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 의원님 이게 뭡니까
허정미 더불어민주당 인천시 부평구의원 전 배우자 A씨가 세금으로 지급되는 전통시장 매니저 월급을 받아 챙겼던 사실이 드러났다.
허 의원은 해당 사업 계획과 예산을 직접 심의하는 도시환경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A씨는 2025년 5월부터 11월까지 부평구 전통시장 매니저 지원사업을 통해 매달 243만 원, 총액 1천701만 원을 받았다. 4대 보험 지원으로 매달 실수령은 227만 원(총 1천589만 원)이었다.
전통시장 매니저는 시장 상인회 행정인력 인건비를 세금으로 대신 주는 사업이다. 연간 사업비 12억9천500만 원 중 인천시가 예산 50%를 부담하고 부평구 40%, 상인회 10%를 쓴다.
올해 부평구가 지원한 전통시장은 9곳으로, 총 2억4천300만 원이 들어갔다. A씨는 이중 부개동 H거리 골목형 상점가 매니저로 일하며 급여를 수령했다.
H거리 일부인 부개3동은 허정미 의원 지역구다.
이해충돌방지법 5조는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공공기관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를 배제하도록 명시했다.
법상 사적 이해관계를 인지한 날부터 14일 이내 그 사실을 신고하고 회피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천만 원 이하 과태료에 처해진다.
부평구의회 ‘의원 행동강령에 관한 조례’도 본인 등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은 위원회 심의·의결을 회피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위반행위를 확인한 의장은 소명기회를 주고 징계 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허 의원은 A씨가 매니저로 근무하는 기간에도 위원장과 위원회를 운영하며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허정미 의원은 A씨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밖에 없다. 전통시장 매니저 주요 업무가 정부지원사업 신청과 관리이기 때문이다.
허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원회에서 심의한 사업 예산을 A씨가 따가는 구조였다.
2025년 2월 12일 도시환경위원회는 2025년도 상반기 주요업무보고(경제지원과 등) 안건 심사 회의 과정에도 ‘H거리상인회’와 관련한 내용이 나왔다.
부평구의회 도시환경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H거리상인회’와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
올해 H거리 상인회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공모사업 500만 원, 시장매니저 지원사업 770만 원, 전통시장 상인역량강화 지원사업 300만 원 등 부평구 예산을 가져갔다.
세 사업 모두 A씨의 업무였다. 이렇다보니 H거리 행사에 허 의원과 A씨가 함께 참여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인회가 지난 7월 23일 진행한 전복죽 나눔 행사에 허 의원과 A씨는 각각 지역구 의원과 상인회 매니저로 참석했다.
행사가 끝난 뒤 A씨는 자신이 기자로 일하는 매체에 허정미 의원의 참석 사실을 포함한 기사를 실었다.
A씨는 같은 달 30일 열린 우리마을 경제살리기 길거리 홍보행사에도 허 의원이 자원봉사자로 참석했다고 기사를 썼다. A씨는 상인회 매니저로 행사에 참여했다.
허정미 의원은 전 배우자 A씨가 전통시장 매니저로 채용된 이후에도 개인사업을 함께했다.
허 의원이 운영하는 한국교육컨설팅개발원 홈페이지 조직도에 A씨를 본부장이라고 소개했고, 개발원 블로그에 A씨를 소개하는 글에도 본부장이라고 썼다.
최근까지 수강생을 모집하는 공지의 문의처와 대표전화가 A씨 연락처였다. 지난달 22일 진행하기로 한 안전교육지도사 등 교육과정에도 A씨 연락처가 대표전화로 기재됐다.
이 공지를 등록한 주체는 한국교육컨설팅개발원장, 즉 허정미 의원이다. 뉴스하다 취재가 시작되자 조직도 본부장 직함과 수강생 모집 공지의 A씨 연락처를 지운 상태다.
뉴스하다 제작진은 지난달 19일 부개동 허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나오는 A씨와 마주쳤다.
A씨는 “(수강생 모집) 글을 올리긴 했지만 수강생은 한번도 없었다”며 “허정미 의원 업체에서 돈을 받은 적 한번도 없다”고 허 의원의 일을 돕는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같은 날 허 의원은 A씨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일을 돕는 대가로 A씨에게 금전을 지급하며 사무실도 함께 써왔다는 것. 그러면서도 A씨와 경제공동체는 아니라고 했다.
내가 학원 수업은 안해도 인터넷으로 하는 것도 있고 줌으로 수업하는 것도 있으니까. 그 사람이 전화받아서 나한테 연결해주면 줌 하고 또 얼마를 주고 그렇게 했다. 철저하게 남이니까 20% 주고 이렇게 한다. 지금도 그래요. 20%. 그 대신 내가 그 사무실을 우선 써라. 왜냐하면 내 전화도 받아, 교육은 전화도 받아줘야 되고 하니까. 강의 오는 것은 잡아서. 계속 블로그도 해주고 그랬잖아요. 그 사람이 다 해줬거든요. <허정미 의원 설명>
지난해 11월부터 H거리상인회는 사무실을 쓰는 대가로 매달 50만 원을 허 의원에게 줬다. 허 의원은 사무실을 내놓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A씨 의사를 물었다.
