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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펭귄 Jun 10. 2020

'잠깐 내 얘기 좀 들어줄래?'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 1위

이하 블로브피쉬(사진 'Greenpeace/Rex Features')/뉴스펭귄

다들 한 번쯤 인터넷상에서 이 정체불명의 생명체 사진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친구를 언급하며 "너 닮았다ㅋㅋㅋㅋ", "진짜 못생겼다" 등의 댓글을 달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못생긴 외모를 마냥 웃음의 소재로 삼기 전에, 먼저 이 생명체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말처럼.

(사진 '@lesaviezvouspas' 트위터 화면 캡처)/뉴스펭귄
(사진 'Rfedortsove_official_account')/뉴스펭귄

"안녕, 친구들. 날 소개하도록 하지. 내 이름은 '블로브피쉬(blobfish)'야.


그래 맞아. 너네가 못생겼다고 놀리는 그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나다. 실제로 영국 못생긴동물보호협회(The Ugly Animal Preservation Society)에서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 1위'로 선정했어. 뭐, 덕분에 거기 마스코트로 등극했지.  


나는 호주 본토와 태즈메이니아 섬 인근 600~1200m의 아주 깊은 바닷속에 사는 심해어야.


다른 물고기들이랑 전혀 딴판인데 도대체 어떻게 헤엄치는거냐고? 젤리처럼 물컹거리는 몸은 근육이 거의 없고 밀도를 줄여 부력을 유지할 수 있지. 그래서 심해를 그저 둥둥 떠다니며 지나가는 먹이를 잡아먹는 낙으로 살아. 


그런데 요즘 슬픈 일이 생겼다... 사람들이 랍스타와 게를 잡으려고 저인망(바다 밑바닥으로 끌고 다니면서 깊은 바닷속의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내 친구들까지 많이 잡혀갔어. 그러니까 왜 이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냐고 묻지마. 


아까 말했던 못생긴동물보호협회는 나처럼 못생긴 동물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보호해달라고 외치고 있어. 못생기면 사람들이 딱히 도와주지도 않거든. 그래서 귀여운 친구들보다 멸종도 더 쉽게 된다더라. 


우리 블로브피쉬는 정확한 정보나 표본 자체가 부족해 국제 멸종위기등급은 '평가 불가' 상태라더군.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리가 곧 멸종위기종이 될 것을 경고하고 있어. 일부 과학자들은 이미 우리를 확실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고.


내가 비록 못생기고 매력은 없을지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져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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