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될 때와 안 될 때의 피로도는 같다.

공식 같지 않은 공식

by 김주원

식당이 매번 장사가 잘 될 수는 없다. 장마가 유난히도 길었고, 그 이후로 찾아온 지옥 같은 무더위에 이번 여름은 나에겐 정말 고역이었다. 매출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고, 더위를 많이 타는 내 몸뚱이도 문제였다. 내가 더위를 먹었다고 생각되는 순간만 해도 족히 세 번은 넘었던 것 같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가게 일 매출은 지난달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러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찾아왔다. 매번 몸에서 나오는 육수 같은 땀과 저질체력 때문에 두통을 자주 겪었고 집에 가면 아이들 얼굴도 못 보고 뻗어버리기 일쑤였다.


매일 쓰던 글도 잠시 쉬었던 게 이 때문이었다. 의지가 체력을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듯 장사가 잘 될 때는 당연히 피로도가 엄청 쌓인다. 그것을 풀어주려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데 아직은 충분히 쉬어본 적이 없다. 그러면 장사가 안 될 때 휴식을 취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이 가능한데 사실 장사가 잘 될 때와 안 될 때의 피로도는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정확히 해당된다.


장사가 안 될 때는 생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오늘 일정 매출 이하로 팔렸다면 당장 내일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재료비, 가게 유지비, 공과금과 세금, 생활비 걱정으로 밥도 잘 넘어가지 않게 된다. 장사하면서 스스로 멘탈관리가 필요한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다달이 꼬박꼬박 일정 금액을 받던 직장 생활과는 다른 패턴의 삶이 된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삶, 당장 몇 달 뒤에 내야 될 세금이 예측이 힘들어서 얼마인지 쉽게 계산이 되질 않아 불안해하고, 혹시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걱정에 스트레스는 내 몸안에 서서히 적립이 돼갔다.


가게 장사 하루 안되면 그다음 날은 두 배로 팔아야 된다. 의욕을 불태우며 가게 문을 열었는데 내가 생각한 기준에서 한참 못 미치는 매출이라면 돈을 대출받는 것보다 더한 미래의 시간을 저당 잡히게 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체력 소모가 상당한 것이 돼버린다.


그래서 장사가 될 때와 안 될 때의 피로도를 같다고 보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정신적, 시간적인 면에서는 후자가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조금이나마 그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좀 전에도 언급했지만 역시나 멘탈관리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제 때 풀어줘야 하고,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손님이 많이 올 거라고 믿어야 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져야 한다. 가게에 미흡한 점이 보인다면 바로바로 개선을 하면서 말이다. 솔직히 긍정적인 마인드마저 없다면 장사 바로 접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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