게 못해도 되는 건가?
이렇게 제자리일 수 있는 건가?
결국 개인레슨을 추가하고 싶다고 문의드렸다.
오늘이 그 첫 시간!
처음 왔다고 생각하고 배울까요? 하니
아니라고 하시며 처음을 가르치신다.
그런데 신기한 게 또 된다.
다르게 되고 느낌이 온다.
코치님도 그간 쌓인 게 있어서
이걸 알아듣고 몸이 기억하는 거라고 하셨다.
팔다리 벌려 자세 잡고
패들 뒤쪽으로 놓고
오른쪽 발 돌리며 몸통 쓰기
고개 숙이지 말기
원, 투 공 올라올 때 스윙하기
다 아는데 대체 왜 안 됐던 걸까?
며칠 전 야구하는 아이한테 엄마가
팔로만 스윙해서 힘이 안 붙는다,
몸통을 써야 힘이 붙는다는데 모르겠다 하니
멋지게 야구스윙도 보여주고
처음처럼 늘 응원뿐이다.
"유호야 너는 처음에 야구할 때 공 안 맞으면
기분이 어땠어? 그거 진짜 어려운 거잖아 나는 왜 안돼 이런 생각 들지 않았어?"
"난 처음이니까 안 되는 거고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쟤네는 예전부터 했고
난 이제 시작했으니까 비교하지 않았어"
엄마도 그러려고 했는데
저 사람들은 저 사람들이다!
나는 나다! 못해도 괜찮다!
근데 못해도 너무 못해..
이제 정말 참을 수가 없어.
아주 그냥 오기를 부려볼까 해.
진짜. 피클볼 부숴버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