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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 VS 할 수 있는 것

에밀(Jean Jacques Rousseau)을 읽다가 딴소리..

뭐 하고 싶어?


우선 매일 출근하는 것부터 안 하고 싶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시간에 구속되지 않고 살고 싶다.

이어폰 끼고 음악을 들으며 목적 없이 걷고 싶다.

그렇게 걷다가 눈에 보이는 가게에서 가격 생각하지 않고 음식을 먹고 싶다.

아무 시간에나 호텔에 가서 잠은 자고,

체크 아웃 시간을 신경 쓰지 않으며 쉬다가 다시 나와서 음악을 들으며 걷고 싶다.


왜 하지 못 해?


출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가 없다.

자고 싶을 때 자면 돈을 벌 수가 없다.

먹고 싶은 거 먹으며 돈이 많이 든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

목적 없이 걸을 시간 갖기엔 돈을 벌어야 한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으면 돈이 많이 든다.

호텔에서 자면 돈이 많이 든다.

체크아웃 시간에 나오지 않으면 돈이 추가로  든다.


하고 싶은 대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돈이 되었다.



불행은 할 수 있는 것(ability) 보다 하고 싶은 것(desire)이 더 클 때 느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욕망을 낮추는 것에 익숙해지면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서 불행하고

욕망에 맞춰서 능력을 키우면 욕망도 함께 커져서 불행을 줄일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불행은 음식물 쓰레기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적을 때는 쉽게 치울 수 있지만 오래 쌓이면 피하고 싶은 그런 쓰레기..

그래서, 불행이라는 쓰레기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연습하고 익숙해지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쓰레기가 적게 나올 만큼만 음식을 먹듯이 불행이 적게 나올 만큼만 욕망을 갖으면서 불행을 빠르게 치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욕망이 들 때마다 나의 능력과 저울질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조금씩 나의 욕망도 적고 나의 능력도 적어서 정리를 하다 보면.

욕망과 능력을 분간하여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결핍으로 삶이 고단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서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남에게 자기의 욕망을 들어내지 않는 것이 우리가 배운 예의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가까운 사람의 성공은 축하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받기 십상입니다.

심지어 사돈에게조차 땅을 산 일을 숨겨야 한다고 하니까요.

그렇게 어릴 적 친구조차 동행의 파트너로서 경험하기보다는 경쟁으로 경험을 하다 보니,

타인의 행복이 나에게는 불행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비교로 자괴감이나 우울감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화려함을 쉽게 접하는 SNS 사회는 우리의 자존감을 지키기 어렵게 만든 것 같아요.


자기 개념의 명확성


나를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일을 하지 않는 삶이 불행하다면 지금은 어려운 일을 해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주변과 비교로 나를 보는 것에서

나의 욕망으로 나를 보는 것으로 바뀌면

타인의 행복이 부럽고, 시기와 질투가 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나는 나의 행복에 다시 집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의 행복의 기준이 없는 경우에는

질투와 시기에서 나의 행복으로 돌아올 곳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나의 행복을 만들어줄 기준을 외부에서 찾게 됩니다.

하지만 더욱 비교의 사례의 상당수는

SNS 게시자의 행복한 경우라서 더욱 자괴감에 빠져들곤 합니다.

혹은 나보다 어려운 상황의 사람을 보는 빈곤포르노에서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비교에서 행복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우선, 막연히 돈이면 될 것 같은 욕망이전에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살펴보면 어떨까요?


항상 진지하게 나의 능력과 욕망을 저울질하는 것은 피곤한 일일테니,

매일 조금씩 나의 욕망도 적고, 나의 능력도 적어서 정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욕망과 능력을 분간하여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결핍으로 삶이 고단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서 행복해질 것 같아요.



돈 관리에 대해서 조언을 할 때,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들은 집을 사거나 결혼, 은퇴와 같은 큰돈이 드는 이벤트를 떠올리십니다. 우리가 돈을 버는 목적이 인생에서 돈이 들어갈 사건들을 대비하기 위함이 아닐 텐데, 어떤 상술이 심어준 '나만 준비하지 않는 미래'라는 공포감이 돈을 모아야 하는 목표를 결혼, 은퇴 따위의 이벤트를 떠올리게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관리하려는 목표는 남들이 하는 이벤트를 좀 더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당연하게도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한정적인 우리의 소득을 계획하는 일입니다. 물론, 예측되는 이벤트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그전에 우리가 무엇에 행복한지를 알아야 일률적이고 막연한 이벤트를 준비로 인한 궁핍하고 불행하게 되는 일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소득은 한정적이고, 계획을 짜서 저축을 한다고 시장이율(은행의 평균이자)을 넘어서는 수익을 만들기도 어려워서 소득을 넘어서는 화려한 계획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소득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계획을 만들어서 충동적인 소비보다 행복에 집중한 소비를 만들어 감으로서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 '재무관리'입니다.


이 소득의 문제를 '투자 수익'에 기대는 것은 망상입니다. 현재 금융의 시스템 1초 후의 가격이 오르지 않고 떨어지는 것이라도 방향만 맞출 수 있다면 매일 만원으로 로또의 수익을 만들 수 있지만, 아무도 그런 예측을 할 수 없죠. 누군가는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들 그것은 내일을 예측하는 능력이 되지 않아요.


부디 재무관리의 문제를 투자로 해결하려 하지 말아요. 그거는 상술입니다.

우리가 재무관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수익의 효율적인 분배이고, 이 분배의 기준은 나의 행복이 이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의 욕망을 꾸준히 적으면서 살펴보는 것이 재무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첫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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