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민을 부러워하지 마세요.
나로서는 참으로 달갑지 않은 이 이분법적 논리를 나 스스로 적용하는 이유는, 나는 이미 알기 때문이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다는 것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까, 나는 이민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의 행복은 한국에 있는 그대와는 다르게 매우 보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꽤 자주 접하면서, 왜 나의 이민이 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정말 친했던 사람들도, 이민 가서 좋겠다, 부럽다, 미국은 살기 좋잖아, 라며 나의 삶이 그들보다 편해야 하고 행복한 게 당연한 듯이 쉽게 쉽게 말하는 것을 보면, 으응, 이라고 답하고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왜 나의 행복이 미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당연시되어야 하는지. 왜 행복하려고 애쓰는 나의 노력은 무시당하는지. 미국이란 나라가 내게 보장해준 행복이 무엇인지 정말 알고는 있는지. 이미 짙은 편견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이었다. 맞다고, 난 행복하다고. 정말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그러다 보니 외로움이 짙어졌다.
내가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있는 한국은, 내가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는 내가 믿었던 나의 사람들은, 나를 그저 행복을 찾아 떠나서 지극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 정도로 보았고, 그런 그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면 어리광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자, 그들에 대한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아지고 말았었다. 온전히 이해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이 모르는 나의 인생을 함부로 평가하는 것이 싫었고 그럴 말미를 주는 것 자체를 주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그저, 사무치게 외로워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는 분명 더 넓은 세상이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이나 경험이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나의 일상이 공감을 얻고 누군가에게 위안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다시 정말 편안한 친구를 만난 듯이 반갑고 기뻤다. 글과 사진으로만 만나는 나를, 나를 잘 모르고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가 그저 따뜻하게 봐준다는 것을 알게 되자 무척 신이 나고 기뻐졌었다. 이런 시간들이 짧지 않은 동안 쌓여 오면서, 나는 나의 글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는 것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말았고.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내가 사랑하던 놀이, 글 짓는 놀이를 다시 하기 시작했고, 비로소 당당하게 나는 행복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민을 왔기 때문에, 미국에서 살기 때문에 얻은 행복이 아닌, 내가 나로 살기 때문에 얻은 행복. 나는 지금도, 그 행복을 위해서 이 글을 쓴다.
원효대사 해골물의 논리
원효대사님의 해골물 일화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해골물인 줄 모르고 마셨던 물은 달았고, 메말랐던 목을 촉촉이 적셔준 귀한 물이었던 것처럼.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믿는다.
나는 때론 깊이 불행하지만 나의 행복한 순간이 더 빛이 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산다. 그 사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를, 여기에 담아 가고자 한다. 그래서,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만약, 나의 경험이 줄 수 있다면-, 해외취업이나 이민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호기심의 해소를, 무엇보다 이 가파른 세상에서 웃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잔잔한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꼭 웃을 거니까, 이토록 가파른 세상이지만.
이 길에,
나와 동행할 이들을 이 공간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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