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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Hong Jul 08. 2021

뉴욕 비디오 맨 되기

초짜부터

하루 버는 돈은?


무료로 웨딩 비디오나 사진을 찍는 상황이 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국의 당근 마켓과 비슷한 뉴욕의 CraigsList에 간혹 무료 촬영 광고가 올라온다.

그들이 무료로 촬영을 해주는 대부분의 이유는 새로 웨딩 사업을 시작했고 영업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 사업을 시작했으니 당장 손님에게 보여 줄 샘플 비디오 조차 없어 샘플 작업을 위해 무료 촬영을 하는 것이다. 촬영자 하루 일당 당연히 없다. 보통 밥은 먹여준다.


다급한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손님 입장이나 촬영자 입장에서도 좋은 조건이 아니다.

무료라도 손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원하는 촬영이 있고, 

무료라도 촬영자가 제 맘대로 찍고 싶은 것만 찍을 수는 없다.

아무리 무료라도 서로 계약서는 확실히 해야 한다.


맨땅에 헤딩.. 초짜의 경우

일단 웨딩 비디오 맨이 되려면 인턴, 부사수, 보조 등, 뭐라 불러도 좋으니 무조건 결혼을 쫓아다니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 남의 인륜지대사 망치지 않으려면 촬영 경험이 있어야 한다.

비디오의 특성상 비디오와 동시에 오디오 녹음도 중요한데 경험이 없으면 성혼 선포나 성혼 선서 같은 중요한 부분의 오디오를 놓칠 수 있다. 

하루 일당은 뉴욕 같은 경우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에 백 달러 정도를 지급한다.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일당인데 따질 수가 없다. 데리고 다니기만 해도 감지덕지?

뭐.. 본인이 싫으면 관두면 그만이다. 


어느 정도 경험이 생겨 혼자 촬영이 가능한 경우

이때가 가장 많은 고민이 생긴다. 내 이름을 걸고 홀로서기를 할 것인가? 

다른 웨딩 업체의 하청을 맡을 것 인가?

하청을 맡을 경우에는 그럴듯하게 꾸며진 웨딩 스튜디오의 사장이 손님 상담부터 스케줄까지 모두 끝내 놓고,

촬영자에게는 몇 날, 몇 시에 어디로 가라는 지시만 해준다.

하루 일당은 미화로 300 달러 정도로 시작한다. (촬영 시간 8시간에서 10시간 기준)

비디오 같은 경우에는 촬영과 편집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편집까지 할 경우, 

편집비를 따로 책정해두어야 한다. 비디오 편집은 촬영 원본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200 달러부터 시작된다. 

촬영자는 약속된 장소로 가서 촬영을 하고 파일만 넘겨주면 임무가 끝난다. 

유의 사항이 있다면 꼭 원본 파일을 복사해 놓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웨딩 파일을 날려 버리며 고소를 당했다. 손님에게 받은 돈만 돌려주고 일이 끝나지를 않는다. 


그런데 남는 게 별로 없다?


경험에 따라 스튜디오와 맺은 가격이 틀리겠지만 역시나 촬영자의 가격 만족도는 떨어진다.

예를 들어 촬영자가 300 달러를 받았다면 스튜디오는 손님에게서 최소한 1000불은 받은 거 다.

스튜디오에 소속된 A급 프리랜서의 일당이 800 달러에서 1000 달러 정도를 받는다면 손님이 스튜디오에 지불하는 금액은 약 3000불 정도이다. 하루에 1000 달러 정도를 받는 프리랜서는 혼자 카메라 2-3 대를 컨트롤한다. 물론 예식 촬영 시, 메인 카메라 이외의 카메라는 전체 장면이나 하객을 찍기 위해 고정되어 있지만 

혼자 장비 챙기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은 아니다.  



A급 프리랜서들은 곧 자기 이름으로 독립을 하는 것이 예정된 순서이다.


당연히 B급 C급 프리랜서, 자기 이름으로 독립 가능하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할 뿐이다.

독립과 더불어 사업체 운영을 하게 되는데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동네 커피숍이나 헤어숍, 웨딩숍에 광고를 하거나 한국의 당근 마켓과 비슷한 뉴욕의 Craig's List로 영업을 

시작한다. 사무실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면 손님은 커피숍 같은 곳에서 만난다.

그리고 촬영비에 모든 유지비를 포함한 가격이 손님에게서 받는 돈이 된다.

사실 독립한 후에는 촬영자 본인이 부르는 값이 하루 일당이다.


초짜 사장이 된 이 시기에 돈 있는 손님 만날 생각은 말아라! 손님 눈탱이 칠 생각도 말아라! 

딱 사무실 없는 촬영자 수준의 손님이 온다. 절대로 저렴한 손님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엄격하게 시장 형성이 그렇게 되어있다.


하루 비디오 촬영비만 3천 달러 정도 받는 스튜디오는 그만한 책임감이 따른다. 손님이 촬영 때 원하는 것도 

상당히 까다롭고 디테일하다. 

예를 들면, 드레스 입은 신부의 모습을 처음 보는 신랑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찍어 달라는 요구.

또는 신부가 아버지와 입장할 때, 드레스가 길게 깔리는 뒷모습을 찍어 달라는 등의 요구 같은 것들이 있다.

어느 때는 웨딩 촬영 리스트라고 몇 페이지짜리 종이 뭉치를 건네 오기도 한다.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손님에게 드론으로 항공 촬영을 한다느니. 지미집으로 하객의 감동하는 모습을 

찍는다느니, 스테디 캠으로 물 흐르듯 유려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등의 영업으로 비디오 가격을 

올리기도 하는데.... 

예기치 않은 사고나 실수를 저지르면 고소당해 법원에 가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드론, 지미집, 스테디캠 등이 꼭 필요한 결혼이 있을 순 있다. 내가 못 봐서 그렇지..

책임 질 능력 없으면 스튜디오 개업은 독이다.


어느 사업이 건 쉬운 일이야 없겠지만, 뉴욕 같은 경우는 비교적 엄격히

결혼 시즌이(보통 4월부터 10월까지) 있기 때문에 비시즌을 견디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모아논 돈이 있어야 겨울을 버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점이 웨딩 비디오 사업의 가장 힘든 부분이자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시즌만 피한다면 마음대로 충전의 시간을 갖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돈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조건 하에... 무엇을 더 바라십니까?)


돈을 조금 덜 벌더라도 스튜디오와 계약(최소 1년)을 맺은 프리랜서는 최소한의 웨딩 개수를 보장받거나,

연봉으로 계약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계약된 1년이 지나, 만족한 손님들이 많은 경우 재계약 시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손님이 지정으로 찾으니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도 없다.

손님이 찾는 프리랜서로 업계에 소문이 나면 몸 값이 올라가 스튜디오 사장도 부럽지 않아 진다.

또한 다른 일을 하며 주말에만 웨딩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최대 장점이다.



결론은 뉴욕에서 웨딩 비디오 맨이 벌 수 있는 하루 일당은 0달러부터 1000 달러 정도까지 이고,

더 많은 일당을 받고 싶으면 스튜디오를 개업 해 사장님이 되는 거다.


참고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 얼마나 많은 분이 뉴욕에서의 웨딩 촬영에 관심을 가지실지 모르지만, 

어느 가격에도 촬영자는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촬영 예산을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한도 내에서 촬영자를 구하면 됩니다. 뉴욕에 영화나 사진 전공자 많습니다.

종종 한국이나 타주에서 연인이나 부부가 뉴욕으로 여행 와, 추억 만들기 비디오나 사진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예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코로나 사태 전의 이야기입니다만....


사진은 글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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