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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아이스타일 Jan 10. 2017

라스트에 관하여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해요'

과거에는 신발 만드는 모든 제조 과정을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했지만 요즘은 기계화는 물론 과정은 더욱더 정밀하고 디테일하게 세분화되어 신발은 더욱 정교하고 실용성까지 더했다.

[구두의 라스트]

구두는 종류에 따라 여러 조각의 가죽이나 특수한 천등의 소재로 발을 감싸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사람의 발은 입체적이기 때문에 가죽 한 장만으로 신발을 완성할 수 없다. 여기에 어떤 발 모양에 맞추어 제작했는지에  따라 외관상 보이는 디테일이나 신었을 때 느껴지는 착용감, 편안함도 많이 달라진다. 각 나라별 브랜드에 따라 구두의 모양(Shape)이 다양한 이유도 발 모양에 큰 비중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발 모양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니 구두의 모양은 더욱 다양해지고, 처음부터 편한 착용감으로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합리적으로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선택이 가능한 걸까?                                  

아니면...

구두의 모양은 갈수록 외관상 디테일이 같아지고 불편한 착용감을 내발에 편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신발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다들 한 번쯤 '신다 보면 늘어나겠지... 이 정도 값이면 그냥 신을만해...' 과연? 왜? 유독 신발에 관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발의 역사가 짧아서? 


아니다.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신발이 없었고 따라서 착화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기는 구매의 현명한 판단이나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왜?라는 이유만큼은 정확하게 설명하는 게 나의 바람이자 목표다


라스트- 「나무틀」 또는 「신발 틀」. 신발을 만들기 위한 원형으로, 나무나 합성수지, 금속 등을 발 모양에 기초하여 조형한다. 신발의 디자인이나 기능 등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 또한 신발의 모양 그 자체를 가리킬 경우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라스트 [last] (패션 전문자료 사전, 1997. 8. 25., 한국사 전연 구사)


구두는 대부분 이 틀을 기준으로  제작하게 된다. 이 틀(라스트)은 구두 제작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위에서 언급한 데로 구두에서 라스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나 라스트를 제작해야 하는 걸까?  라스트를 제작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맞춤신발(BESPOKE SHOES) StartFragment‘Been Spoken For’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시작, 대중적 신발은 이미 똑같이 만들어져 있거나 기존 신발에 고객의 발을 맞추어 가는 것이라면, 맞춤 신발은 처음부터 의뢰인(Client) 중심의 발 형태에 따라 신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먼저 원하는 신발의 모델 모양을 선택하면 마스터 제화공은 심미적(아름다움)인 부분을 고려해 정확한 발 모양, 체적, 너비 및 발바닥의 체중 부하 영역을 측정한 뒤, 측정된 발 모양과 선택한 신발의 모양을 고려해 다양한 가죽을 제안, 의뢰인은 가죽의 유형 등 기타 세부 사항을 선택 설계한다.


제조사의 마스터 슈메이커(master shoemaker)는 측정된 발 모양을 틀(라스트)로 제작한 뒤 의뢰인의 설계한 모양을 틀(라스트) 위에 신발로 제작한다.


[의뢰인의 라스트]


*주문 신발(ORDER SHOES)은 클래식 패션의 현대적 실용성과 합리적 가치주의에 의해 생성, 트렌드에 맞는 제작 방식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스타일과 브랜드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신발 모델 모양을 기반, 변형할 수 있는 세부 사항(소재, 바닥창, 컬러)의 다양성을 부여받은 범위 내에서 자신만의 주문제작 즉 브랜드 수제화를 제작한다. 여기에 또 다른 이유라면 자신의 발모양나 사이즈가 브랜드의 기성 신발에 맞지 않는 경우 발 모양에 맞는 라스트만을 주문 제작하여 브랜드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신발 모델 모양의 심미적인(아름다움) 부분에 최대한 맞게 제작하는 것이다.


[세부 사항]





*맞춤신발과 주문 신발의 확실한 차이점은? 맞춤신발은 처음부터 의뢰인 중점으로 다양한 신발 모델의 모양 선택부터 라스트를 만들어 신발로 제작한다. 이에 비해 주문 신발은 브랜드와 소비자의 합리적 가치와 실용성 중점으로 현대적 트렌드에 맞게 제작한다. 물론 맞춤 신발 제조 브랜드만이 주문 신발 제작도 가능하다. 


물론 틀에 맞춘 대량 주문 신발 제작은 맞춤신발 제조 브랜드가 아니어도 가능하지만 이미 틀에 맞춘 주문 신발 생산이라면 위에 언급한 주문 신발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고급 기성 신발(NOBLE READY-TO-WEAR)은 신발 제조 브랜드의 맞춤신발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전문 지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발의 형태와 크기에 맞는 라스트의 정밀 사이징을 평균 데이터화하여 고 퀄리티의 공법이나, 한정된 소재 등, 브랜드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고급 기성 신발 모델 모양으로  제작한다.


