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글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참고하여 글의 분야에 따라 공부하고 쓴다. 시, 감상문, 편지글, 설명하는 글, 기행문 등을 썼다.
⓵ 시 쓰기
시는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아이들도 부담감을 덜어내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학년 초에 공부한다. 우선은 여러 가지 형태를 지니고 다양한 내용과 생각할 거리를 담은 시들을 들려주고 읽게 한다. 나와 공부한 선배들이 쓴 시를 읽어 주고, 도서관에서 시집을 골라 읽게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재미있었던 시, 인상 깊은 시, 마음과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은 시를 선택하여 낭송하고 대화한다. 아이들이 고른 시들의 특징은 웃긴 표현과 내용을 담은 시, 기발한 생각과 관찰을 표현한 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시라는 점이다.
생활하면서 즐겁고 재미있었던 일, 어렵고 힘들었던 일, 가족, 친구, 자연, 학교생활 등과 관련지어 교사가 주제를 제시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선택할 수도 있다. 체육 활동, 뒷산 산책과 같이 직접 몸을 움직이고 나서 시 쓰는 시간을 가지면 시가 좀 더 생동감 넘치고 활기를 띤다.
선택한 주제에 맞추어 어떤 이야기를 쓸까 생각하고 연과 행을 나누어 솔직하고 간결하게 쓰도록 한다.(연과 행은 굳이 나누지 않아도 괜찮다.) 이때 일부러 예쁜 말, 좋은 말, 아름다운 말을 쓰면서 너무 꾸며 쓰지 않도록 한다. 비유적 표현을 공부하고 나서 활용해 보는 정도까진 괜찮은데 표현이 과하면 글이 진부해지고 생기가 떨어질 수 있다. 교사가 지나치게 통제를 하는 건 조심해야겠지만, 솔직한 자신만의 글을 쓰기 위해선 시 쓰기에서 만큼은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표현들을 많이 쓰는 건 피해야 할 것이다. 똑똑한 아이들일수록 시를 더 잘 쓰기 위해 많은 표현을 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시를 머리로만 쓰려한 결과일 것이다. 마음을 담아 진실한 글을 쓸 수 있도록 좋은 시를 많이 접하고 겪은 일을 충분히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의 짧고 솔직한 시들에게 더 깊은 울림을 느낀다. 다음은 몇 년 전에 만났던 여자아이의 시이다. 언어 장애, 학습 장애를 갖고 있었고 움직임이 많이 불편한 아이였다.
수영장
나는 수영할 때
느릿느릿 가서 거북이 같다.
오리처럼 되고 싶다.
이 시가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이유는 아이가 자신의 처한 상황과 간절한 바람을 자기만의 시각과 언어로 진실 되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⓶ 설명하는 글
교과서를 가지고 비교하여 설명하기, 분류하여하여 설명하기, 예를 들어 설명하기처럼 설명하는 글의 종류와 방법을 공부한다. 이어서 좋아하는 물건, 가족, 인물, 그 외 설명하고 싶은 대상을 정하고 집에서 생각해 오도록 한다. 대상을 조사해 와도 좋고, 글쓰기 시간에 직접 관찰하면서 써도 좋다. 아이들은 위인, 연예인, 동식물 등에 대하여 썼다. 대상을 설명하는 내용에다가 대상과 나와의 관계, 바라는 점, 궁금한 점 등을 덧붙이면 글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 다른 글도 마찬가지이지만 사전 작업이 충분할수록 글의 내용도 풍부하다.
<학생글 예시>
다양한 식물의 수정 방법
5학년 김병수
나는 식물을 좋아한다. 우리의 주식인 쌀도 식물이고, 식물로 옷도 만드니 말이다. 이렇게 쓰임새가 많은 식물의 수정 방법은 굉장히 다양한데, 조매화, 충매화, 풍매화, 수매화 등이 있다.
조매화는 새가 꽃에 있는 꿀 같은 것을 먹을 때 꽃가루가 묻어 수분이 이루어지는 것을 조매화라고 한다. 대표적인 조매화로는 동백꽃이 있다.
