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년이 되었지만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글을 쓸 때 어떻게 시작하고, 무얼 써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옆에 붙어서 1:1로 차근차근 대화하며 지도한다.
가령 생활 글쓰기를 쓰는 시간이라고 하면 우선 교사가 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물어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실제 사례이다.
“지난 주말에 무얼 했는지 기억나는 일 있어?” “놀았어요.”
이때 아이들이 짧게 대답해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쓸 내용을 계속해서 물어본다.
“무엇하고 놀았어?” “게임이요”
“누구 하고 무슨 게임했어?” “사촌동생이랑 카트라이더요.”
“결과는? 누가 이겼어?” “제가 이겼어요.”
“이기고 나서 어떤 기분이 들었어?” “당연히 좋았죠.”
글을 쓰는데 필요한 정보를 모았으면 교사가 정확한 문장을 만들어서 불러준다.
“그럼 이렇게 써볼까? ‘지난 주말에 사촌 동생과 카트라이더 게임을 했다. 내가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교사가 문장을 만들어서 말해주면 아이가 받아쓰는 것이다. 교육은 모방에서 시작된다. 이런 식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한 학기 동안 꾸준히 지도하면 2학기 때는 좀 더 글을 쓰는 힘을 갖추고 혼자서도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위 아이는 2년 후에 ‘쓰기 시작하면 연필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글을 술술 써 내려가는 아이가 되었다.
글쓰기 실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기’라고 한다. 여기서 ‘많이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좋은 글과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읽어 주고 읽게 해야 한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또래가 쓴 글들도 자주 들려주고 읽히면 아이들이 직접 글을 쓰는데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다.
글을 못 쓰는 아이들일수록 ‘몇 줄 이상 쓰기’라는 분량을 정해 주지 말고 처음에는 글에 들어갈 내용을 몇 문장이라도 쓸 수 있도록 교사와 대화하며 천천히 지도한다면 조금씩 발전하는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