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밖, 아이들과 함께하는 30분

by newhoneymind




요즘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수업 중, 세션 중, 그룹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면, 어른 입장에서는 답답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는 어린 시절, 휴대폰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보다, 사람들과 서로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고 부딪히며 생활했던 것이 훨씬 일반적인 경험이었어서가 아닐까.


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세상과 경험은 많이 다르다.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처음으로 배우며 소통능력을 배워나가는 초등학교 시기, 아이들은 몇 년 동안 학교에 꾸준히 등교하지 못했고, 대신 집에서 원격 수업을 듣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대면으로 친구를 만나 놀며 서로의 눈과 표정을 바라보고 대화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지 못한 아이들에게 온라인과 스마트폰의 세계는 타인과 자신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만 소통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일반적인 것이 되었고, 더 나아가 화면 속 끊임없이 이어지는 콘텐츠로 자극을 느끼는 것 또한 그들의 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창작 활동’이나 ‘놀이’의 시간은 확연히 줄어들고, 쇼츠를 보거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되어버렸다.


알다시피 온라인 세상은 강력한 자극으로 가득하다. 몇 초 만에 핵심만 보여주는 빠른 영상 뉴스와 재미있는 콘텐츠들은 우리 어른들 또한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인데, 자기 조절 능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그 매력은 얼마나 더욱 강렬하고 오래 지속될까?


그렇기에 아이들은 스마트 폰 밖의 세상 속 다양한 방법을 통해 건강한 자극에 노출되는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에겐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을 만큼 흥미롭고, 더 관심을 끄는 즐거운 활동들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감각기반 미술 재료를 주어주고 활용하는 활동이 좋은 예다. 예를 들어, 각양각색의 셀로판지와 물감, 모델매직, 소파 패브릭 샘플, 폼폼, 입체 보석 스티커, 여러 가지 향의 에센셜 오일 등의 다양한 재료들— 어느 정도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것들을 쥐어주고 한두 개를 선택하도록 도와주어보자. 머뭇거리고 시작을 못한다면, 어른들이 먼저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며 솔선수범 재료들을 사용하는 과정을 보여주거나, 여러 아이디어들을 던져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아이들의 손끝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뇌에도 긍정적인 경험을 안겨준다. 아이들은 재료들을 만지고 분류하고 비교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법을 배우고 감각 통합을 경험한다. 색을 고르는 과정에서는 자기표현과 감정 표현을 배울 수 있다. 부드러운 모델매직을 만지며 안정을 찾거나, 반짝이는 보석 스티커들을 떼어 붙여가며 가벼운 자극을 경험하기도 한다. 아이가 고른 색과 소재의 패브릭 샘플 윗면에 아이가 직접 선택한 향이 나는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려 보자. 그 후 그것들을 빈 박스에 붙이고 자기만의 박스로 만들며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켜 보자. 촉감을 느껴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천을 자른 후 붙여보는 과정 등은 오감을 겸비한 창작 활동과 감각통합을 통해, 집중력과 정서안정을 향상하고 몸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도록 한다.


물론 아이마다 선호하는 촉감과 향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재료는 아이에게 불편함이나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아이가 어떤 재료에 반응하고 즐거워하는지를 관찰하고, 탐색해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거창한 재료가 아니더라도 일상 속의 다양한 소재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완벽하게, 예쁘게' 혹은 ‘결과가 잘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창작 활동은 “나를 표현해 보는 과정이며, 맞고 틀림의 절대적인 답은 없다”는 것을 ‘꼭’ 알려주어야 한다. 나는 세션에 오는 학생들에게 이 공간과 시간은 작품에 점수를 매기는 학교 미술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려 줌으로써, 남들에게 보이는 것보다 자신만의 색깔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들의 긴장과 완벽주의를 완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놀이' 또한 좋은 예이다. 예를 들어 보드게임과 카드게임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정서적 능력을 기르고 자기감정 조절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상대방을 응원하는 법, 이겼을 때 축하하는 법, 졌을 때 그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법, 화를 다스리는 법, 그리고 여러 명과의 놀이를 통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미국의 여러 연구와 학술지에서도 아이들 연령대에 알맞은 보드게임과 카드게임 등의 '게임놀이'가 그들의 사회정서 능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한다. 특히 사회적 기술과 자기 조절 능력이 미숙한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해보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놀이 중 다양한 상황 속,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 상대방의 턴을 존중하는 법 등 어른들이 앞서 건강하게 '모델링'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협력하는 법을 훨씬 안전하고 즐거운 방법으로 배워나갈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기는 것은 '통제'가 아니라 '새로운 경험'이다. 오프라인 세상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어른들부터 먼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들과 함께 손끝으로 미술 재료를 만져 보는 시간, 즐거운 놀이를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루틴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일주일에 한 번 45분-- 아니 30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시도해 보자. 그 작은 시간이 모이면 결국 아이뿐만이 아닌 가족의 관계까지 더욱 단단하게 깊어지게 만들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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