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로 차린 밥상
| 법카로 차린 밥상 : 지방선거 후보들의 혈세 사용기록
인천의 기초의원들이 포장마차와 맥주 전문점 등 주류 중심 업소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류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업종에서의 업추비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앞서 이행숙 국민의힘 인천서구병 당협위원장은 인천시 정무부시장 시절, 주류 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업소에서 혈세를 사용했다가 해당금액을 반납한 바 있다.
뉴스하다는 의원들이 지난 3년 6개월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10개 군구 중 8곳에서 주류 중심 업소로 보이는 지출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계양구의회와 서구의회, 부평구의회의 사례를 우선 추적했다.
계양구의회는 주류 중심 업소에서 사용한 업추비가 타 군구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같은 북부권인 부평구와 서구가 100만여 원씩 쓴 것과 대조된다.
계양구의회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46차례에 걸쳐 총 506만 원을 주류 중심 업소에서 썼다.
이 가운데 이상호 국민의힘 계양구의회 후반기 부의장은 총 금액의 60%가 넘는 323만 원을 주점 등에서 사용했다. 이 부의장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구의원으로 다시 출마하려고 국민의힘에 공천 신청했다.
이 부의장은 주류 판매가 중심인 업소를 21차례 방문했으며, 특히 자택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A호프집에서만 15차례에 걸쳐 233만 원을 썼다.
모든 사용 목적은 ‘간담회’로 기재했지만, 의회가 공개한 카드매출 전표에는 메뉴 등 구체적인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
호프집에서 대체 어떤 식사를 하며 간담회를 한 것일까. 뉴스하다가 입수한 일부 영수증 원본에서는 결제 후 취소, 재결제 등의 비정상적인 사용내역이 보였다.
이 부의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6시 36분 A호프집에서 ‘주요 현안사항 논의를 위한 동료의원 등과의 간담회’를 명목으로 18만2천 원을 썼다. 참석인원은 4명이었다.
해당 영수증을 보니 주문내역이 막걸리 36개 18만 원에 오픈푸드 2천 원이었다. 금액 맞추기형으로 꾸며낸 전형적인 형태로 보인다.
취재 결과 결제가 있기 1분 전, 동일한 금액의 취소내역이 있었다. 참이슬 5병, 크림스파게티 4개, 탕수육 1개, 화채 1개를 결제했다가 취소했다.
이상호 부의장은 같은 해 12월 1일 오후 9시 31분에도 간담회를 명목으로 19만7천 원을 썼다. 참석인원은 4명, 1명 당 5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사용한 셈이다.
취재 결과 참이슬 6병, 새로 2병 등 소주만 8병에 맥주 4병, 생맥주 1잔 등 술을 주문했다. 나가사끼짬뽕과 노가리, 먹태, 메로구이, 치즈불닭, 탄산음료 등도 시켰다. 이번에도 제출된 카드전표에는 메뉴가 없었다.
2025년 11월 14일 오후 8시 57분에도 A호프집에서 9만8천 원을 결제했다. 4명이서 간담회를 했다고 했다. 드러나지 않았던 영수증에는 생맥주 8잔과 참이슬 2병 노가리, 탕수육을 주문한 것으로 나왔다.
이 부의장은 A호프집 외에도 계양구 일대 총 5개의 포차 또는 맥주집을 다녔다. 그 중 한 번에 가장 많은 예산을 쓴 곳은 B포장마차다. B포장마차 역시 이 부의장 자택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이 부의장은 지난해 6월 5일 오후 10시 24분에 동료의원 및 집행부 7명이 간담회를 한다며 31만6천 원을 결제했다.
영수증 원본을 입수해보니 생맥주 10잔, 하이볼 9잔, 참이슬 6병, 맥주 4병 등을 주문했다. 골뱅이초무침과 반건조오징어, 황도, 떡볶이, 감자튀김, 치킨가라아게, 오돌뼈 등 안주도 다양하게 시켰다.
이와 관련, 이상호 부의장은 “직원분들이랑 같이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주류도 같이 먹다 보니까 그런 곳에서 사용이 된 것”이라며 “구청 근처니까 갔고, 집이 구청 근처인 것일 뿐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쓴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카드사용 취소 후 1분 만에 재결제한 부분은 “가게에서 뭔가 착오가 있어서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하면 안 되는지 솔직히 잘 몰랐다”며 “의회 차원에서 반납하라고 하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양구 전반기 부의장이었던 황순남 국민의힘 의원도 B포장마차를 7차례 방문했다. 황 의원 역시 지방선거에 구의원으로 다시 출마하려 한다.
황 의원은 부의장 임기 동안 15차례 99만5천 원을 주류 중심으로 보이는 업소에서 썼다. 국힘 교섭단체 간담회 명목 지출을 포함하면 총 106만 원이다.
황 전 부의장은 2023년 1월 10일 오후 9시 B포장마차에서 간담회를 한다며 6만8천 원을 결제했다.
카드매출 전표에는 내역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원본 영수증에서 카스 5병, 참이슬 3병, 닭목살 소금구이, 스팸두부김치, 계란찜 등 주문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구의원으로 재도전하는 여재만 기획복지위원장은 포차와 맥주집 등을 총 6회 방문해 47만 원을 사용했다. 간담회를 명목으로 투다리 3회, 한신포차, 막걸리집, 맥주전문점 등을 다녔다.
