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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윤형 Dec 15. 2016

인공지능 암진단 '왓슨', 의사는 사라질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사진 길병원 제공 

‘알파고’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진단을 내리는 ‘인공지능’이 암환자 진료에도 도입됨에 따라 의료계에서도 ‘진단 영역’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암치료’에 있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진단이 널리 이용될 수 있다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이언 단장(신경외과)은 “암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환자들이 유명한 의사에게 암치료를 받고자 대기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더 좋은 치료를 받고자 병원을 이곳저곳 들르면서 의료비를 낭비하고 있다”며 “수많은 지식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왓슨이 놀라운 것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수만 건에 논문을 학습, 각종 신약 정보를 습득, 판단 능력까지 갖췄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1년 간 전세계적으로 약 4만4000건에 달하는 온콜로지(종양학) 논문이 의료 학술지에 발표됐다. 즉, 매일 122개의 새로운 논문이 발표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거의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 정보를 이미 학습했습니다.  


이를 의사가 활용하면 더 높은 확률로 정확한 암진단,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폭증하는 의료지식은 인간의 능력으로 따라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특정 환자 개개인에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학습된 데이터에서 유관 임상정보를 신속하게 추출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인공지능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대표적인 의료기관은 인천에 위치한 가천대 길병원입니다. 길병원은  첫 단계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및 위암 치료에 도입해 활용할 예정입니다. 최근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의 첫 환자가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들은 왓슨을 활용해 전문가 검토가 이뤄진 연구결과와 임상 가이드라인 및 전문가 소견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장암 진단을 받은 61세 남성 조태현 씨가 성공적으로 왓슨 암센터에서 왓슨 다학제 진료를 받았습니다.  조태현씨는 혹시 남아있을 암세포를 제거해기 위해, 항암치료가 필요했고, 왓슨 암센터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의료진은 조씨의 나이, 전신상태, 기존 치료법, 조직검사 결과, 유전자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왓슨에 입력한 후 의견을 물었습니다.  왓슨은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조씨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분류하고 각각 근거와 점수를 매겨 수 초안에 제안했습니다.  백정흠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기획실장(외과)은 “인공지능 왓슨은 의사가 제시한 치료법에 대한 의견이 동일했다”며 “인공지능이 방대한 지식을 습득하여, 의사에게 보다 합리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왓슨이 지금의 속도로 학습을 하고 진화한다면, 내년에는 암의 90%까지 분석이 가능할 거란 전망도 있는데요. 현재 왓슨은 태국, 인도, 중국 등의 병원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내년에는 부산대병원 역시 인공지능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다만 한계점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실상 왓슨은 치료 과정에서 의사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고, 보조 수단이기 때문인데요. 인공지능은 인간의 한계를 보완, 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의료비 절감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경감하는 데 기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든 의료계 설명도 있습니다. 아울러 의료사고가 나면 책임소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의료사고나 오진이 발생했을 때, 기계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법적 책임 소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왓슨이 인간, 즉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인간 대 기계의 구도로 보면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의사가 보다 더 진단을 하는데 있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인공지능 시대는 불가피합니다. 앞으로 미래는 인공지능 진단을 활용할 수 있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이사로 구분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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