[다양한 고급 기성 신발]



맞춤신발이나 주문 신발 외에는 직접적으로 내 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라스트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발에 꼭 맞는 편한 착용감이나 합리적인 실용성과는 전혀 무관한 것일까? 


사람들이 맞춤신발이나 주문 신발 외에 편하고 합리적인 실용성 등 자신의 가치 기준을 근거로 좋은 구두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맞춤신발의 제작은 신발제조 브랜드만이 가능하다. 맞춤신발 제작은 위에서 설명 한데로 신발 제조 기술외 숙련된 제화공의 오랜 노하우와 장인정신, 제조 브랜드의 연구 개발, 제조 기술의 발달 등이 필요하다. 맞춤신발은  제조 브랜드 신발에 대한 숙련된 제화공의 완벽한 제화 기술과 완성도의 형태다. 


오랜 제화공의 길을 걸어온 숙련된 제화공이나 마스터 제화공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그 누구도 판단할 수는 없다. 사전적 의미의 제화공처럼 (제화공: 구두 따위의 신을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지금도 제화공들의 구두 만드는 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간혹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신발 제조 브랜드중 맞춤신발(Bespoke shoes) 제작을 해외 본사에서 직접 방문하여 진행하는 신발 제조 브랜드도 있다. 국내를 방문한 해외 수석 슈메이커들은  한국의 맞춤신발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신발 제조 브랜드의 제화공이라면 모두 고객의 발 사이징을 할 수 있을까? 


그 브랜드만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라스트에 대한 지식적 노하우와 경험, 핏감 등에서 오는 연륜과 감각은 물론, 고객의 발 형태에 가장 적합한 신발 모델의 라스트에 대한 심미적 안목으로 무에서 유로 만들어 가는 일은 매우 특별하고 중요한 일이다. 맞춤신발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 한다면 고객, 샵 마스터, 제화공 그리고 신발 브랜드의 역할은 확실하게 구분 지을 수 있다. 


       [마스터 슈메이커]                                                            


신발제조 브랜드는 맞춤신발의 오랜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편안하고 우아한 고객 중심의 신발을 기성화로 제작하여 제공 하기 시작했다. 


맞춤신발의 데이터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를 브랜드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신발 모델에 적용시켜 모델별, 사이즈별 새로운 라스트로 연구 개발, 기성화에 적합하게 리사이징 표준화하여, 맞춤신발이나 주문 신발이 아닌 기성화(주문을 받지 않고 일정한 기준 치수에 맞추어 미리 지어 놓고 파는 구두)로 다양한 컬렉션에 반영, 제작한다.


[기성화]


신발제조 브랜드의 기성화는 브랜드만의 고 퀄리티 공법이나, 한정된 소재 등, 브랜드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신발에 따라 고급 기성화로 따로 제작하거나  쎄컨(보편적 소비를 위한) 브랜드로 제작하기도 한다.




형태(라스트)는 하나인데 작은 디테일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신발이 된다는 것이 신발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패션 아이템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무한한 디테일의 능력을 가진 패션 아이템에 나 역시 그동안 너무 무감각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 


그동안 합리적 가치에 대한 많은 이야기와 생각은 타인이 아닌 자신에 대한 합리적 가치! 늘 매사에 무슨 일이든 타인의 시점이 아닌 나 자신의 시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여 결정하다 보니 때로는 맞고 때로는 틀릴 때도 있었다. 
라스트에 대하여...  참으로 많은 고민을 하다가 쓰게 되었다... 시작은 했지만 쓰면서 많은 고민을 하다보니 많은 시간도 흘렀다... 
생각은 나 자신의 시점이라고 했지만 자꾸만 타인의 시점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의 초점...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과정 역시 나 자신의 시점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 생각이 끝나지 않는걸 보면... 
내가 존경하는 마스터 슈메이커 김유성 선생님의 평소 말씀과 신발에 대한 열정을 지켜보면서 늘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합리적 가치! 
차암~~~ 닮았구나... 나는 개인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참으로 힘들고 어렵다... 정말 참으로 힘들고 어렵다... 


발 모양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니 구두의 모양은 더욱 다양해지고, 처음부터 편한 착용감으로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합리적으로 다양하게 선택 구매가 가능한 걸까?      


신발제조 브랜드들은 다행히도 클래식 패션의 현대적 실용성과 합리적 가치주의의 부흥을 기대하며 절대 변하지 않을것 같던 브랜드조차 고객의 구매 욕구 트렌드에 맞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신발을 제작 하기 시작했다.


[유행이 멋진 것은 유행이 부리는 변덕에 지친 사람들이 결국 본질을 향해 질문하는 시점이 온다는 것입니다. ‘Back to the Basic’. 다시 우리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시점에 봉착해 있다고 봐요. 일상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입고 먹는 행위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는 세대가 될 것입니다.  

출처 -패션 큐레이터&칼럼니스트 김홍기]



*라스트 조언 - 마스터 슈메이커 김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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