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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룩스 Feb 06. 2020

컬러 너머의 컬러

2020 팬톤 올해의 컬러, 클래식 블루 Classic Blue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그해의 트렌드가 나타나고, 전문가 집단은 이를 예측·분석하여 대중과 공유한다. 사전적으로 ‘경향이나 동향, 추세 또는 단기간 지속하는 변화나 현상’을 의미하는 트렌드는 사회, 패션, 식품, 산업, 광고 등 포괄적 영역에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며 시대를 선도한다. 그 가운데 디자이너 또는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특히 더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 바로 ‘올해의 컬러’이다.


그래픽아트 분야의 색상 매칭에 혁신적인 색상 시스템을 개발한 세계적 기업 팬톤(PANTONE)은 ‘팬톤 컬러’, ‘팬톤 컬러칩’ 등으로 자체의 공고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기업으로, 2000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당해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올해의 컬러’, 과연 어떤 기준으로 선정 되며 그 영향력은 어떨까.


팬톤 컬러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색채언어’로 불리는 만큼 팬톤에는 컬러 연구소(Pantone Color Institute)와 색채 전문가 집단이 모여 있다. 그들은 매년 디자인, 영화, 푸드, 패션, 예술,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소비재, 여행, 스포츠 및 기술 등 폭넓은 분야의 조사와 분석을 진행한다. 이렇게 도출된 데이터 결과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종합 후 올해의 컬러가 결정, 발표되는 것이다. 이는 다수 업계의 제품 개발, 디자인 및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세심한 선별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올해의 컬러가 발표되는 순간, 대기 중이던 수많은 기업이 즉각적인 제품 판매를 시작하는데, 특히 패션이나 코스메틱 업계들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팬톤 컬러를 활용해 마케팅할 경우 트렌디하고 세련된 느낌을 강조할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도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2020년 올해의 컬러는 클래식 블루(PANTONE 19-4052 Classic Blue)으로 선정됐다. 차분하고 심플한 클래식 블루는 ‘휴식의 색’으로 평화로운 반면, 집중력을 돕는 색상이다. 팬톤 컬러 연구소의 이사인 리트리스 아이즈먼(Leatrice Eiseman)은 “신뢰와 믿음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서 드넓고 무한한 밤하늘이 연상되는 클래식 블루는 우리가 우리의 생각을 확장하도록 격려하며,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하고, 우리의 관점을 높이고, 의사소통의 흐름을 열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날로 발전해나가는 기술이 인간의 능력보다 앞서가며 서로 경쟁하는 시대를 떠올려본다면, 편안한 상호작용을 연상하게 되는 클래식 블루가 어떤 메시지를 제공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사람들은 ‘디자인’을 떠올릴 때 이미지나 형태 중심으로 그려내곤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컬러이다. 같은 형태의 디자인이라도 어떤 컬러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디자인 전문 기업 뉴룩스는 트렌드뿐 아니라 각 컬러가 디자인 및 사용자의 심리에 작용하는 원리 등을 철저하게 고려하여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용한다. 즉, 흘러가는 시대적, 문화적 분위기와 그 가운데 지향해야 할 가치를 동시에 고민함으로써 단순한 디자인 요소로의 컬러를 뛰어넘어 ‘정서’ 또는 ‘시대정신’으로서 작용하도록 하여 디자인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팬톤 올해의 컬러가 디자인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굳이 매이거나 제한받을 필요도 없다. 디자이너는 컬러 사용에 앞서 세상의 흐름과 큰 이슈들을 민감하게 관찰하며, 트렌드를 파악하되, 따라가고 모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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