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식당 차릴래 시즌2 예고

가게 이전, 새로운 시작

by 김주원

어느 날, 아내가 카톡으로 사진 하나를 보내왔다. 흐릿하지만 두 줄이 그어진 임신테스트기. 혹시나 해서 약사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99%란다. 그렇다. 우리에게 세 번째 아이가 생긴 것이다. 계획하에 가진 거라고는 해도 기쁨과 부담감이 공존하는 기분이 매일 내 머릿속을 휘저었다. 가장의 입장에서 당장의 경제적인 문제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00904_110326949.jpg 세 번째로 보는 초음파 사진인데도 느낌이 새롭다.


참고로 내가 사는 곳과 가게와는 차로 30분 거리의, 행정구역이 다른 동네다. 아이가 셋이 된다는 생각을 하니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가게 일을 도와주시는 어머니의 피로도도 많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여기서 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 근처에 점포를 구해서 식당을 다시 차리는 문제로 일주일 가량을 아내와 상의했다. 식당 설비와 집기류들은 지금 있는 그대로 활용할 수 있지만 부담이 되는 것은 역시나 보증금과 임차료였다. 식당을 하면서 번 돈은 우리 4인 가족 생활비로 거의 딱 맞게 쓰게 되어 목돈을 모을 여력이 안됐던 것이다. 확실히 직장 다닐 때보다 소득은 늘었지만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쓰게 될 수밖에 없는 가족 구성원의 확장에 저축은 언감생심이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게 되는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대출도 만만치 않았다. 신용등급이 아무리 1등급이어도, 자영업자는 1 금융권에서 담보 또는 신용으로 목돈을 대출하기가 많이 힘들다고 보면 된다. 주 거래 은행에 가서 상담받아보니 설령 되더라도 소액대출 정도가 가능했고 정 받고 싶다면 넌지시 2,3 금융권을 추천을 해주셨다. 아무리 그래도 2,3 금융권까지 손을 뻗치기는 싫었다. 그래서 소상공인 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융자지원책을 찾아봤다. 경영안정자금 지원정책이 있는데 저금리로 대출이 된다고 해서 문의를 해봤는데 담당자로부터 코로나로 인한 긴급대출로 인해 올해는 더 이상 계획이 없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자금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민만 하고 말았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입지는 다져놓았기 때문에 조금 더 가게를 운영하면서 후일을 도모하자 마음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연락이 왔다. 장모님께서 가지고 계신 땅이 조금 있는데 그것을 담보로 나에게 빌려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금전거래를 안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나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아내는 돈을 빌릴 수 있는 것도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정말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아내의 말에 나는 장모님께 그 돈을 빌리기로 결심을 했다. 처가 식구들에게 큰 몸과 마음의 빚을 지게 되었는데 기필코 빠른 시일 내에 보답하겠다고 말이다. 셋째가 안 생겼다면 아마 나는 어떻게든 지금 하고 있는 이 가게를 꾸려나가자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존심을 부릴 여유도 없었다. 지금 나에게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분들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따름이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생긴 기회를 놓치면 안 되었다. 그렇게 빌리게 된 5천만 원으로 집 근처에 혼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작은 가게를 내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굳게 마음먹은 나는 지금부터 셋째의 탄생에 앞서, 두 번째로 진행하게 된 식당 창업 과정과 창업 후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연재를 해보려 한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렸던 '여보, 나 식당 차릴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부터는 거의 생중계에 가까운 식당 개업 과정을 전달한다는 것과 부채를 안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개업 후에도 연재가 이어진다면 그때부터는 새로운 환경에서 부딪히는 에피소드로 채워 나갈 것이다. 관건은 나의 게으름인데 거의 매일 일기를 쓴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여보, 나 식당 차릴래' 편은 이것으로 마치게 되며, 다음 회차부터는 '나의 두 번째 식당 창업 이야기'매거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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