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클볼 레슨일지(2)

by 유화

하루 종일 근육통에 시달렸다.

어제 처음으로 오롯이 혼자서

레슨시간을 채운 탓이었다.

그렇다고 듀엣레슨을 쉴 수도 없기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레슨장으로 향했다.


오늘 미션은 네트 바로 아래

꼬깔 세 개를 나란히 놓고

스윙발리 펀치발리 백스윙순으로

연달아 받아내기


스윙발리는 역시나 몸통을 써야 하고

펀치발리는 팔을 쭉 뻗는 동시에 탁하고 쳐내고

백스윙은 접었던 팔을 반대로 올려야 한다


가르쳐준 대로 잘 수행한다면

스윙발리는 코트 중앙 기준

왼쪽으로 날아가야 하고

펀치발리는 코치님 발밑으로 보내야 하고

백스윙은 스윙발리와 반대쪽으로 보내야 하는데


쉬지 않고 날아오는 볼을

그 코스대로 보낼 리가

그럴 리가 만무하다.


그런데 못 보내면 같이 못 보내야 하는데

파트너의 볼이 오늘따라 유난히 야무지다.


"세 개다! 다다 위로 가죠?"

"아니.. 뒤를 봐요.. 파트너 빈 스윙 하잖아..

그냥 서있으면 어뜩해요."


이게 말만 들으면 야멸차 보이지만

생각보다 나를 위하는 굉장히 다정한 말이다.

알겠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기도...

몰랐다고 그렇게 바꾸겠다고 대답하기도...

이제 정말 민망하다. 공허한 빈말만 늘어간다.


그래도 앞팀과의 게임도 잡아주시고

리턴을 잠깐 받아보는 동안

어제 연습한 효과가 난다고 좋다고 하신다.


백만 년 만에 칭찬이란 걸 다 받아보네..

오늘도 땀이 한 바가지, 힘들어서도 아니고

애써서도 아니고 생각이 많아서 나는 땀이라

그 넓은 코트장에서의 내가

참으로 가엽지만 하면 되겠지라고 억지로라도 믿어본다.


이래 가지고 피클볼 부술 수 있을까?

그전에 내가 먼저 부서지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