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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Mar 10. 2016

25살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다#2

미국을 가다


미국에 도착하고 1주일도 안 지나서 숙소를 벌써 3번이나 바꾸는 경험을 하고 있는 요즘, 살면서 들었던 생각들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종종 경험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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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는 건 거의 없다.

아시는 분이 알아봐주신 숙소에서 한 달을 지내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었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던 나는 정말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내가 주도해서 알아보고 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잠시, 당장 방을 구해야 했다. 부랴부랴 핸드폰에 숙소를 검색해서 근처 숙소에 하루정도 급하게 묵게 되었는데 지금 가려고 하는 숙소보다 정확히 3배가 비쌌다.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 만약이라는 건 살면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 알아봐주신 분께서 착오를 하신 것도 있지만 그 이외에 준비가 없었던 나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나의 무책임에 대한 벌이자 교훈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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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다.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땐 외국사람들이 혹시나 말을 걸진 않을까, 혹시 곤란한 상황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왔고, 영어를 못 한다는 생각에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거 조차 너무 두려웠다. 그래서 처음엔 뉴욕에서 공부를 하는 친구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다니기를 2일 정도 겪고 나니, 나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자신감이 붙어서 혼자서 밥을 먹으러 다니거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내가 내뱉은 영어단어는 그리 어렵지도 않았고, 초등학생들도 할 수 있는 말들이었기 때문에 이것 가지고 내가 겁먹고 무서워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다. 정말 겪어보면 별 거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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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게 가장 소중한 것.

미국에 있으면서 생각보다 신경이 쓰이는 건 음식에 대한 것들이 많았다. 평소에, 보통, 원래 먹던 음식들이 한 순간에 단절이 되다보니 중요하지 않을 거 같던 한식에 대한 갈증이 꽤 컸다. 당연하게 부담없이 먹었던 음식들이 현지보다 적어도 2~3배는 가격이 비싸서 마음껏 쉽게 먹을 수 없었다. 먹기 싫다며 남겼던 음식들이 눈 앞에서 아른아른 거리는 경험을 살면서 또 언제할 수 있었을까. 결국은 너무 당연해서 소중한건지 모르는 것들이 나에게 있어서 사실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이 아닐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 부모님의 목소리 등등 익숙해서 놓치고 살았던 것들을 새삼 느낄 수 있어서 이번 여행은 적어도 반은 성공한 게 아닐까.

steak n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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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살면서 꼭 필요한 경험.

여행은 마치 작은 하나의 삶을 살아보는 소중한 경험이 되기도 한다. 여행을 시작하는 준비부터, 끝내고 오면서 느끼는 감정들까지. 그 모든것이 하나의 작은 연습이고 과정이 아닐런지.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을 알게 해주고, 평소에 몰랐던 나의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삶을 살아가면서 여행만큼 내가 나와 가까워지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뉴욕 맨하튼 외곽에 있는 에스토리아에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살면서 가장 그러워하게 될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이 좋았는지는 지나보면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여행을 추억하며 그 날의 나를 떠올리며 행복해하는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언젠가 오늘을 기억하며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복은 그리 멀리에 있지 않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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