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유예와 관리비 지원 방안에 "실효성 없고 사업자에 이중 수익"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개정에 따라 1월 1일부터 사육곰 산업이 종식된다. 1980년대 농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국가에 의해 시작된 사육곰 산업이 35년여 만에 멈추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정부는 2025년 12월 30일, 기존 사육곰 농가의 사육곰 소유·사육·증식에 대한 벌칙과 몰수 조항 적용을 6개월 추가 유예하고, 사육곰 농가에 곰 임시 보호시설과 관리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동물단체와 농가 간 사육곰 매입 협의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육곰 산업 종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벌칙 조항 유예를 거론한 것이다.
기후환경에너지부, 사육곰 소유·사육·증식 벌칙·몰수 조항 6개월 유예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지난해 12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곰 사육 및 웅담 채취 금지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히며 사육곰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곰 소유·사육·증식 금지와 웅담 제조·섭취·유통 금지 등이 담겼다.
다만 사육곰과 사육곰 부속물의 양도·양수·운반·보관·섭취 또는 알선 행위는 예정대로 2026년 1월 1일부터 금지된다. 그러나 사육곰 소유·사육·증식에 대한 벌칙과 몰수 조항 적용은 6개월간 유예된다.
이 같은 정부 대책에 대해 동물단체들은 대책 재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와 사육곰의 고통 종식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보다 실효성 있고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12월 31일 일단 사육곰 산업 종식에는 환영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 대응 미비와 곰 볼모의 산업계 갈등으로 개정 야생생물법이 완성도 있게 추진되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1월 야생생물법에 곰 사육 금지 조항이 신설된 이후 정부의 준비와 대응은 안일했고, 그 결과 종식 이후 대응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종식을 앞두고 정부가 내놓은 해결 방안이 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육곰 보호시설의 경우 정부가 예상했던 시기보다 늦어져 구례 보호시설은 지난해 9월이 돼서야 운영을 시작했고, 서천 보호시설은 2027년 이후에야 완공될 예정"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보호시설 수용 규모인 구례 49마리, 서천 70마리는 사육곰의 합사 가능 여부 등 개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곰은 시민단체가 매입하고 정부는 곰을 사업자 농장에 맡긴 채 수년 간의 관리비를 지불하게 됐다. 곰 매입가 일부에 달하는 비용으로 누적, 곰 사업자에게 이중의 수익을 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그동안 10살이 넘는 사육곰은 법적으로 웅담 채취를 위한 도살이 가능했음에도 현재 남아 있는 200여 마리 곰 대부분은 2010년 이전 출생으로 15살 이상의 곰들"이라며 "사육곰 산업의 사양으로 팔리지 않아 처분 곤란한 곰들을 보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정부는 법 실행의 유예 부여도 부적절한데 돈을 지불하며 유예를 실행하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