충매화는 곤충에 의해서 수분이 되는 것을 충매화라고 한다. 충매화에는 장미, 백합, 채송화, 봉숭아, 호박, 등 많은 꽃들이 있고,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으로는 벌, 나비, 나방, 딱정벌레, 등이 있다.
풍매화는 바람에 의해서 수분이 이루어지는 식물이다. 풍매화는 대부분 꽃이 작고 꽃잎이 없으며 꽃가루가 바람에 잘 날리도록 발달되어 있으며 꽃가루의 양도 많다. 대표적인 풍매화는 벼, 옥수수, 보리 등이 있다.
호수나 물웅덩이에 사는 식물들 중에는 흐르는 물에 의해서 수분이 이루어지는 꽃도 있는데 이를 수매화라 한다. 수매화에는 연꽃, 수련 등이 있다. 이처럼 식물의 번식방법은 다양하다.
⓷ 편지글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께,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친구 사랑의 날 때는 친구에게처럼 행사 때 쓰는 편지는 내용이 형식적으로 흘러가기 쉽다. 글에다가 상대에 대한 진솔한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편지를 쓰고 싶은 대상을 떠올리는 활동이 필요하다. ‘소중한 사람 생각하기’ 활동 후에 편지를 썼다.
종이를 여덟 칸으로 접고 가장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는다. 가족, 친구, 연예인 모두 상관없다. 여덟 개의 카드로 자른 후에 잔잔한 음악을 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중한 사람들과 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중에 차가 고장 났다. 한 명은 내려야 하고 누가 내릴지 선택권은 자신에게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카드를 한 장 빼면서 카드에 적힌 사람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도록 한다. 잠시 후에 같은 질문을 던지고 똑같은 방법으로 카드를 빼놓으면서 한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카드를 빼기 어려워하고 이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에게 고마운 일, 미안한 일, 하고 싶은 말을 담아서 편지를 쓴다. 대부분 부모님에게 쓰는데 간혹 형제나 친구들에게 쓰는 아이도 있었다. (전학 온 아이가 자신이 마음을 열지 않아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반 아이들 모두에게 편지를 쓴 일이 기억에 남는다.) 편지는 대상에게 전달하고 개인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문집에 싣지 않았다.
⓸ 기행문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견문과 감상을 담아 쓰는 기행문은 아이들이 가장 잘 쓰는 글의 갈래이다. 글을 잘 못 쓰는 아이들도 공책 한 바닥을 쓰는가 하면, 잘 쓰는 아이들은 7,8장을 쓰기도 한다.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와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글을 쓰면 보다 생생하고 실감 나는 글을 쓸 수 있다.
체험학습 때 함께 다닌 장소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거나 사진을 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글의 앞부분에 여행의 목적과 출발할 때의 감정을 시작으로, 인상 깊었던 곳에서 듣고 보았던 일, 떠오른 생각, 새롭게 알게 된 점들과 더 알고 싶은 것들, 소감을 정리해서 글을 쓴다.
기행문을 쓰다 보면 견문과 감상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교통편, 식사 시간, 숙소에서 생긴 이야기를 쓰는 아이들도 있다. 이는 기행문을 쓰는 목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이야기는 지나치게 많이 쓰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주는 것도 좋다.
<학생 예시글>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6학년 전태호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나는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첫째 날에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환선굴이었다. 환선굴은 주차장에서 1km도 넘게 떨어져 있어서 우린 굴 앞까지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 덕에 나는 올라가면서 멋진 사진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환선굴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드디어 굴속으로 들어가니,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동굴 속에는 갖가지 형태의 종유석과 석순은 물론, 폭포와 계곡도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 이였던 것은 참회의 다리였다. 그곳은 하수구 뚜껑으로 바닥을 만들어 놓아서 바닥이 훤히 보였는데, 바닥을 통해서 본 아래쪽은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 한 검은 계곡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환선굴에서 나온 뒤에 우리는 오죽헌으로 이동했다. 오죽헌은 신사임당이 살았던 집이다. 나는 커다란 한옥에다 대고 셔터를 눌러댔다. 나도 그런 멋진 집에서 살고 싶다.
