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5년, '최고의 복지'를 불평하기 전에

최고의 복지는 동료!

by 뉴나

스타트업을 다니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해외 인턴 기간을 제외하고 갓 2년 차였던 나는 참 뜨거웠다. 당시 맡았던 정치 도메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생소한 정치 용어 사전과 씨름하며 공부를 시작했고, 동시에 이전 도메인이었던 핀테크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꾸준히 여러 뉴스레터를 구독하며 뾰족하게 살고자 했다. 30명이 채 되지 않는 회사였기에, 늘 지식공유방에 "요즘 이게 트렌드래요." , “이게 우리 미래 먹거리예요!"라며 뜨겁게 공유하고는 했다.


심지어는 야근할때나 휴일일 때, 직장 동료들끼리 Zoom 미팅을 열고 포모도로(25분 집중 업무, 5분 휴식) 방식으로 각자의 업무를 쳐내며(!) 늘 성장! 성장! 성장!만을 외치던, 그야말로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복지'인 시절이었다.


2026년 지금. 대기업(이라고 보기는 좀 그렇지만) 에 입사해서일까, 아니면 나이가 점점 차서 그럴까. 사실은 잘 갖춰진 회사의 시스템에 내 몸을 너무 편안하게 맡겨버린 탓이겠지만 말이다. 주어진 업무를 매끄럽게 쳐내고 조직에 적응하는 스킬은 분명 늘었지만, 정작 나라는 개인의 성장은 어느 지점에서 멈춰버린 듯하다. 시스템이 나를 대신해 일해주기 시작하면서, 나는 정작 내 머리를 쓰는 법을 잊어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KakaoTalk_Photo_2026-01-26-14-23-25.jpeg 출처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나온 손종원 셰프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제가 일했던 미슐랭 3스타가 저를 3스타로 만들지 않더라고요."


그래, 회사의 거대한 명성이 결코 나를 대변해 주지 않는다는 걸 새삼스레, 이제야, 온몸으로, 체감한다.


언제부터 도태됨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는가? 긴밀하고 뾰족해지지 않았는가? 그 긴장된 상태가 곧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였지만, 지금은 허리를 의자에 깊숙이 기대며 의미 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지는 않은가? 마음 한편으로는 '그때는 20대 중반이었고 지금은 30대잖아! 체력도 상황도 다르지.'라며 합리화를 해보기도 한다. 30대에는 그에 맞는 또 다른 태도가 필요한 걸까, 아니면 내가 나를 너무 방치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를 너무 채찍질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래서 올해 30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금, 30대다운 방식으로 다시 나를 ‘업데이트’해보려고 한다. 20대의 '질주'와는 다른, 30대의 '성장'을 고민해 본다. 막연한 불안감을 이겨낼 재테크 공부를,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독서를, 개발 공부(자동화)하여 나 자체의 복지를 높여보고 싶다.


"덕 볼 동료가 없다"고 불평하기 전에, 다시 한번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복지 같은 동료'가 되기 위한 채비를 시작하려 한다. 거창한 선언보다는, 오늘 일단 의자에서 허리를 떼고 앉는 것부터가 그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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