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아빠

by 깡양

회사 건물 출입구 앞에 경고판이 세워졌다.

"이곳에서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지 마시오."

모이를 먹으러 비둘기들이 우르르 몰려 오니

누군가 항의를 한 모양이다.

경고판을 보고 있자니,

고등학교 때 선생님 한 분이 생각났다.



비둘기 아빠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에서

비둘기들에게 새우깡을 뿌려 주시던 그분은

역사 선생님이셨다.


머리는 늘 헝클어져 계셨고,

옷차림도 깔끔하지 못하신 편이었으며,

사교적이신 것과는 거리가 먼, 독특한 성격때문에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으셨다.


그래도

세계사와 한국사를 연결시켜 보는 법이나

동일한 역사적 사건을 색다르게 해석하는 법 등,

그 선생님께 배운 것들이 많다.


늘 민초들의 정신을 강조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분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실까?


답답하고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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