오죽헌을 다 구경하고 우린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가는 도중 내 옆에 앉았던 영주가 갑자기 울어서 애를 먹긴 했지만 대체로 즐거웠다. 숙소에서는 저녁을 먹고 방에서 놀았다. 과자파티도 하고, 실내 숨바꼭질도 하고, 이누야샤도 보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다음날, 우린 아침을 먹고 비선대로 갔다. 원래는 비룡폭포로 가려했는데 장소가 바뀌었다. 비선대는 산을 따라 3km나 걸어가야 했다. 한참의 힘든 산행 끝에 비선대에 도착한 나는 와플과 기념품을 사고 사진을 찍은 뒤 내려왔다.
우리는 바로 케이블카 탑승 장으로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케이블카가 떨어질까 봐 좀 무서웠지만 아름다운 절경이 공포를 없애주었다. 도착지점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권금성도 아주 멋있었다. 나는 카메라에 멋진 풍경을 가득 담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서 우린 낙산사로 갔다. 낙산사는 원효 의상 대사가 지은 절로, 몇 년 전에 산불 때문에 불에 다 타서 현재 재건 중이다. 절을 한번 둘러본 다음 우린 거대한 돌부처 석상 앞으로 갔다. 그 석상은 높이가 16m나 된다고 한다. 그런 엄청난 크기의 석상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옛날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오산리 박물관 방문이었다. 오산리 박물관은 선사시대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는 곳이었다. 선사시대란,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의 시대로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 시대가 선사시대에 속한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숙소에 와서 자유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방에서 철우와 승균 이가 싸웠다. 선생님까지 오실 정도로 큰 싸움이었다. 우리 방에서 그런 싸움이 나서 슬프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레크리에이션이 있었다. 레크리에이션 때 가장 재미있었던 놀이는 원을 만들어 앉고 1명이 원 안에 들어가서 1명을 원 안으로 보내고 그 자리에 앉는 놀이였다. 맨 마지막에 원 안에 있던 사람은 벌칙을 받는다.
레크리에이션이 끝나고 나서 우린 방으로 돌아와 이누야샤를 보며 과자파티를 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난 이누야샤를 보고서 바로 잤다.
마지막 날은 일정이 1개뿐 이였다. 바로, 통일전망대 가기. 통일전망대는 민통선을 넘어 몇 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통일전망대에 서자, 맨눈으로도 금강산과 휴전선이 보였다. 금강산은 한눈에 보기에도 멋졌다. 다음에 나도 금강산에 가보고 싶다.
점심을 먹은 뒤 나는 집으로 향했다. 정말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이렇게 친구들과 신나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⓹ 독서 감상문
독서록을 따로 쓰게 하지는 않는다. 억지로 쓰는 독서록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책을 더 멀리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일 년에 2,3번 정도 독서 감상문을 썼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꾸준하게 정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독후 활동을 고민하다가 ‘내 친구의 책을 소개합니다.’라는 활동을 만들게 되었다.
A4 절반 크기의 종이 위에 자신이 소개하고 싶거나, 인상 깊게 읽은 책의 줄거리, 소감, 느낀 점, 추천하는 이유 등을 쓰고 등장인물이나 주요 장면을 그리는 활동이다. 한 달에 한 번 활동하면서 교실 뒤편에 게시하여 친구가 추천한 책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작업하는 종이의 크기가 작고 분량과 형식, 내용의 제한을 두지 않아서인지 책을 잘 읽지 않던 아이도 비교적 잘 참여하였다. (최근 읽은 책이 없거나 당장 떠오르는 책이 없을 경우 이 시간에 책을 찾는 것도 허용했다.) 평소 책을 많이 읽던 아이는 이 활동을 하면서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것에 대하여 부담감을 내려놓고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