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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May 23. 2024

이봉락 인천시의회 의장 72만 원 회식 영수증 어디갔나

[뉴스하다]의원님 이게 뭡니까

제9대 인천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두 명입니다. 허식 전 의장 5·18 망언으로 불신임안이 통과되면서 남은 임기를 이봉락 의장이 이어받았습니다.


이봉락 의장 임기는 다음달까지로 후반기 인천시의회를 이끌어갈 새 의장을 선출합니다. 경인일보에 따르면 후보로는 한민수, 신충식, 김대중, 유승분, 박창호, 이인교 의원 등 6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의장 사무실은 상임위원장과 비교해도 2배 가량 넓고 접견실도 별도로 있습니다. 의장 비서실은 8명의 직원이 일정, 인사, 의전 등 철저히 관리합니다. 게다가 의장에게는 관용차량을 지원합니다.


특히 의정활동에서 의장의 권한은 강력합니다. 특정 안건을 직권 상정할 수도, 반대로 상정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1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허식 전 의장은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인천시의회 의장은 업무추진비로 연간 6천267만원, 한 달 522만원 정도 예산으로 품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경조사비, 밥값, 술값 등을 공식적으로 챙깁니다.


뉴스하다는 후반기 인천시의회 의장 선출을 앞두고 전반기 전현직 의장들이 쓴 업무추진비를 조사해 영수증 조작, 쪼개기 결제 등 위반사항을 찾아냈습니다.


두 의장들의 영수증 조작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공문서 위조로 판단됩니다.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영수증과 뉴스하다가 직접 입수한 영수증 원본을 비교해 조작한 내용을 파악했습니다.


이봉락 영수증 조작,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

이봉락 의장은 현재 공개된 업무추진비(2024년 2~3월)를 분석한 결과 2월 18건 600만2천450원을 썼다. 3월에는 31건 965만220원을 사용했다. 


두 달 간 총 1천565만2천670원을 카드로 밥값 등을 결제했다. 한 번에 가장 많은 밥값은 보리밥집에서 쓴 71만5천 원으로 ‘신임 의장과 사무처 직원과 간담회’다. 


이 의장이 업무추진비 낸 밥값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50만 원 이하를 겨우 맞춘 금액이 많다는 것. 1차례 47만6천 원, 11차례 48만 원 등 12차례에 걸쳐 총 575만6천 원이다.

이봉락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시의회.


뉴스하다는 50만 원에 가까운 12차례 카드 결제 중 영수증 조작, 즉 허위 공문서 작성을 확인했다.


특히 50만 원 넘게 결제한 뒤 영수증을 쪼개, 일부 영수증은 은폐해 사용내역을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하다가 입수한 상품내역과 카드 승인전표를 보면 이 의장이 왜 영수증을 쪼갰는지 알 수 있다.


이 의장 취임 이틀 뒤인 2024년 2월 7일 ‘청사관리 직원 간담회’가 시청 앞 갈비집에서 열렸다. 참석자는 17명. 인천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결제금액은 48만 원.


그러나 이날 이들이 먹은 음식값은 72만2천500원이다. 상품내역을 보면 돼지왕갈비 35인분, 소주 19병, 맥주 2병, 음료수 7병, 육회비빔밥 4개, 냉면 5개, 한우육회 3개 등 메뉴 77개를 시켰다.


인천시의회가 공개한 영수증에는 상품내역은 전혀 없고 금액(48만 원)만 나온다. 남은 금액인 24만2천500원은 어떻게 결제했을까.


이 의장은 ‘9’로 끝나는 카드로 2024년 2월 7일 오후 8시 35분 23초 48만 원을 결제하고, ‘2로’ 끝나는 카드로 25초 뒤(2024년 2월 7일 8시 35분 48초) 따로 계산한다.


이 의장이 쪼개기 결제한 이유 중 하나는 훈령상 업무추진비를 50만 원 이상 쓸 경우 명단 작성이 필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을 보면 업무추진비는 50만 원 이상 사용할 경우 주된 상대방의 소속 또는 주소, 성명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적어야 한다.


다른 이유는 간담회 등 접대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인 1회당 4만 원 이하 범위에서 써야 하는데, 이를 위반하기 위해서다.


간담회 참석자는 17명으로 1인당 4만 원씩 계산하면 68만 원이다. 훈령이 정하는 범위를 벗어나 1인당 4만2천500원을 결제했다. 훈령을 두 가지나 위반한 것.


가장 큰 문제는 24만2천500원을 사용한 내역은 이 의장이 공개한 업무추진비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 은폐이자 허위다.


이 의장은 식사비로 72만2천500원을 쓰고도 48만 원만 사용한 것으로 조작해 공개했다. 허위 공문서 작성이다.


이에 대해 이봉락 의장은 “쪼개기 결제하면 안 되니까, 그렇다고 해서 누구는 빼고 할 수도 없으니까 상임위별로 식사 한 번씩 대접하면서 의견을 추스렸다”며 “식당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몇 군데를 나눠서(쪼개기) 이렇게(결제)했기 때문에, 다른 손님 초청한 게 아니고 직원들 사기 진작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답변했다.


꼭 이 시간에 밥 먹어야 하나?

