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두 가지 과제

by 백건

인생의 두 가지 과제

찰리 멍거는 ‘거꾸로 생각하기(Invert, always invert)’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 모델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공군 관제탑에서 근무했던 젊은 시절, 비행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악의 상황인 ‘어떻게 하면 조종사를 죽일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다고 한다. 그가 내린 추락의 원인은 대체로 두 가지로 수렴되었다. 첫째는 icing, 즉 날개나 프로펠러가 얼어붙는 문제였다. 둘째는 연료 부족이었다. 멍거는 이 두 가지를 피하기 위해 철저히 대비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를 묻기보다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을까’를 먼저 물었던 것이다.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를 묻기보다,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을까’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렇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로 수렴된다. 첫째는 생존의 문제, 즉 일이다.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자유로울 수 없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며 자아를 실현하는 무대다. 프로이트가 말한 것처럼, 인간의 성취와 만족감의 상당 부분은 ‘일’에서 온다. 일은 우리가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립의 문제, 즉 사랑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숙을 “일하고 사랑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이는 단순한 낭만적 이유가 아니라 심리적 완성의 조건이다. 사랑이 없다면 일은 공허하고, 생계가 담보되지 않는 사랑은 맹목이다. 일은 삶을 지탱하고, 사랑은 그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


결국 찰리 멍거의 사고 패턴으로 인생의 문제를 거꾸로 뒤집어보면, 우리가 정말로 지켜야 할 것은 일과 사랑, 단 두 가지로 수렴된다. 일은 우리를 살아 있게 하고, 사랑은 우리를 인간답게 한다. 인생의 복잡한 변수들을 걷어내면, 남는 것은 심플하다. 일하고, 사랑하라. 그것이 인생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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