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하루의 흡족함 두 근
발버둥 치고 살다가
힘에 부치면
손을 놓고 그만 살고 싶어졌다
몸부림치며 살다가
아등바등 부딪히면
살고 싶지 않은 이유도 묻힌 채
하루는 어깨너머로 밀쳐졌다
살다 보니
예까지 온 닳은 걸음에
단내가 나고 고무 탄내가 났지만
누려보지 못한 오로라가 만나졌다
아직은 들뜰 만한가 보다
신세계가 아직 남았다며
등을 떠미는데
나는 아직 나로 있다
숨 쉬는 동안은
고단하고 고뇌한 삶을 살았다는 건 잘 버팅겼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막 달리다시피 살아오니 언덕 위에 고지가 저만치 있더라. 내가 꽂을 깃발의 자리가 남아있더라. 그것이 보이더라.
어제 온 내담자는 상당히 동안인 45세인데 본인의 다음 진로 결정과 부인이 요구하는 이혼 문제로 고민이 있었답니다. 20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네 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폭력을 쓰지 않는 선한 보통의 가장이었지요.
아내가 요새 와서 갑자기 버럭버럭 화를 내고 식탐이 강해서 종일 먹어댄다고 했어요. 상황을 더 깊게 들어가 보니 아내는 50대 중반의 친정엄마가 팔에 담배 땜질도 여러 개 있고 없어 보이는 날나리과라고 합니다. 남편도 여럿이며 아직도 칼을 들고 자기들끼리 크게 몸싸움을 한다고 했지요. 아내는 친정엄마와 통화로 자주 다툰다고 했어요. 왜 그렇게 살며 나는 뭣 때문에 낳냐고 분풀이를 한다며 안 됐다고 하네요.
둘이 이혼할 빈틈이 없어 보이니 부부 같이 신경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꾸준히 받아보라고 권했답니다. 한 사람이 아프면 같이 오게 되는 통증이 있게 마련이죠.
아내가 사 날라서 돈이 모이지 않았으며 처음에 본인이 자취하는 곳을 찾아온 아내는 집을 빨리 뛰쳐나오고 싶었던 모양이었다고 해요. 이혼은 부인이 자꾸만 서두르는데 살집도 많고 능력도 되지 않는 아내를 되려 염려했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자식을 적게 낳을 건데 속상하다고 했어요. 두 부부가 잘 살기를 바라면서 힘을 심어주어 보내고 제가 살아온 과정을 돌아봤지요. 힘들다는 고통은 있었으나 여기까지 버팅기고 살아온 나 자신이 스스로가 대견스러웠죠.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역경을 잘 딛고 일어섰구나를 위안 삼았어요. 많이 힘드신 분들도 잘 이겨내시기 바라는 차원에서 이 글을 쓰게 됐답니다.
상담자 중에는 형제와 맞지 않아 중학교 졸업 후 집을 뛰쳐나와 막노동을 전전하다 노숙인 생활을 7년 한 분이 있어요. 지금은 수급자 생활로 영위하며 팝송을 늘 귀에 대고 다니시죠. 각자의 자리에서 잘 이겨내면 쨍하고 해 뜰 날이 있을 줄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