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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시장에서 투자자의 생존 전략

시장이 정의롭지 않다면, 투자를 포기할 것인가?


공유지는 모두의 것이었다

처음부터 이 땅은 모두의 것이었다. 누구나 가축을 풀어놓을 수 있는 넓은 들판, 아무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초원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나는 가축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한 마리씩 풀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가축을 들였다. 내 옆에 있던 친구는 ‘다들 늘리는데 나만 안 늘리면 손해 아냐?’라며 가축을 두 배로 늘렸다. 나도 따라 늘렸다. 우리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할 테니까.

그렇게 들판은 점점 망가져 갔다. 풀이 자라지 못하고, 땅은 딱딱해졌다. 몇몇은 경고했다. ‘이대로 가면 다 망할 거야!’ 하지만 그들의 말은 고루한 철학처럼 들렸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가장 먼저 가축을 늘리고, 가장 많은 이득을 챙긴 사람이 결국 ‘승자’처럼 보였다.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에, 누구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들판은 사라졌다. 가축은 풀을 뜯을 곳이 없었고, 우리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었다. 이제 나의 가축이 죽기 전에 새로운 공유지를 남들보다 먼저 점유해야 한다. 어차피 다른 공유지도 파괴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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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 모두가 똑같이 투자할 수 있는 기회.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고, 누구나 이익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누구나’라는 말 뒤에 숨은 경쟁이다.


시장은 수익을 의도한 의지(사람,돈)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 시장을 더 과열시키기 위해 움직인다. 그들은 대중을 끌어들여 시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결국 늦게 들어온 사람들은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몰린다. 시장이 과열될 때,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를 마주한다. 시장의 과열에 우려를 표현하며 자제할 것인가, 아니면 그 흐름에 올라타 붕괴할지 모를 시장의 온도를 올릴 것인가?

전자는 안정적인 질서를 주장하며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후자가 오히려 다수에게 지지를 받는다. 마치 브렉시트처럼, 이상적인 정의를 논하는 것만으로는 불완전한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결국, 우리는 불합리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 들어가야 늦지 않아!’라는 말이 시장을 뜨겁게 만들지만, 결국 시장의 과열의 이익은 소수에게 집중된다. 그리고 대개 가장 나중에 들어온 사람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공유지를 먼저 차지한 사람이 승자였던 것처럼, 투자에서도 먼저 들어가고 먼저 나오는 사람이 이익을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정의를 논하며 비판하기보다는, 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일 수도 있다.


결국, 시장은 공정하지 않다. 하지만 불합리한 시장이라도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움직여야 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협상, 그리고 우리의 선택

최근 국제 정세를 보자.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만약 이 협상이 미국의 뜻대로 흘러간다면, 특정 산업이나 기업이 큰 수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그중에서도 희토류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방위산업 등 다양한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원재료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가치를 가진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막대한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만약 미국이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개발과 공급망을 장악한다면, 미국의 주요 광물·소재 기업들은 큰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미국의 희토류 관련 기업인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나 라이브런트(Livent) 같은 기업들은 이 협상의 결과에 따라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입장이라면 이런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수익을 낼 기회를 앞에 두고, 도덕적 가치만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을까? 불합리한 시장을 인정하고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손해를 감수하고 거부할 것인가? 이 딜레마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우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불합리한 시스템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무작정 흐름을 따르기만 하면, 결국 가장 마지막에 남겨진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진입과 이탈 타이밍을 고려할 것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 들어가고 언제 나올지를 아는 것이다. 시장이 과열될 때,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아닌, 그 흐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된다.

남들이 모두 뛰어들 때,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할 것
대중이 몰려갈 때, 그 흐름의 끝이 어디인지 고민해야 한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 수익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살아남는 것이다.

도덕적 딜레마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전략을 가질 것
공유지를 지키려는 사람이 도태되듯, 시장에서도 무조건 정의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과열을 부추기는 쪽에 서는 것도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현실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시장은 공정하지 않다.

내가 수익을 보고 있어서 이 시장이 공정하다고 맹신하면 안되다.


과열된 시장은 비정상적이지만 기회다.
비정상이 붕괴되기 전에 빠져나올 계획을 확정하고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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