이봉락 의장은 취임 후 직원들, 일부 외부인과 간담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업무추진비를 쓰기 위해 ‘간담회’라는 이름을 빌렸지만 식사자리를 마련한 것.


이 의장은 2024년 2월 8일 의회 근처 보리밥집에서 ‘신임 의장과 사무처 직원과 간담회’를 열고 71만 5천 원을 쓴다. 결제시간은 오전 11시 44분.


2월 27일에는 의회에서 25분 거리에 있는 미추홀구 한 갈비집에서 ‘의정홍보활동 강화 논의를 위한 간담회’ 명목으로 26만 원을 사용했다. 결제시간은 11시 53분.


2024년 3월 12일 ‘비서실 직원 격려 간담회’ 오후 12시 정각, 3월 26일 ‘상임위원회 직원 격려 오찬 간담회’ 12시 5분, 3월 27일 ‘의회사무처 직원 격려 오찬 간담회’ 12시 6분 계산하는 등 총 8번의 간담회 결제시간이 11시 44분~12시 6분 내 이뤄졌다.


지난 3월 민원인 개인정보를 몰래 훔쳐본 인천시 간부공무원이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해당 민원인은 앞서 이 간부공무원이 점심시간을 지키지 않아, 복무규정을 위반했다고 인천시에 감사를 요청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점심시간은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인데 이를 어겼다는 것.


점심시간은 1시간 범위에서 다르게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반드시 사전 품의해야 한다. 전산시스템에 점심시간을 바꾸겠다고 등록하고 결재도 받아야 한다.


이 의장과 직원들 모두 사전 품의와 전산상 결재까지 받았는지 진실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뉴스하다가 인천시의회로부터 받은 신임 의장 간담회 참석자 명단에는 총무담당관실 직원 45명 중 39명이 참석한 걸로 돼 있다. 취재진은 해당 참석자 명단을 정보공개청구 했으나 시의회는 이름을 비공개했다.

 

이봉락 의장은 ‘신임 의장과 사무처 직원과 간담회’ 결제시간이 오전 11시 44분인데 아직 근무 시간 아니냐는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했다.


이 의장은 “직원들 사기 진작시키려고 상임위별로 쭉하는데 돈이 좀 많이 나왔다”며 “이제 한 번에 (결제) 안 되니까 두 번에 나눠서 낸 것”이라고 말해 스스로 쪼개기 결제를 인정했다. 보리밥집(71만5천 원)과 갈비집(72만2천500원) 총액이 비슷해 헷갈린 모양이다.


근무시간 관련해서 이 의장은 “특별하게 식사하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11시반부터 했고, 제가 사전에 간담회도 하고 식사는 12시부터 하는 것”이라며 “1인당 보리밥이 딱 계산되니까 아마 우리 수행비서관이 미리 계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 맛집 추적과정서 드러난 업무추진비 사용공식

뉴스하다 제작진은 이 의장의 수상한 업무추진비 결제내역을 추적하기 위해 의장 등이 방문한 식당 8곳을 찾았다. 4곳은 소고기를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었고 회정식을 판매하는 식당과 한식집도 있었다.

인천시의회 전경. 인천시의회.


식당 8곳에서 파악한 공통적인 업무추진비 결제 방식 카드를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내역 없는 영수증’을 요청한다는 것.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업무추진비 영수증을 받아봐도 총 사용금액 외에 내역을 알 수 없는 이유였다.


이 의장이 방문했던 한 횟집 직원은 “결재 올린다고 품목이 안나오게 해달라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업무추진비 선결제도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공무원들이 자주 찾는 한 소고기 전문점은 장부를 두고 선결제 내역을 관리했다.


선결제를 한 부서나 기관 등의 이름을 장부에 기재해두고, 추후에 와서 사용 후 차감하는 방식이다. 식당 관계자는 이 의장이 결제한 영수증 역시 선결제로 보인다고 했다.


소고기 전문점 관계자는 “이거 (영수증) 선결제 하신 거는 재발행이 안 된다”며 “선결제 하신 분들은 이렇게 (장부에) 적어놓고 오시면 금액을 차감해 드린다”고 말했다.


선결제의 흔적은 또 다른 영수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취재진은 이 의장이 방문한 복수의 식당에서 “선결제를 하셨던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반대로 들었다. 영수증이 일반적으로 발행되는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통상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면 ‘포스기’라고 부르는 주문기록 프로그램에 메뉴를 입력한다. 식사를 마치면 포스기와 연동한 카드단말기를 통해 영수증 발행이 이뤄진다. 


반면 이 의장의 업무추진비 영수증 중에는 주문등록 없이 카드단말기에서 금액만 바로 입력해 발행된 내역이 있었다. 음식 주문 없이 특정금액만 결제한 것.


이 의장이 찾은 또 다른 소고기 전문 식당 직원은 “포스에 (메뉴를) 안 찍고 이거(카드리더기)로 뽑은 거”라며 “사용시간이랑 금액만 알 뿐이지 품목은 안 나온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은 업무추진비를 쓸 때 사용목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공무원 행동강령 7조에 따라 업무추진비를 선결제한 뒤 해당 업무 목적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징계 처분을 받는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그래픽 오나영 기자 zero@newstap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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