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도 없이 안식년] 강제 칩거 생활

발목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이어진 칩거 생활

by 소소롱

2025년 7월, 나의 하반기는 발목 골절(+인대 완전파열)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1개월 넘게 강제(?) 칩거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 갔다가 발목을 다친 지 어느덧 5주. 한 주에 한 번 병원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5주 동안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매주 x-ray를 찍고 경과를 봤는데, 너무 심하게 다쳐서인지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 그래도 한 달이 지났으니 깁스를 풀고 생활을 해 보라고... 체외충격파 치료에 신경 주사, 물리치료까지 받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깁스를 풀고 조금씩 체중을 싣고 걷는 연습을 했다. 마치 걷는 방법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뒤뚱뒤뚱 걷다가 이틀 정도가 지나니까 여전히 느리지만 아주 조금은 정상 어른의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너무 찰나의 순간이라 기억은 희미하지만, 외국 여행 중에 버스에서 내리다가 발목 골절을 당한 그 순간이 다시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다. 한 번 이렇게 심하게 다치고 난 후에는 더욱 쉽게 다치게 되기도 하고 조심하지 않고 또 다치게 되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데. 일단 이번에 수술 단계까지는 가지 않아 다행이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답답하다. 몸도 마음도.


이제는 경력 공백기가 2년 가까이 되다 보니, 사실상 기존 경력을 살리는 것이 가능한가 의문이기는 하다. 뉴스에서는 30대까지도 희망퇴직이 대거 이뤄지고 있다고 하고,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 채용공고도 거의 없다. 이전과 다르게 헤드헌터로부터 제안을 받는 숫자도 급감했고, 간혹 제안을 받아도 자격요건에 명시된 경력에 부합하지 않는 것만 온다. 가뭄에 콩 나듯 맞는 자리가 있어 지원을 해볼까 싶다가도 이사 온 동네에서는 아주 먼 곳. 합격만 한다면 월세집을 구해서 나갈 수도 있다지만, 당장은 움직임이 불편하니 혹여 감사하게도 면접 기회를 주신다 해도 면접을 보러 가는 것마저도 안전하게 잘 다녀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한쪽으로만 체중을 싣고 다녔더니 작년 가을에 다쳤던 반대쪽 무릎에도 통증이 시작되고, 이제는 발목까지 내려왔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으니 허리와 골반도 아프고, 발목에 무리가지 않게 하려다 보니 팔목도 아프다. 퇴사 직후 급성치수염을 앓고 뿌리까지 쪼개진 이를 제거, 지난해 임플란트를 했는데, 올봄에 다녀온 치과 정기검진에서는 치아 교정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가 서로 맞지 않아서 간혹 씹다가 으드득 소리 나는 부분을 말씀드렸더니 교정이 필요하단다(이제 내일모레 마흔인데). 회사 다닐 때는 몰랐던 병(?)들이 하나씩 여러 개가 튀어나오니까 온갖 시련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듯한 느낌.


병원 외에는 집에만 있으니 (돈을 거의 쓰지 않음)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늘기는커녕 통장 잔고는 줄어만 드는 현실에(+앞으로 병원비로 더 들어갈 예정) 조급한 마음이 든다. 이러려고 퇴사를 했던 것은 아닌데… 4주면 나을 수 있는 줄 알았건만 아직도 낫지를 않으니 이제 곧 이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모든 일들이 이렇게 여러모로 꼬이고 꼬일 수도 있는 것이구나 싶다.


지난 몇 개월간 그토록 바란 ‘안식년 종료' 글 포스팅은 아직도 많이 남은 것 같으니, 뭔가 이래저래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빨리 건강 회복부터 하기로…

(+ 이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집은 정리가 될 예정이니 독립생활 마무리 글은 그래도 조만간 올리기로 하고)


x도 없이 안식년 1년 9개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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