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눈물이 흘러도 흔들리지 않으리라

몽테뉴의 "에쎄(Les Essais)" - 좋은 죽음에 관하여

by 재미나

살다 보면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예기치 못한 이별, 공들인 일의 실패, 혹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까지.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갈대처럼 요동치고, 몽테뉴의 문장처럼 "아무리 눈물이 흘러도" 멈출 수 없는 상태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몽테뉴는 우리에게 눈물을 참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 눈물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는 법을 이야기한다.


1. 흔들림을 인정하는 것이 단단해지는 시작이다

우리는 흔히 강한 정신력을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무표정한 상태'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진정한 강함은 마음의 파동을 부정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몽테뉴에게 있어 눈물은 인간이기에 흘릴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마음의 동요는 살아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것은 이 동요를 대하는 태도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슬픔과 불안을 억누르려 애쓰기보다, "지금 내 마음이 이토록 흔들리고 있구나"라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감정을 억압하면 그것은 언젠가 더 큰 폭발로 돌아오지만, 흐르는 눈물을 인정하며 관조할 때 비로소 우리는 감정의 파도 위에 올라탈 수 있다. 흔들림을 수용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다시 평온해질 준비를 마치게 된다.


2. 유연하지만 꺾이지 않는 버드나무처럼

가장 단단해 보이는 고목은 거센 태풍 앞에서 허무하게 부러지곤 한다. 반면 가느다란 버드나무는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기며 휘어질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다. 우리 마음의 자제력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마음의 동요를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되, 그 동요가 내 삶의 뿌리까지 뽑아가지 못하도록 다스리는 '유연한 힘'이 필요하다.


감정은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 내 존재 자체는 아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 뒤에 여전히 견고한 대지가 있듯, 감정의 소란함 너머에 있는 고요한 자아를 신뢰해야 한다.


결론: 나를 다스리는 자가 얻는 자유

"아무리 눈물이 흘러도 흔들리지 않으리라." 이 문장은 슬픔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슬픔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겠다는 엄숙한 선언이다. 외부의 충격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충격을 어떻게 소화하고 다스릴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감정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고통이 없는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소란 속에서도 스스로를 추스르고 다시 고요한 내면으로 돌아올 줄 아는 힘을 갖는 것이다. 오늘 하루, 마음이 유난히 요동쳤다면 스스로에게 말해주자.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고, 휘어질지언정 당신은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눈물은 흘러도 나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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