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을 들락날락하던 비디오 게임 세대부터 PC방을 이용하는 컴퓨터 게임 시대인 지금까지 우리는 이 말을 꽤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그만큼 게임은 부정적인 인식을 받아왔는데요. 아무래도 게임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하는 자제력 부족과 자극적인 장면, 연출 등이 '게임은 악'이라는 인식을 많이 심어줬던 것 같습니다.
게임은 과연 악영향만 있을까요?
물론 본질적으로 해로운 게임은 있습니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를 많이 넣은 게임이요. 하지만 그 반대로 다른 작용을 하는 게임도 있답니다.
21세기 최고의 메타버스 전문가 '허먼 나룰라'는 가상 세계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서 현실에선 느낄 수 없는 내적 만족과, 정신 건강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허먼 나룰라의 <우리는 가상세계로 간다>에서 자세한 내용을 살펴봐주시길 바랍니다 :)
출처 : 도서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최근 심리학에서는 우리 뇌는 본래 문제 해결 기관이므로 점점 더 어려워지는 문제를 꾸준히 공급받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인간은 무엇을 하든 점점 잘하고 싶어 한다. 어떤 일에 통달할수록 새로운 심리적 만족감을 느낀다. 뭔가를 잘하고 실력이 쌓일수록 만족감이 커진다. 사람들은 스스로 의식하든 아니든 계속 성공하고 싶어 하며, 좌절만 거듭할 만큼 어렵지도 않고 지루할 만큼 너무 쉽지도 않은 적당히 어려운 장애물이 놓여 있고 이를 극복하기를 바란다. 직업 중 대다수가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이유는 기운 빠질 만큼 반복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도 점점 직업을 닮아 왔다. 현실 세계에서는 늘 일에 매여 있어 벗어날 수 없고 사회의 여가나 공동체 의례 기회는 점점 희박해졌다. 아무리 시간을 많이 들여도 과거보다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다. 산업 사회에서 개인의 만족감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생산성이고, 현재의 기업은 수치로 측정 가능한 생산성을 높이는 데 관련 없는 요소는 모두 제거하도록 수정과 보완을 거듭한 극도로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극도로 효율적인 시스템
행동주의 이론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기업은 개인의 내적 생활은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가상 세계에 수천 년 동안이나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내적 생활은 중요하다. 이 중요성은 프로이트나 융 식으로 우리 의식이 무의식이나 꿈과 같은 선상에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만은 아니고 인간의 본성이 복잡성과 만족감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하는 일에 만족감을 느끼고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집단에 소속감을 느끼고자 한다. 독창성을 이용해 자신과 속한 세계에 가치를 창출하려 한다. 『내적 동기』에서 에드워드 데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상황을 설계하기에 따라 사람들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 (…) 스스로 일을 잘하려 노력하고 그 일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서 만족을 느낀다.”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은 금전적 보상만이 아니다.
스스로 일을 잘하려 노력하고
그 일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서 만족을 느낀다.
이렇듯 내적 만족을 원하는 강렬한 욕구가 있기에 사람들은 디지털 게임과 가상 세계로 발길을 돌린다. 오늘날 게임의 의미는 재미 그 이상으로서, 게임을 아무 생각 없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게임은 끊임없이 복잡한 문제를 제공해 다른 사회 기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내적 충족감을 만족시키는 일종의 복잡성 기관complexity engine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게임을 정신을 연마하는 체육관으로 더 많이 이용할수록 정신도 강하고 건강하게 단련할 수 있다.
물론 해로운 게임도 많이 있다. 우리의 시간과 주의력을 낭비하고 지적 능력을 무시하는 게임도 있고, 사용자의 내적 욕구에는 전혀 관심 없이 쓸데없이 고약한 게임도 있다. 그러나 정신에 해로운 직업과 일도 그만큼 많고, 이런 일은 게임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비난하는 단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해로운 직업은 불만과 슬픔, 외로움 등 사회적 피해를 초래한다. 게임이 형편없으면 그만두면 된다. 그러나 일은 형편없어도 벗어나기 어렵다. 실직이라도 하면 삶의 목적은커녕 위기만 증폭될 뿐이다. 반면 좋은 가상 세계는 뇌를 훈련하는 체육관으로서 인간이 만족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특별한 환경이다. 잘 만든 가상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자기 계발이다.
게임과 놀이에서는 독창성을 발휘할수록 보상이 생긴다. 수천 년 동안 발휘한 독창성은 인간의 정신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직원을 생산 프로세스 안에서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부품처럼 취급하는 일터와 달리, 게임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인정해준다. 좋은 게임은 사용자가 성장하고 호기심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하고 팀워크를 경험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돕는다. 직업과 게임이 모두 좋으면 이상적이겠지만 만족스러운 직업보다는 좋은 게임이 만들기 쉽다. 산업 경제에서 일은 항상 생산성의 원리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게임은 더 쉽게 만족감을 중심으로 설계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삶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개인의 여가 시간
현재 우리 사회는 개인이 만족감을 느끼면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여유가 있다. 그래서 현실 세계를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각 개인의 여가 활용이 삶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는 있다. 거기서부터 인류가 1만 년 동안 쭉 해왔듯 지금의 현실보다 더 인간적인 가상 세계를 만들기 시작할 수 있다.
출처 : 도서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 미래는 왜 메타버스로 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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