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단법인 넥슨재단 Jun 07. 2024

대전에 사는 민후는
매일 입원을 합니다.

1) 개원 1년 : 보호자에게 듣는 병원 생활

1)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개원 1년 : 보호자에게 듣는 병원 생활


대전에는 국내 최초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로 건립 사업에 제1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으로 지정을 받았으며 충남권에 거주하는 어린이들과 가족들의 염원을 담은 긴 여정 끝에 2023년 5월 개원했다. 넥슨은 병원 건립비용 100억 원을 기부했다.


개원 1년이 지난 지금 충남권 어린이들 뿐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들이 재활 치료를 위해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찾는다. 지금도 국내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이곳뿐이며 2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인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가칭)은 내년 개원을 목표로 건립을 진행 중이다.

외래 진료를 위해 전국 어린이들이 모여드는 이 병원에는 매일 아침 입원해 오후에 퇴원하는 낮병동 어린이들과 입원 치료 중인 어린이들도 상주 중이다. 외래 진료에 비해 낮병동과 입원 병동은 하루 종일 집중 치료가 가능하며, 6개월 단위로 환자를 받아 안정적인 재활이 가능하다.


어떤 어린이들이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낮병동과 입원 병동을 이용하고 있을까? 어린이들은 어떤 치료를 받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성장하고 있을까?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1년 이용자 현황


점심시간 즈음에 찾아간 병원은 어린이들이 만들어낸 밝고 즐거운 소리로 가득했다. 각 층마다 위치한 재활 치료실과 입원실 등 병동 앞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간단한 놀이 시설이 갖춰져 있었고, 직원들은 어린이들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다들 각자 재활실에 들어가 복도가 다시 조용해진단다. 병원이라기보다는 어린이집에 방문한 것 같다. 첫째를 외래, 둘째는 낮병동에 보내는 장준일 씨(가명), 딸과 함께 입원 중인 이선우 씨(가명)를 만나 병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들은 이곳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외관과 병동 로비




장준일 (대전 거주 / 첫째 장민형(가명) 외래, 둘째 장민후(가명) 낮병동 이용)


넥슨재단 (이하 넥) : 자녀들이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나요?

장준일 (이하 장): 저는 대전에 살고 있고요. 첫째는 일주일에 한 번 언어 치료, 작업 치료를 받고 있고요. 둘째는 외래로 다니다가 지금은 주 4회 낮병동에 다니며 집중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넥 :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이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장 : 둘째가 조금 이르게, 25주에 태어나면서 세 달 넘게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퇴원 후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9개 진료과에서 진행해야 하는 외래 진료 때문에 일주일에 두세 번 서울에 가야 했습니다.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을 하면서 서울까지 진료를 받는 일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서울의 병원에서는 빠른 재활을 권하며 수도권의 병원을 추천해 주셨는데요, 꾸준히 재활을 받아야 하는데 매일 서울에 갈 수는 없으니까요. 집 근처에 재활을 받을만한 곳을 찾던 중에 마침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행히 남는 자리가 있어서 대기 2주 만에 외래 진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라 집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으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아주 좋았고요, 충남대학교 병원이 위탁 운영해 함께한다는 점도 신뢰가 갔습니다.


넥 : 다른 병원과 비교해 이 병원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장 : 둘째는 대학병원에 일주일에 한 번 외래 진료를 가고 있어요. 대학병원에 비해 일단 병원 분위기가 밝고 시끌시끌합니다. 어린이 전문병원이라 그런 지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더 많이 놀아주시고, 예뻐해 주시는 게 보여요. 또한 성인 재활 중심인 다른 병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병동 규모가 작은데요, 여기는 낮병동 규모가 커서 40 병동 정도 운영되니까 훨씬 빨리 기회가 오고 집중적으로 치료를 할 수가 있죠.

