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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Sep 11. 2023

부모와의 갈등이 있을 때 푸는 쉬운 방법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일까요?


태어날 때부터 모든 시간을 함께 하며 서로 많은 것을 공유한 가족. 그러나 마냥 좋은 관계로 유지될 수는 없는데요. 특히 부모님과의 갈등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급변한 사회에 따라 서로 상반된 가치관이 충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너무나 가깝기 때문에, 누구보다 편한 사이라서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관계.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의 한동일 교수님은 이런 갈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출처 : 도서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Indulgentia parentum, filiorum pernicies.

인둘젠티아 파렌툼, 필리오룸 페르니치에스.

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아이들에게 해악이다.


Divellam liberos a parentum complexu.

디벨람 리베로스 아 파렌툼 콤플렉스.

자녀를 부모의 품에서 떼어놓아라.


두 번째 문장의 시점을 바꾸면 “부모에게서 나를 떼어놓으라”가 됩니다. 제가 심리적으로 부모님과 완전히 화해하고 건강하게 독립한 시기는 수도회 신학생이었을 때입니다. 1년간 외부와 단절된 채 지내는 수련생활 가운데, 한 달 동안 침묵을 지켜야 하는 ‘이냐시오 영신수련’이 부모님과의 관계를 온전히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침묵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고, 철저하게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을 해버리는 실수를 할 것 같다가도, 그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저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자 비로소 ‘나는 부모님께 얼마나 키우기 힘든 자식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까다롭고 차가운 성정에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늘 날이 서 있었습니다. 사춘기 때는 부모님께 독설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해도 크게 꾸중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그저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기만 하는 그 모습이 짜증이 나서 또 화를 내기를 반복했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치열한 ‘내면 바라보기’를 통해 완전하게 부모님께 용서를 구하고 그분들과 화해를 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필요한 '내면 바라보기'


자식이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부모도 완벽한 자식을 선택해서 낳을 수 없습니다. 부모님도 가난한 집안이나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 착하고 성실한 자식을 원했다면 아마 저를 낳지 않았을 겁니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그야말로 ‘운명’입니다.


부모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여 자기 삶을 온전히 스스로 풀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미래를 생각하고 비참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부모의 능력과 선을 긋고 나면 공부든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실’하고 ‘절박’한 동기가 생깁니다.


일찍부터 아무것도 바랄 수 없는 부모님에게서 나를 떼어냄으로써 저는 늘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내 삶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저처럼 너무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합니다. 어른이 해야 할 살림 걱정을 아이가 깊이 해서는 안 되고,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면서 어리광도 부리고, 그 안에서 권리와 의무, 존중과 배려를 배워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청소년기를 지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부모에게서 독립하면 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전액 장학금과 숙식이 제공되는 육군사관학교나 경찰대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불가피한 저만의 사정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사법고시를 준비할까도 생각했지만 거기에도 제 의지와 관계없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돈 걱정 없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신학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가톨릭계 고등학교를 다닌 까닭에 저는 제 진로를 선택하는 데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건 제 선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곳이 아니면 갈 데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저를 세상 어딘가에 쓰기 위해 신께서 그리로 인도하셨다는 사실을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스무 살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리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독립한 후 20여 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신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이 일은 내 힘으로 할 수 없다고 간절히 기도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을 떠나던 날, 눈물로 배웅하는 어머니 옆에서 이북이 고향인 아버지가 하신 말씀은 딱 세 마디였습니다.


“정직하라우. 그리고 니 이상理想 앞에 포기하지 말라우. 떠나라.”


Ames parentem, si æquus est: si aliter, feras.

아메스 파렌템, 시 애쿠우스 에스트: 시 알리테르, 페라스.

부모가 공정하면 그를 사랑하라. 그렇지 않더라도 참아라.


출처 : 도서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따스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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