(사무실에) 돈이 자꾸 나가니까 작년 11월에 00사장한테 사무실 부동산에 내놔야겠다고 의논을 했다. 그때 (상인회에) 소상공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무실이 있어야했다. 00사장이 “누나 사무실 주인한테 말하지 말고 그냥 내가 누나 달세 반 주면 안 될까?”라고 했다. (중략) 이 사람(A씨)도 고민 했다. 내가 부동산에 사무실을 내놔버리면 이 사람도 갈 데가 없지. 집에서 해야 되니까. 당신 거니까 당신 알아서 해야지 그러더라고요. <허정미 의원 설명>
허정미 의원은 상인회가 돈을 지불하고 A씨가 그 사무실을 쓰는 상황이, 논란이 되자 사무실을 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A씨는 B신문사 기자로 활동한다. B신문사는 전국 지방정부에 먼지를 모으는 ‘집진시설’을 판매하고 있다.
부평구도 B신문사로부터 집진시설을 납품 받았다. 지난해 12월 수의계약을 맺었고, 계약금액은 895만 원이다.
공교롭게도 B신문사와 계약을 맺은 도시재생과는 허정미 의원이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도시환경위원회 소관 부서다. 허 의원은 지난해 7월 도시환경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허 의원은 도시환경위원장 선출 이전부터 지역구 일대 집진시설 설치를 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기사를 통해 허정미 의원은 “도심 속 공원을 ‘미세먼지 제로’ 인프라로 개선하기 위해, 비산먼지 저감장치 등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를 쓴 사람은 전 배우자 A씨다.
이 기사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다. ‘허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친환경 집진시설(PES) 1개는, 소나무 35그루의 ‘탄소흡수능력’과 같다’는 부분이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B사와 부평구가 계약을 맺은 이후인 올해 8월 11일 ‘집진시설 설치로 탄소 저감 및 비산먼지 해결 주민들 환호’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B사가 설치한 집진시설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으로 ‘집진시설 1개가 소나무 35그루를 심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썼다. 허 의원이 지난해 설치하겠다던 집진시설과 설명이 같다.
부평구와 B사의 계약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계약 당시 납품 예정일은 지난 3월 말이었으나 납품이 실제 완료된 것은 지난 9월 초였다.
제품의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1차 납품이 늦어졌고, 이후에는 일부 불량이 확인되면서 계약보다 5개월이 더 지나서야 납품계 제출이 완료됐다. 부평구는 B사에 지연배상금 115만 원을 부과했다.
지난 11월 24일 도시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계약 업체선정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성을 가진 타 업체가 많음에도 신문 발행 등을 종목으로 하는 사업자에게 납품을 맡겼다는 것. 이날 회의는 허정미 위원장이 진행했다.
허 의원과 A씨는 집진시설 납품 계약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A씨는 “제가 관여한게 아니고 저는 모른다”며 “특허를 받아서 유일하게 B사만 그걸 한다”고 부인했다.
허정미 의원은 “나도 몰랐고 나중에 물어봤다”며 “내가 관계가 됐으면 부서에서도 위약금이나 그런 걸 물으려고 했겠냐”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전 배우자 A씨가 지역구 내 전통시장 매니저로 지원한 사실도 몰랐다고 일관했다.
(A씨가) H거리 상인회에서 원래 형님처럼 지내던 사람인데 나는 (A씨를) 안 만나니까 매니저 하는 줄도 몰랐다. (중략) 몰랐는데 00사장(상인회 회장)이 이야기해 줬다. (중략) 두 부부가 나랑 주민자치회를 같이 했다. 그래서 누나 동생으로 지내던 곳이라서 외로울 때 갔던 곳. 걔는 완전히 첫 동생이기 때문에… <허정미 의원 설명>
상인회장과 각별한 사이에다, A씨가 허 의원 사무실을 쓰며 일을 돕고 있었음에도 이런 사정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
내년 사업에 대해 허정미 의원은 “제가 참 조심스럽게 매니저 이거 안 하고 다른 데 하면 안 되냐고 이야기 했다”며 “(A씨가) 그 얘기는 대답을 안 했다”고 지난달 19일 말했다.
사업 참여 중단에 대해 대답을 않는다던 A씨는 지난 11월 30일 돌연 매니저직을 사임했다.
뉴스하다가 허 의원 등에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를 취재한 지 10일 만이다. 계약기간은 12월 말까지로 한 달 남았다. A씨는 11월 급여까지 받아갔다.
부평구는 지난 6월 H거리를 비롯한 전통시장 11개소에서 매니저 지원사업 신청을 받아 인천시에 제출했다. 2026년 1월께 지원대상이 확정되면 올해와 같이 매달 매니저 급여가 세금으로 나간다.
구 관계자는 “상인회가 정식 공문을 보내 매니저가 퇴직한다고 알려 사직안을 처리했다”며 “내년 사업은 아직 선정여부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A씨의 참여 여부는) 지금 시점에서 답변할 사항은 아니”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물론 지역구다 보니까 남들이 오해할 소지도 있다”며 “(이해충돌 논란이 일어난 이유로) 제가 보기에는 의원들끼리 안좋은 감정이 있는가 판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죽어라 일을 해놓고, 그 사람(허정미 의원)한테 밥 한끼 얻어먹은 것도 없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터지나”고 했다.
허 의원은 “내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면 (몰라도), 이거 꼴랑 동네 일하는데 그 열심히 일하는 사람한테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참았는데 이제 저도 고발하고,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정미 의원이 “고발하고, 다 하겠다”고 말한 배경에는 홍영표 전 국회의원과 관련 있다. 허 의원은 홍 전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이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로 옮겼을 때 허 의원은 함께 가지 않았다.
이로 인해 허정미 의원은 당시 홍영표 전 의원과 함께 탈당해 현재 부평구의회 무소속으로 있는 일부 의원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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