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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왕이 되고 싶어요.

노년에는 돈 걱정 좀 덜 하고 싶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제 꿈은 연금 왕이에요.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이렇게 아낀 돈이 복리의 마법으로 지금 아낀 것보다 더 큰 여유를 주지 않을까요? 72 복리의 법칙에 따르면 4% 이자면 72/4 = 18년만에 두 배가 될 테니까 36년이면 4배가 되고 시간만 잘 견디면 복리가 충분히 마법을 부리잖아요.

매달 25만원이 12달이면 300만원!! 18년이면 원금만 5,400만원!!
18년 4% 복리면 두배라고 하니까 그럼 복리로 1억800만원인가요????

고진감래입니다.
100세 시대라는데, 일찍 준비하는 사람이 승리자 아닐까요?
연금 펀드로 노년을 준비해도 될까요??

일본 장수마을에서 - 다나까 가네상


안녕하세요. 어르신.

귀하의 연세에도 18년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신다니, 제가 보는 삶이 너무 근시안 적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다만, 어르신께 현실을 말씀드리는 것은 짧은 식견이 아니라 왜곡된 복리의 상술을 타파하기 위함이니 너무 노여워말고 들어주세요.


우선 매달 25만원을 넣어서 18년에 원금이 5,400만원인 것은 맞지만,

18년간 216회 나눠서 저축을 했기 때문에 이자는 두배가 되지 못하고 예상의 절반 수준인 2,500만원 가량입니다.

복리는 일어났지만, 적금의 구조 때문에 직관적인 생각과 조금 다를 수 있어요.


더욱이 저축에서는 복리가 마법이라지만, 물가는 원래 복리였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숫자가 커져서 티끌이 태산이 된 착시가 생기지만 사실 가치는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물가보다 낮은 이자에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요.


1994년 1,500원짜리 짜장면이 30년만에 7,000원이 되었어요. 이 물가의 복리는 연 5.15% 입니다.

30년 전에 1,500원을 넣고 4% 복리로 마법을 부려도 30년이 지난 오늘 짜장면을 먹을 수가 없죠.


복리는 마법이 아니라
가치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수단입니다.


그렇다고 연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노년을 준비할 특별한 저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나마 연금으로 저축해서 연금의 형태도 돈을 받으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까 연금을 준비한다면, 연금이라는 이름이 붙은 펀드, 저축을 하는 것이(저는 이것도 연금보험상품은 추천하지 않아요.) 안정적이고 최선의 선택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짜장면 값을 오랜 시간 저축하면서 치킨 값을 주는 마법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래서, 개인이 지불한 돈에 대비한 이율이 아닌 돈을 지불한 기간을 자격으로 하는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일괄적으로 국민의 노년을 준비하는 '연금 제도'가 필요했던 것이데 복지와 정치에 대한 이해는 종교만큼이나 폐쇄적이라서 굳이 일반적인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수입이 없을 노년을 저축으로 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지금 아끼는 저축보다 더 큰 마법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왜곡된 상술이죠. 그래서,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아끼고 저축해서 부자가 된다고 권장하면 안 됩니다.


저축을 위해서 젊음을 희생해도 노년에 같은 가치를 주지 못 할 테니, 저축과 절약은 효율적인 수준으로만 해야 해요. 물론 소득에서 넘치는 소비를 권장하는 것도 위험하겠지만, 과도한 절약과 저축의 효과 기대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요.


복리는 가치를 유지하는 저금통일 뿐입니다.


그래서, 연금 준비한다고 할 때, 소득세 혜택을 보는 금액이 월 25만원 정도이니, 이것을 펀드로 하나 저축으로 하나 큰 차이는 없을 거예요. 펀드는 불확정된 수익률이고, 저축은 확정적 수익률이란 차이입니다. 경제 크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마련이므로 상식적으로 펀드가 더 큰 수익률을 줄 것 같은데, 연금의 특성상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구성 한계가 있어서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니 취향대로 편하게 고르셔도 됩니다.


우리가 금융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에 기대하는 것에 비해서, 현실은 큰 효용성이 없어요. 오히려 충분히 알지 못하면,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라며 큰 손해를 주는 경우가 왕왕 있었던 것 같아요. 이미 과거의 경험에서 선입견이 생긴 세대에게 현실의 각박함을 알리지는 못하더라도,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망령 같은 '저축의 미덕'이 권장되지 않는 정도의 정보는 가져야 될 '금융 정보의 시대'입니다.


다나까상같은 연륜이 있는 분께도 상술은 '권위를 가진 척'하고 다가와 잘 못된 기대를 심어서 우리의 자산을 갉아먹으려 합니다. 그리고, '잘 듣고 이해했음'이라고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지요. 익숙한 선입견도 경계하고 언제든지 사연을 보내서 물어 봐 주세요.


예전과 다른 현실을 말씀드린다는 것이 어르신께 조언을 하는 건방을 떤 것 같아서 송구합니다.

끝으로 가상이지만 다나까상의 건강과 편안한 노년을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2024년 9월 NOWKO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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