둘째는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기본 치료 위주로 하루 네다섯 가지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치료가 전문적이고 다양해요. 그중에서도 아이는 수 치료를 가장 좋아해요. 움직임이 불편해 땅에서는 하기 힘든 것들을 물에서는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수치료실과 스노젤렌실

넥 : 가족들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장 : 둘째가 낮 병동 입원하면서 제가 육아휴직을 냈고, 아내는 일을 합니다. 아침에 첫째 어린이집 보내고, 둘째를 데리고 병원에 와요. 9시 반부터 낮병동 치료받고 오후 4-5시쯤 집에 가면 첫째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옵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첫째의 언어 치료와 작업 치료가 있어서 함께 병원에 와요. 하루가 빡빡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개인 시간은 거의 없어요. 하지만 힘들어도 비교적 안정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건 저희가 살고 있는 대전에서 재활을 받을 수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넥 : 이용하시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장 : 어린이재활병원 특성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운영비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시설에 비해 의료진 분들이 부족한 것을 보면서 체감이 되기도 하고요. 정부에서 국비 지원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지자체에서도 지금처럼 지원을 유지를 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적자가 쌓여 병원 문을 닫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까지 들어요. 병원이 유지가 되고 자리를 잡기까지는 국가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주시면 좋겠어요. 1호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잖아요. 내년에도 후년에도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넥 : 앞으로 바라는 점을 말씀해 주세요.

장 :  장애를 가진 어린 아기들은 성장에 맞춰서 그때그때 치료를 해야 재활 효과가 높고요. 발달 단계를 따라갈 수 있어요. 병원이 많지 않아 대기가 너무 오래 걸리고 중요한 시기를 다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되면서 많은 어린이들에게 재활의 기회가 생겼어요. 앞으로도 운영이 잘 되어서 더 많은 어린이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아이들도 좀 더 안정적으로 길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고요. 넥슨에서 후원하는 병원이 전국에 건립될 예정이잖아요. 더 많은 병원이 생기고 순조롭게 운영이 되어서 아이들이 각자 성장 시기에 맞춰서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 맞춤 재활치료시설


이선우 (구미 거주 / 딸 이정민(가명) 입원 중)


넥슨재단 (이하 넥) :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나요?

이선우 (이하 이) :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어요. 3개월째 입원하고 있는 상태고 3개월 남았어요.  주말에는 구미 집으로 외출을 갔다가 돌아옵니다.


넥 : 장기 입원을 한 이유는 집과 병원 간의 거리 때문인가요? 

이 : 여기 오기 전에는 대구에 있는 어린이 전문 센터의 낮병동에 다녔어요. 대구에서 여기까지는 거리 때문에 낮병동 이용은 어려워서 입원을 했고요. 그리고 입원을 해서 집중 치료를 받으면 좀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새로 건립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라서 시설에 대한 기대도 있었어요. 경북, 대구 지역엔 재활할 만한 병원이 많이 없는 편이고, 이 병원이 다른 데보다 수치료, 로봇치료 등 치료가 좋은 편이에요.


넥 : 경북 지역에서 대전까지 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이 : 많습니다. 경북 지역 병원 보호자들 사이에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대한 정보가 금방 퍼졌어요. 입소문이 나서 지금은 입원 대기도 전보다 길어졌다고 들었어요.


넥 : 병원에서의 하루 일과를 알려주세요. 

이 : 아침 9시부터 30분씩 하루 8-9가지 치료를 합니다. 치료가 끝난 저녁에도 제가 직접 재활을 해주려고 해요. 아이 옆에 계속 같이 있는 사람은 결국 부모잖아요. 30분 잠깐 치료받는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거든요. 집에서도 꾸준히 재활을 이어서 해주고자, 저녁에 훈련을 하고 있어요. 여기서는 옆에서 하는 거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잘 모르겠으면 질문도 할 수 있고 피드백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넥 : 다른 병원과 비교해 이 병원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이 :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이다 보니까 아이 발달에 맞는 재활 치료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시설도 좋고요. 특히 수치료실이 좋아요. 다른 데는 그냥 목욕탕처럼 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는 수영장을 갖춰두었고, 넓고 쾌적해요. 선생님들도 되게 좋은 편이고요. 오감을 자극하는 치료인 스노젤렌도 여기 와서 처음 해봤는데 아이가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치료를 해볼 수 있으니까 시야가 넓어졌어요. 병원 파견 학급이 있다는 점도 좋고요.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은 병원 파견학급과 공공재활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2편(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개원 1년 2) 치료뿐 아니라 돌봄, 교육까지 담당하는 병원)에서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특별한 놀이터, 도토리하우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