민주당 신지수 의회운영위원장은 간담회를 한다며 무지개맥주에서 7만9천 원, 선술집에서 11만5천 원을 썼다.
전라남도 여수시 포장마차에서도 2024년 5월 22일 오후 8시 56분 공통경비 10만 원이 결제됐다. 사용자는 민주당 조덕제 의원으로 기록됐다.
부평구의회 역시 주류 중심 업소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2023년 7월~2025년 12월 총 5차례에 걸쳐 112만6만3천 원을 썼다.
홍순옥 무소속 전반기 의장은 2024년 3월 14일 오후 6시 46분 부평구 한 요리주점에서 간담회(12명 참석) 목적으로 33만6천900원을 결제했다.
홍 전 의장은 무엇을 먹었는지 내용이 보이지 않게 영수증을 재발급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 확인 결과 해당 요리주점은 결제 후 첫 영수증에 상세 메뉴가 찍혀 나왔다. 메뉴가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다시 요청하니 홍 전 의장이 제출한 영수증과 같은 형태가 발급됐다.
결제 시간과 영수증 재출력 시간도 1분 가량 차이가 난다. 재발급 영수증의 특징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으로 출마하려는 김동민 행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도 이 요리주점에서 2024년 11월 22일 오후 8시 4분 간담회 목적(9명 참석)으로 20만400원을 법인카드로 긁었다.
김 부위원장이 제출한 증빙 영수증은 메뉴 구성이 이례적이다.
영수증에는 소고기전골·꼬막비빔밥 세트 6개와 공기밥 3개가 기재돼 있었다. 해당 업소가 주류 판매 중심의 요리주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주문 내역과 증빙 영수증 간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윤태웅 국민의힘 부평구의원은 2024년 2월 26일 오후 10시 28분 부평 퓨전호프집에서 간담회(4명 참석)를 했다며, 9만8천원을 법인카드로 긁었다.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허정미 후반기 도시환경위원장 카드로는 2024년 9월 23일 오후 9시 3분 전남 여수 포장마차거리에 있는 해산물포장마차에서 42만 원이 결제됐다.
위원회 국내 비교시찰을 가서 의원 6명과 의회 직원 8명이 간담회를 한다는 명목으로 예산을 썼다. 외지까지 가서 주류 중심 업소에서 업추비를 사용한 것은 적절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구의원으로 공천 신청한 김숙희(국민의힘) 전반기 행정복지위원장은 2023년 10월 31일 오후 9시 5분 포차에서 간담회(5명 참석)를 연다며, 7만1천 원을 결제했다.
그런데 의회가 공개한 가게 상호와 영수증의 상호가 달랐다. 사전 공개한 상호는 업소명 뒷 부분이 ‘상회’였고, 제작진이 청구해서 받은 매출전표의 상호는 ‘포차’였다. 포차 방문을 감추려 표기를 달리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인천시 서구의회는 아홉 차례 110만8천800원을 주점에서 사용했다.
전반기 서구의회를 이끈 한승일(민주당) 의장은 2022년 9월 19일 오후 10시 46분 당하동 투다리에서 현안사항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며, 8만8천500원을 법인카드로 긁었다.
한 의장은 이처럼 모두 간담회 명목으로 주류를 주로 파는 업소를 다니면서 총 75만2천 원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 2023년 1월 27일 오후 8시 53분 포장마차 17만 원, 나흘 뒤인 1월 31일 오후 9시 43분 한 요리주점에서 12만 원을 썼다.
한 의장은 이 요리주점에 세차례 더 방문했다. 2023년 3월 3일 오후 9시 57분 13만4천 원, 3월 22일 오후 10시 26분 8만9천500원, 5월 4일 오후 10시 34분 15만 원을 결제했다.
전반기 김학엽 국민의힘 서구의회 운영위원장도 2023년 6월 26일 오후 8시 14분 술집에서 간담회를 열고 16만4천 원을 법인카드로 긁었다. 김 전 위원장은 다시 구의원으로 공천 신청했다.
업무추진비가 아닌 공통경비도 주점에서 사용됐다. 서구의회는 2024년 10월 16일 오후 8시 4분 포장마차에서 9만4천 원을 썼다. 11월 1일 오후 10시 11분에는 생맥주집에서 9만8천800원을 결제했다. 둘 다 사용목적은 간담회였다.
이러한 주류 중심 업소에서의 업무추진비 사용은 부적절 지출로 판단돼 환수조치 된 사례가 확인된다. 의무적 제한업종이 아니더라도 술 판매가 주가 되는 업소는 ‘기타주점’으로 판단해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인천의 경우, 이행숙(국민의힘) 전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 재임 중이던 2022년 8월 4일과 26일 남동구 구월동 한 주점에서 각각 43만8천 원(오후 8시 59분)과 20만 원(오후 9시 4분)을 결제해 업추비 사용 지침을 위반했다. 이 전 부시장은 총 63만8천 원을 시청에 반납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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