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뭐가 싼 거야?
투자에서 돈을 벌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그런데, 내가 지금 손해일 때 결과적으로 그것을 비싸게 산 것일 뿐, 내가 당시에 비싼 것인데 과시하려고 산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늘 싼 것을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래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지금이 싸다.'는 것은 희망이다. 객관적인 사실이 될 수 없어서 이것은 싸게 산 것이 아니다.
지금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하나가 1억 3,980만 원 정도 한다.
이 비트코인을 1억 3,900만 원에 사면 대략 1% 정도 이익을 본다.
비록 계엄 전 1억 3,200만 원에 비하면 700만 원 비싸게 사는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싸게 사는 것이다.
즉, 평균값의 기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싸다'의 판단을 달라질 수 있다.
24년 여름휴가를 가기 전에 삼성전자는 8.8만 원이었다. 같은 해 첫눈이 오니 삼성전자는 5.4만 원이 되었다. 전성기에 비해서 삼성전자의 가격은 객관적으로 싸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전성기일 때의 가치가 지금과 같지 않다면 그것은 싼 것이 아니기도 하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가치는 그 기업의 발전가능성 따위가 아니다. 대한민국 주식의 가치는 얼마나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끌고 가느냐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 태풍 노루가 오면 노루페인트 가격이 오르는 대한민국 주식 시장은 내제가치가 아니라 사람들의 얕아도 즉흥적인 관심이 가치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투자자금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종목의 가격이 30%나 떨어졌고, 삼성전자가 싸졌다고 사는 외국인 투자자가 없어도 대한민국 사람의 관심이 몰리면 그 종목은 가격이 오른다. 그러니, 지금의 삼성이 싸졌는지를 반도체 사업의 향방으로만 판단할 일도 아니다.
비트코인을 1억 3,900만 원에 판다 해도 우리가 당장 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여유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천억 쯤 있다면, 투자금 천만 원짜리가 만 원짜리 주식을 결정하듯이 쉽게 결정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빚을 내서 1억 3,900만 원을 투자하기에는 싸도 싼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전에 100억 하던 건물이 70억에 나왔다고 해도 대출과 잔금이 없다면, 30억이나 싸진 건물도 싸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싼 것이다.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근거는 전문적이기도 하지만, 종교적이기도 하며, 자의적이고 불확실하다. 실제로 그 어떤 투자대상의 가치도 1년 후에 얼마가 될지 전혀 예상을 할 수가 없다. 다양한 금융의 파생상품 발전은 그 불확실성을 가치화한 것이다. 즉, 확정이 되는 가격이 있다면 그것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내가 사려는 그것이 당장은 아니라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 신앙을 갖고 산다. 결국 나의 믿음에 배팅을 한 것이다.
그런데, 정확히 투자로 수익을 내는 부류는 그 가격을 실제로 올려버린다. 마치 바늘에 걸어 놓는 비린내가 풀풀 나는 미끼처럼 노골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도록 가격의 변화의 모습을 만들고, 뉴스로 사람들이 사고 싶어 지도록 현혹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되는 것'을 사는 것은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현혹된 것'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
1,2,3 번은 내가 생각하는 싼 것이고 4번은 누군가 정해주는 싼 것이다.
그리고, 모순적이게도 가장 주의해야 하는 4번을 사야 한다.
아파트도 비트코인도 도이치모터스도 상승의 이유가 현혹이든 내제가치든 올라서 사고 싶었지만, 올라서 수익을 볼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에서 중요한 것은 싸게 사는 것보다 비싸게 파는 것이다. 그리고,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는 현혹되고 있는 상품 즉, 지금 오르고 있는 그것이다. 다만, 빠르게 팔아야 한다.
어제 산 비싼 그것이 오늘 더 비싸졌다고 내일도 비쌀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미끼를 씹으면서 바늘에 걸리는 물고기다.
시장이 크고 시스템의 규제가 있다면, 소수의 사람이 큰돈으로 사람을 현혹하는 일을 만들 수 없어요. 그것이 미국이란 시장에 투자하면서 하는 기대입니다. 합리적인 기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시장이고, 워렛버핏이 말하는 '우리 딸아이가 다니는 마트'에 하는 투자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길 기대하는 것이죠.
그런데, 미국 주식을 하다 보면 합리적인 기대와 다른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주식시장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사기꾼이 없어도 미래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죠.
상승도 하락도 수익이 되는 주식시장에서 수천만 수억의 사람들의 욕망이 모두 상승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가격은 가장 큰돈의 욕망을 따라서 가기 때문에, 다수(多數)가 아니라 다전(多錢)이 결정합니다. 그래서, 다수보다 다전의 의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을 하려고 차트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그 의향을 추정하려는 기술들을 배웁니다. 하지만, 이것도 접근의 방법일 뿐 정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