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와리야:560년 교토의 맛이 사라진다면

교토 소바맛집 혼케 오와리야

by 여행작가 제이민

현대를 살아가는 노포의 주인에게 전통은 때로 거대한 벽일 것이다. 혼케 오와리야의 16대 당주 이나오카 아리코는 가업을 잇기 전까지는 뉴욕에서 활동하던 사진작가였다. 나와의 접점은 그저 뉴욕과 교토라는 두 도시뿐이지만, 막연하게 그래서 이 집을 더 응원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난 10월, 교토신문(京都新聞)과 매장 홈페이지에서 연이어 전해져 온 본점의 장기 휴업 소식이 마음을 덜컥 내려앉게 했다.

혼케 오와리야 본점

1465년 창업한 교토의 노포 혼케 오와리야 약 130년 전 지어진 본점 건물은 오와리야의 정체성과도 같다.

honke (25).jpg 오와리야에서 파는 사케 라벨에도 본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와리야는 본래 1465년 아이치현의 '오와리'에서 화과자점으로 문을 열었고, 이후 교토로 옮겨 왔다. 가루를 반죽하고 모양을 빚는 화과자점의 섬세한 기술 덕분에, 1703년에는 사찰 승려들의 의뢰로 메밀국수를 빚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소바집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그런 선대의 뿌리를 복원하고자 이나오카씨가 본점 바로 옆에 화과자점을 야심차게 선보인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었기에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OSK_8472-1.jpg 2020년 문을 연 과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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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버린 가옥과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은 자재비로 인한 휴업이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은 폐점 수순을 밟겠다는 무거운 이야기. 현실의 벽 앞에 결국 공간의 보존을 단념하고 부지를 처분할 모양이다. 중간에 또 숨겨진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오랜 역사를 자신의 대에서 한 번 멈춰 세워야 한다는 그 고독한 선택에 대해 감히 무어라 말을 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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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혼케 오와리야의 음식과 가게의 모습을 마지막 기록으로 남겨 둔다.


혼케 오와리야의 시그니처 메뉴. 교토 북부 히에이 산의 맑은 지하수로 빚은 메밀면은 교토의 또 다른 노포 '조히코'의 5단 합에 담겨 준비된다. 면이 마르지 않게 층층이 쌓아 올린 이 '호라이 소바'는 손님들에게 소바를 먹고 복이 찾아오기를(宝来) 바라는 다정한 마음을 담아, 14대 당주(그러니까, 현 주인의 할아버지겠지)가 개발한 메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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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메밀면의 투박한 맛을 곱씹고, 그다음에는 단마다 쯔유를 조금씩 부어가며 여덟 가지 고명을 취향껏 얹으며 나만의 합을 찾아가며 먹는다. 이 한 단을 쌓기까지 닿았을 많은 손길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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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의 끝은 면수로 하는데,

미리 준비된 잔 안에 소금에 절인 벚꽃이 들어 있다.

따뜻한 면수를 가득 부으면 소금기가 섞여든다.

이 맛을 또 느껴볼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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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바면은 우동으로도 대체 가능하다. 모든 면에서 세심한 혼케 오와리야



책 쓰는 미식가의 #내돈내산 추천 맛집

혼케 오와리야(本家尾張屋) 본점

운영 l 11:00~14:00 (L.O) ※ 2026년 1월 11일 최종 영업

참고 l 현재 마지막으로 방문하려는 사람이 몰려 대기 2~3시간 필수이며,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음. 3월 온라인 샵 리뉴얼 예정


2026년 1월 11일을 마지막으로 본점의 문은 닫힌다. 다행히 3월부터 이미 문을 닫은 온라인샵을 다시 열고, 건면과 다시 등을 판매 예정이라 한다. 본점에 들러 면을 사 오기도 했던 터라 그나마 다행스러운 소식. 또 어떤 형태로든 '혼케 오와리야'라는 이름을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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