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박선원 지역구서 벌어진 징계안 부결

[선택, 지방정부] 인천시 부평구의회 민주주의 촌극

by 뉴스하다

‘풀뿌리 민주주의 최전선’을 자처하는 지방의회가 자가당착에 빠졌다.


인천시 부평구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허정미 의원의 징계를 의결해놓고도, 본회의에서 부결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징계안에 찬성한 것에 비해,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반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부평구의회는 지난 16일 허정미 의원 징계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7표, 반대 6표, 무효 2표로 부결했다.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재석의원 15명 중 과반수 동의가 필요했으나, 그 문턱을 1표 차이로 넘지 못했다.


해당 안건은 윤리심사자문위원회(참석위원 4명)와 윤리특별위원 8명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됐다.


징계요구서를 제출한 의원을 포함하면 최소 9명이 징계안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안건이다. 윤리특위는 지난 6일 3차 회의를 열어 허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공개 사과’로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본회의에서는 찬성이 고작 7표에 그쳐, 윤리특별위원 수보다도 적은 인원이 징계안에 찬성하는 모순된 결과가 나왔다.


해당 표결은 비밀투표로 진행됐지만,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징계안에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회의에 앞서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이는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넘어,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자기부정’에 가깝다. 윤리특위라는 제도를 당내 논리로 무력화한 것이기 때문.


이와 관련해 지역위원장인 노종면·박선원 민주당 국회의원을 향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민주당 부평구의원들이 마치 당론처럼 허정미 의원 징계안에 반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최소한 묵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image-23.png?resize=800%2C450&ssl=1 더불어민주당 노종면(부평갑)·박선원(부평을) 국회의원이 후보시절인 2024년 3월 부평구청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선원 의원.


특히 허 의원의 징계안은 공직자의 윤리 문제를 정치적 이해관계와 분리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검토까지 거친 사안이다. 변호사 등 외부 인사들이 참여해 ‘공개사과’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결과가 뒤집힌 것은 당적이 민주적 절차와 윤리보다 우선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주민 대표로서의 책무보다 내부 보호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익성 의원은 부결 직후 의사발언에서 “징계를 요구한 의원이 있고, 윤리특별위원 8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서 본회의에 상정했으면 최소 9명은 찬성해야 맞다”며 “기표소 안에 들어가서 아무도 안 본다고 양심을 팔아서 의사 표시하고 나오면 속이 편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의원 전체의 명예를 실추하는 행위가 추후에 재발되지 않도록 각자 의원들께서 애써주기를 바라고, 오늘 이 안건 투표결과는 해당 의원의 무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양심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공천 때문에 부평구의원들이 소신껏 투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익성 의원은 “이 시기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공천에 여러 영향이 미칠 수 있는 시기임에 틀림 없다”며 “그러나 당의 공천을 받고 당선되는 것, 한 번 더 (의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의정활동에 어떤 족적을 남기는 가가 더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일부 부평구의원들은 허정미 의원을 징계하고자 안애경(민주당) 의장에게 윤리특위 개최를 요구했으나 무산됐다.


허 의원은 이번 징계 결정이 내려진 비리 의혹(전 배우자 산하기관 채용 관련 사건)말고도 이해충돌 등으로 징계를 위한 윤리특위 개최가 논의됐었다.


이처럼 다른 사건으로 허정미 의원 징계안을 윤리특위에서 의결하려면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최해야 한다. 부평구의회 스스로 단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부평구의회도 이번 허정미 의원 징계 사건을 하나의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지난 17일 부평구의회 운영위원회는 상임위원장 불신임 의결 규정이 담긴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상임위원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을 때 불신임 의결할 수 있다. 의결하면 상임위원장은 해임된다.

image-8.jpeg?resize=800%2C534&ssl=1 허정미 부평구의원. 부평구의회.


허정미 의원 전 배우자는 부평구시설관리공단 기간제 노동자를 뽑는 서류심사에서 공동 꼴찌였으나, 면접 공동 8위로 합격했다.


또 전 배우자는 2025년 5월부터 11월까지 부평구 전통시장 매니저 지원사업을 통해 매달 243만 원, 총 1천701만 원을 세금으로 받았다.


허 의원은 전 배우자가 전통시장 매니저로 근무한 사무실인 상인회 식당에서 총 11차례에 걸쳐 243만7천 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이 중 전 배우자의 근무 기간에 네 차례 방문해 119만2천 원을 결제했다.


부평구시설관리공단과 전통시장 매니저 지원사업은, 허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도시환경위원회가 일부 예산과 사업을 심의하고 있다.


허 의원은 전 배우자가 기자로 일하는 언론사의 신문을 구독하겠다고 의회에 요청했다. 허 의원의 요청을 포함해 부평구의회는 1년 간 매달 1만7천 원씩 주고 3부를 구독했다. 이 언론사는 부평구의 ‘집진시설 납품 계약’을 수주했다.


허 의원은 윤리특별위원회와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출석해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징계가 결정되는 지난 16일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허정미 의원은 <매일뉴스>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여러 차례 설명과 확인 절차가 있었다”며 “담당 공무원들도 해당 사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고 전해졌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개인에 대한 의혹이 확대되고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이른바 ‘카더라식 이야기’와 왜곡된 기사들이 여러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확산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허정미 부평구의원 관련 의혹 제기 및 징계 추진 경과>

2025년 11월 23일 : 김숙희 의원 부평구 전통시장 매니저 지원사업 관리 소홀 지적.

2025년 12월 3일 : 뉴스하다 ‘허정미 부평구의원 전 배우자 세금으로 월급 수령’ 보도.

2025년 12월 26일 : 부평구의회 앞에서 허 의원 사퇴 요구하는 시민 1인 시위 .

2026년 1월 26일 : 정한솔 의원 의정자유발언으로 허정미 의원 이해충돌 및 특혜 의혹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 개최 요구. 뉴스하다 ‘허정미 부평구의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 윤리특위 열리나’ 보도.

같은 날 허정미 의원 신상발언을 통해 이창호·홍봄 기자와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는 경찰에 고발돼 있다고 발언(확인 결과 허정미 의원은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두 기자 처벌 원한다고 진술함).

2026년 1월 말 : 일부 의원들 징계안 회부 시효가 지났다며 윤리특위 개최 요구 묵살.

2026년 1월 28일 : 임시회 상임위에서 부평구시설관리공단 기간제 채용 관련 질의.

2026년 2월 6일 : 윤리특별위원회 동의로 허정미 의원 징계안 제출. 본회의에서 윤리특위 회부.

2026년 2월 9일 : 뉴스하다 ‘실기 꼴찌가 공기업 합격, 허정미 부평구의원 전 배우자 채용 의혹’ 보도.

2026년 2월 20일 : 1차 윤리특위. 윤리위 일정채택과 관계자 출석 요구.

2026년 2월 24일 : 2차 윤리특위. 허 의원과 전 배우자 이해충돌 의혹 관련 시설관리공단, 구 관련 부서 질의 답변.

2026년 3월 3일 :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개최. 외부 위원들 검토 결과 허 의원 징계 수위 ‘공개사과’로 권고.

2026년 3월 6일 : 3차 윤리특위.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권고 존중해 허 의원 ‘공개사과’ 의결.

2026년 3월 16일 : 허정미 의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윤리특위가 의결한 징계안 본회의에서 부결. 이익성 국민의힘 의원, 부평구의원 전체 공개 질타.

2026년 3월 17일 : 의회운영위원회 ‘상임위원장 불신임(해임) 의결 규정’ 포함 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부의하기로 의결.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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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hada.org/4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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