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그랜드캐니언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16년 11월 호

글·케빈 페다르코 사진·피트 맥브라이드


두 명의 탐험가가 길이 1050km의 그랜드캐니언을 통과하는 횡단 여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위험과 역경을 경험하며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 중 하나인 이 대협곡이 무분별한 개발로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멈추지 못합니다, 저 깊은 곳으로 떨어지게 될 거예요.” 리치 러다우가 외쳤다. 이곳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지점이다. 우리는 지금 콜로라도 강 위로 약 1050m 지점에 있는 그레이트 섬 메사의 끝에 서 있다. 이는 육중한 뱃머리처럼 그랜드캐니언의 사우스림에서 밖으로 나와 있는 웅장한 암석층이다. 그랜드캐니언에서도 가장 외진 장소에 열성 여행객들도 거의 본 적이 없는 장소다. 이렇게 멀리까지 나오면 암벽 등반 장비가 없이는 콜로라도 강으로 내려갈 수 없다. 배낭에 든 식량도 점점 줄어 8일에 걸쳐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없을 것이다. 그냥 전진하는 수밖에 없다.



후알라파이 족의 관광용 배는 이 부족의 보호구역 인근에 있는 콜로라도 강의 일부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바로 눈앞에서 우리가 며칠 동안 걸어 온 절벽 바위가 협곡 벽면의 깊숙한 곳으로 사라진다. 이곳의 이름은 ‘아울아이즈’로 알려져 있다. 벽면 한가운데로 솟은 절벽의 중앙에 두 개의 거대한 타원형 구멍이 뚫려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왠지 불길한 느낌을 주는 해골의 두 눈처럼 아울아이즈는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약 4년 전 2월 어느 화창한 날에 러다우의 친구인 한 젊은 여성이 이 길을 건너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그랜드캐니언의 관리원이었던 에이미 마틴이 콜로라도 강의 콘퀴스타도르 아일이라는 구간 너머로 겨울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 우리는 바로 그 지대를 바라보고 있다. 상황은 훨씬 안 좋았다. 간밤에 폭풍이 지나가면서 협곡에 높이 23cm의 눈이 쌓였다. 그랜드캐니언의 양끝을 횡단하는 이번 모험을 시작할 당시에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번 횡단이 그다지 정상적인 시도는 아닌지도 모르겠다. 노스림이나 사우스림 전체를 연결하는 한 개로 쭉 이어지는 등산로는 없다. 다른 등산로를 이어서 지나가는 방법도 없다. 그랜드캐니언 전체를 횡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약 433km에 걸쳐 협곡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는 콜로라도 강을 배를 타고 가는 것이다. 최초로 협곡을 횡단한 것으로 기록된 존 웨슬리 파월이 탐사대를 이끌고 배를 이용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16년 11월 호 내용 중]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전자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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