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상술이 된 재무설계 살리기

경제 독립을 시작하는 너희들에게...

안녕? 취미로 돈 얘기하는 아저씨야.


나는 취미로 국제재무설계사 자격증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설계가 보험팔이들의 상술로 쓰이던 때부터,

방송에서 자산관리사라며 자기 포장을 하던 사기꾼들이 돈을 과시하는 시절을 지나

자산관리사가 대표적인 사기 허세충의 하나가 된 지금도

나는 국제재무설계사 자격증을 유지하기 위해서

교육을 받고 매년 비용을 지불하며 갱신하고 있지.


이 자격증이 있어도

우리나라에서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직업은 없으니,

재무설계사는 나에게도 직업은 아니야.


그럼에도,

돈 관리에 대해서

아는 척 좀 할 때

이 자격증은 좀 쓸모가 있더라고.


그래서, 10년이 넘도록 자격증을 갱신하면서 유지하고 있어.


부모의 용돈을 받지 않고
자기 생계를 시작하는 모든 젊은 친구들이
상술에 당하지 않게 꼭 알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어.


은행, 보험, 펀드 따위로는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해.

부자를 만들어 줄 상품이나 안락한 미래를 만들어 줄 상품은 없어.

부자는 저축이 아니라 수입이 많아야만 가능해.

안락한 미래도 저축이 아니라 수입이 많아야 가능해.

아껴서 저축해도 안정적인 미래는 없어.


인생은 우리에게 펼쳐진 게임과 같아.

부모님과 함께 사는 동안은 튜토리얼이고,

독립을 하면서 본 게임이 시작되는 거지.


공격력은 수입이고
방어력은 통장잔고야.


부모 잘 만나서

튜토리얼 끝나자마자 딜도 좋고,

방어력도 좋은 캐릭터라면

게임 내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겠지?

방어력이 좋고 파티원이 잘 밀어주는 경우에도

게임이 쉽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그런데, 딜도 없고 방어력도 없는 상황에

딜이 낮은 탱커가 되겠다는 계획으로 스탯을 버는 족족 방어력을 찍으면...??

이게 게임이 쉽지는 않겠지?


공격력이 안되면서,

방어력을 채울 계획으로 스탯을 쥐어짜지 마.


그래도 게임은 벨런스를 맞춰주려고

어느 정도 쉽게 스탯을 제공해 주지만...


인생이란 실전은 안 그래.

딜이 낮으면 방어력 찍을 스탯을 구할 수 없어.


월급 받아서 한 달 동안 삼각김밥만 먹으며 모은 스탯으로

방어력을 아무리 찍어봐야 크리티컬 데미지가 아닌데도 죽어버리는 거야.

이 것을 실전 인생으로 바꿔 말하면,


수입이 적으면 아무리 아껴서 적금, 펀드, 보험에 스탯을 모아봐야 인생의 방어력이 안된다는 거야.

더욱 중요한 것은 적금, 펀드, 보험은 아무리 모아도 딜도 커지지 않아.

금융상품의 수익은 일해서 버는 수입보다 높지도 않고, 부자는 더더욱 될 수 없어.


이게 버는 족족 탕진하라는 말은 아니야.


소비를 인생과 싸울 공격력(수입)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라는 거야.


금융상품은 물가보다 높은 이자를 주지 않아.

그러니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금융상품에 넣어두면 그 가치는 줄어.

내가 아껴서 모은 돈은

미래에 두 배 세배의 효과를 절대 만들 수 없다는거야.


수십 년간 복리 어쩌고 하면서 상품을 팔아왔는데,

이자를 주는 상품에서 복리는 특별하지만

물가는 원래 복리야.

물가도 복리인데,

물가보다 낮은 금리는 물가를 이길 수 없지.


저축은 소비를 관리하는 방법이야.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효과적인 소비를 위해서, 저축을 하는 것이야.


이런 소비를 관리하는 것이 '재무설계'이고, '자산관리'야.


그런데, 우리나라에 소비를 관리하는 재무설계나 자산관리를 해주는 기업은 없어.

관리는 오랜 시간을 꾸준히 해줘야 하는데, 이런 것을 무료로 해 주는 곳은 없어.

아니.. 돈을 줘도 그런 것을 해주는 곳도 없어..

그냥 없어. 자산관리사나 재무설계사 같은 것은 없어.

나도 15년째 자격증을 들고 취미라고 말하잖아.


우리는 돈을 쓰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돈 관리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거야.

하지만, 99.95%의 사람이 우리에게 상품을 가입시키려는 사람이야.

재무관리는 소비의 관리이어서, 상품 가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상품을 안 팔면 그들은 소득이 없어..

너에게 한 번 상품을 팔았다 해도.. 꾸준히 관리해 주는 시간을 쓸 정도의 수입을 얻지도 못해..

그러니, 꾸준히 관리를 해 줄 수도 없지..

그보다.. 그들이 너의 소비를 관리해 줄 능력은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이 길어진다..


꼭 기억해.

금융상품으로 부자가 될 수 없어.

그러니, 그렇게 중요한 금융상품도 없으니 서둘러서 할 것도 없는 거야.


잘 모르겠으면

CMA에 돈을 넣어두고,

이체 수수료가 없는 카카오통장으로 생활비 쓰고

본격적인 저축을 위해서 ISA정도 계설해.


우리가 공부해야 할 것은
돈을 효율적으로 쓰는 소비관리와
수입을 늘리는 방법이야.


금융상품이나 이상한 저축법 따위를 공부하느라 시간을 버리지 마 친구들아.

매거진의 이전글 투자 세금 줄이는 ISA 계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